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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23 방사능 걱정없는 안전한 사회를 원한다면...

‘일본산‘ 수입금지보다 중요한 것


이번 추석 밥상머리 이야깃거리로 국정원 등 정치현안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회자된 주제가 바로 ‘방사능 오염’이었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2년 반이 지났건만 방사능 오염은 줄어들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오염수 누출량이 늘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하수 방사능 오염도가 최근 100배나 증가했고 원전 앞바다의 방사능 오염도 짧은 기간에 수십배나 높아지는 등 완전히 통제불능 상황으로 치닫게 되자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방사능 공포에 벌벌 떨고 있다.

한반도에의 방사능 공포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명태나 고등어 등 수산물에 대한 염려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일본산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수산물을 구입하거나 먹는 것을 꺼리게 되어버렸다. 특히 이러한 방사능 공포는 추석명절 차례상과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과 묘하게 겹치면서 엄청나게 증폭되었다. 그간 차례상에 빠지지 않았던 명태전을 올려야 할지, 추석선물로 사랑받던 굴비세트와 같은 수산물을 선물하는 것이 적절한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제주 근해에서 잡힌 국내산 고등어 선물세트에는 ‘방사능 검사 완료’라는 꼬리표가 별도로 따라붙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결국 일본발 방사능 공포는 대한민국의 추석 풍속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말았다.

방사능 걱정이 지금처럼 확산되기 한참 전에도 이미 방사능이 검출되는 농수산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나는 금년 초부터 명태와 표고버섯에서 방사능이 지속해서 검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리고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에 경고를 하였으나 정부에서는 ‘방사능 괴담’을 유포한다고 이를 처벌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아마 정부는 방사능과 관련된 국민들의 우려가 2008년 겪었던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때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과 관련된 걱정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현실이 되었고 정부에서도 최근 후쿠시마 인근 8개 지역에서 생산된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일본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누출과 이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공포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을 찾아 그것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방사능 오염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니 국민들의 염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쉽지는 않지만 분명 해결 방안이 있다. 먼저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방사능 관련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방사능 오염 위험군에 들어가는 식품들을 구입하지도 먹지도 않는 것이다. 인체의 방사능 피폭량 중 80% 이상이 음식물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먹는 것만 조심하면 방사능 위험의 많은 부분을 줄일 수 있다. 나는 명태와 표고버섯 등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당분간은 일본산 농수산물은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은 분명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역할은 정부에 있다. 정부는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는 모든 지역으로 농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확산하여야 하며,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수입되는 모든 물품, 즉 공산품과 산업에 쓰이는 폐자재까지 엄격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방사능 수치에 대해 숨김없이 공개하고 방사능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 길만이 국민들의 불안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제안한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를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후쿠시마와 같은 최악의 핵발전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한국에도 23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고 후쿠시마와 같은 참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의 핵발전소만 안전할 것이란 생각은 꿈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를 잘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탈핵사회를 실현하는 길만이 방사능 걱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 이 글은 경향신문 <시론>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