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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상상하기 최종 원고(1029 최승국).hwp

에너지전환과 자립마을 상상하기1)

최승국2)(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목  차>

1. 에너지전환이란?


2. 왜 에너지전환이 필요한가?

1) 에너지자원의 고갈

2) 에너지전환을 앞당겨야 하는 진짜 이유

o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o 핵발전소 수명연장

o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

o 밀양송전탑 갈등

o 재앙의 그림자, 기후변화


3. 왜, 어쩌다 이 상황이 되었을까?

o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 수요관리의 부재

o 핵발전소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력공급 정책

o 핵 마피아!

o 값싼 전기요금과 요금현실화에 저항하는 소비자 심리도 한몫?

o 재생가능에너지분야에 정책과 경제적 지원 부족

o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4. 에너지 전환마을, 에너지 전환도시

o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에너지전환도시 : 해외사례

o 한국의 에너지전환운동 사례

o 에너지전환운동이 성공하려면?


5.에너지전환도시, 은평! 무엇을 할 것인가?

1. 에너지 전환이란?


  에너지 전환이란 무엇인가? 지식백과사전을 찾으면 에너지 전환은 ‘광에너지, 화학에너지, 전기에너지, 기계에너지, 열에너지 등이 각각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전환마을, 녹색운동 등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에너지전환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즉, ‘기존에 주로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나 핵발전과 같은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원을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바꾸고, 에너지 사용을 원천적으로 줄이거나 효율을 향상시켜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를 만드는 과정’3)을 말한다.

  독일연방 환경부에서 규정한 에너지전환의 개념은 “The energy transition (German: Energiewende) is the shift by several countries to sustainable economies by means of renewable energy, energy efficiency and sustainable development. The final goal is the abolishment of coal and other non-renewable energy sources.”4)

  이러한 관점에서 에너지전환의 예를 생각해보면 매우 다양한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 화석연료와 핵에너지 → 재생가능에너지

 -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 체계→ 지역분산형 에너지 자립체계(에너지 민주주의)

 - 대규모 발전시스템 → 소용량 발전시스템

 -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수요관리 중심의 에너지 정책

 - 생태계에 부담을 주는 에너지 사용 →생태계에 무해하거나 이로운 에너지 사용

 - 위험한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

 - 에너지 다소비 →에너지 저소비 또는 에너지 무소비

   (에어컨과 선풍기, 내복입기, 에너지 효율등급...,)

 - 유한한 에너지원 이용 → 무한한 에너지원 이용

 - 수동적 에너지 소비자 → 능동적 에너지 생산자

 - 물자의 장거리 이동 → 지역생산품 이용(포컬 푸드, 도시농업, 지역생산품 이용 )

 - 승용차 이용→ 대중교통, 자전거, 가까운 거리 걷기

 - 개별적 또는 사적 이익에 기반한 에너지 → 공동체 에너지

 이 밖에도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화석연료나 핵에너지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변화는 에너지 전환 방법이 아니라 전환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2. 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가?


1) 에너지 자원의 고갈(제한된 에너지 자원)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할 때 우선 이야기 되는 것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석유와 석탄과 같은 천연자원의 고갈을 예로 들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현대문명의 초석이 되었던 석유생산은 이미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고 천연가스와 다른 에너지원들도 현재속도로 사용하게 되면 한 세기가 지나지 않아 바닥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주요 에너지원의 고갈시점으로 석유 50년, 천연가스 60년, 석탄 110년, 우라늄 6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2) 에너지 전환을 앞당겨야 하는 진짜 이유

청동기 시대가 끝나고 철기 시대가 도래한 것은 청동을 만들 구리와 주석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문명의 전환은 자원의 존재 여부보다는 문명의 발달과 인류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진다. 화석연료와 우라늄의 고갈 이전에 문명의 대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왜 시급히 에너지 전환을 이루어내야 하는지 살펴보자.


o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1백만분의 2라고 했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했다. 지진대 위에 위치한 일본의 핵발전소는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했다. 그런데 후쿠시마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그것도 4기의 핵발전소가 연이어 폭발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지역의 실제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실제 얼마일까? 핵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사고확률은 실제 100%라고 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전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가 가장 높은 한반도에서의 사고확률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핵사고의 위험 그 자체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 핵사고 이후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방사능 물질에 의해 전세계가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내가 제일 좋아하던 생선인 명태와 대구를 먹지 않게 되었고 송이버섯 다음으로 맛있는 표고버섯도 우리집 메뉴에서 사라졌다. 한번의 사고로 우리가 먹는 식탁의 음식물이 바뀌었고 여행지의 우선순위가 달라졌다. 방사능 공포는 단순한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 수백년, 수천년 이상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o 핵발전소 수명연장

이미 수명을 다한 핵발전소 수명연장 문제는 안전사고와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핵발전소 사고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핵사고 확률은 발전소 수와 더불어 발전소 운영 수명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실제 후쿠사마 사고시 폭발한 1,2,3,4호기가 모두 수명이 30년 넘은 것들이었다. 30년 이상된 노후발전소는 모두 폭발하였고, 30년 미만의 같은 지역에 있던 다른 6기의 발전소는 다행히 사고를 피했다. 이는 수명연장은 핵사고와 직접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한국은 이미 고리 1호기를 수명 연장하여 운영하고 있고, 월성 1호기도 수명이 다한 상태에서 수명연장 수순을 밟고 있다. 이들의 운영을 중단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o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영덕 지역이 신규핵발전소 후보지로 지정되어 있다. 삼척지역은 최근 주민투표를 통해 핵발전소 유치 반대를 분명히 했지만 중앙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추진을 강행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영덕지역은 더 취약하다. 이외에도 기존 핵발전소 부지내에 이미 계획되거나 건설중인 발전소도 상당하다. 핵사고 확률은 발전소 수에 정비례한다고 한다. 핵사고의 위험성을 높이지 않으려면 신규발전소 건설 계획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o 밀양송전탑 갈등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수년째 우리사회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송전탑 건설은 바로 원전이나 화력발전처럼 대규모 발전시설에서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로 에너지를 송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다.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본격적인 송전탑 갈등은 1998년부터 울진에서 태백을 거쳐 가평까지 오는 765kV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강원지역 주민들과 녹색연합이 연대하여 5년 가까이 투쟁을 이어갔다. 녹색연합은 국내 처음으로 내셔널트러스트 방식으로 신태백변전소 부지 1천평을 매입하여 토지수용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으나 전원개발특례법을 앞세운 토지강제 수용에 의해 송전탑 반대 싸움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때 시작한 765송전탑 반대운동이 밀양에서 활화산처럼 일어났다. 그러나 9년을 끌어온 이 싸움은 전국적 관심과 지지를 받았으나 역시 전원개발특례법에 의해 토지를 강제로 수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전원개발특례법에 있지 않다.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대규모 발전소를 짓는 이상 송전선로는 필요할 수밖에 없고 송전탑 건설을 막을 수 없다.

밀양과 같은 송전탑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피해와 공동체 파괴, 생태계 파괴를 막으려면 중앙집중식 대규모 전력공급 방식을 지역분산형 소규모 전력공급 방식을 전환하는 길밖에 없다.


o 재앙의 그림자, 기후변화

기후변화로 북극의 얼음이 사라지고 북극곰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기사를 접한지 제법 오래 되었다. 기후변화의 징후를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4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였던 한반도가 이제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을 느끼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여름장마가 없어지고 건기와 우기로 구별되는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사과산지로 유명했던 대구는 더 이상 그 명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고 주요 식물대의 북방한계선이 점차 북상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뉴스를 보면, 세계적인 멸종위기식물은 백운란이 위도 38도 지역인 강원도 양구에서 발견되었는데 예전의 북방한계선으로 확인되었던 36도보다 2도나 북으로 이동한 것이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하고 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지구의 온도가 2도씨 이상 상승하면 인류와 지구생태계에 피할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것이 기후분야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그런데 IPCC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3년간(1880-2012년)간 이미 지구평균 기온이 0.85도씨 상승했고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구 기온이 5.3도씨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한계치를 한참 넘어선 수치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한반도의 기온상승은 지난 100년간(1911년-2010년) 1.8도씨로 전세계 평균보다 2배나 높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2도씨 아래로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절박한 상황이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이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길 외엔 다른 특별한 대안이 없다.



3. 왜, 어쩌다 이 상황이 되었을까?


o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 수요관리 부재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공급위주의 정책이다. 즉, 수요가 발생하면 그 규모에 상관없이 에너지를 무한정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에너지 자원은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소비는 쉴새없이 늘어나고 정부는 그 추세에 맞추어 발전소를 지어대기 바쁘다. 그 결과 수요관리 정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선진국인 일본이나 영국보다 훨씬 많다. 또한 GDP 1천달러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를 석유환산톤으로 나타내는 에너지 원단위의 경우도 미국 0.221톤, 프랑스 0.2톤, 일본이 0.016톤인데 반해 한국의 경우 무려 0.351톤은 일본의 3배가 넘는다.

 

o 핵발전소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력공급 정책

끊임없이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가 매달리고 있는 전력원은 핵발전소(원자력)와 화력발전소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세계는 탈핵으로 가고 있음에도 원자력에 대한 한국 정부와 산업계의 집착은 거의 병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화력발전의 경우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지만 그 비중이 결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추세에 있다.


【 연말기준 원별 발전설비 규모 및 비중 (단위 : MW)

구분

원자력

석탄

LNG

석유

양수

신재생

합계 

‘02년

15,716

15,931

13,618

4,660

2,300

1,576

53,801

29.2

29.6

25.3

8.7

4.3

2.9

100

‘12년

20,716

25,128

21,885

5,293

4,700

4,084

81,806

25.3

30.7

26.8

6.5

5.7

5.0

100

연말기준 원별 발전량 규모 및 비중 (단위 : GWh)

구분

원자력

석탄

LNG

석유

양수

신재생

합계

‘02년

119,103

118,022

38,943

25,095

2,078

3,233

306,474

38.9

38.5

12.7

8.2

0.7

1.1

100

‘12년

150,623

200,482

126,358

15,610

3,675

11,632

508,380

29.6

39.4

24.9

3.1

0.7

2.3

100


     * 출처 : 제6차전력수급기본계획(산업통상자원부)



o 핵 마피아?

요즘은 우리사회에서 마피아란 이름이 붙은 단어들이 익숙해졌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와 관련되어 자주 거론되는 관피아나 정피아는 물론이고 세월호 참사로 해피아란 말도 등장했다. 원래 이탈리아 범죄조직의 이름이었던 마피아는 요즘 집단적 범죄나 나쁜짓을 하는 집단에 붙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불리어진다.

핵마피아 혹은 원전마피아는 관피아나 해피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지고 있다. 에너지분야에서 핵산업계와 결탁한 정부관료나 정치인, 그리고 관련 산업계에 연관된 집단을 총칭한다. 지난해 위조부품 납품 등 원전비리로 다수의 핵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원전마피아란 이름이 공공연히 다중의 입에 회자되었다. 위험천만한 위조부품 납품의 배후에는 핵마피아들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에서 핵산업이 기승을 부릴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이 핵마피아(원전마피아)가 결합되어 국민의 안전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이익을 챙기기 있기 때문이다.


o 값싼 전기요금과 요금현실화에 저항하는 소비자 심리도 한몫?

에너지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원가에도 못미치는 전기요금과 이로 인한 에너지 과소비이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나치게 낮아서 늘 요금현실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전체적으로 발전원가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으며, 특히 전체 소비전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의 8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값싼 전기요금 탓에 산업용 전기소비량은 OECD 평균보다 2배가량 높다.

그렇다고 한국의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모두 산업계에만 떠넘길 상황은 아니다. 주택용 전기요금 또한 원가에 못미치게 공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전기요금 인상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소비자들은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 요금보다 적게 나오는 전기요금, 그것을 현실화하는 문제에 정권의 지지도가 출렁이는 상황은 한번쯤 깊이 새겨보아야 할 문제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타에너지원에 비해 값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에너지소비의 전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부문의 에너지소비증가 추세는 2000년 이후 연평균 5.7%로 전체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2.8%의 2배가 넘고 있다. 1차에너지보다 더 싸게 공급되는 전기요금! 요금 현실화만이 이러한 심각한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


(전기요금 수준) 원가이하 낮은 수준으로 OECD국가 중 가정 및 산업용 요금이 가장 저렴 (출처 :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 산업통상자원부)


【 전기요금 국제비교 (한국=100, 2011년 기준)


【가정용】

【산업용】

o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 정책과 경제적 지원 부족

한국은 현재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에너지는 2%수준이며, 2030년 정부의 목표치가 11%이다. 그나마 현재 흐름이라면 달성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이에 반해 서구 선진국들의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 속도는 가히 놀랄 정도이다. 유럽연합(EU) 전체의 2020년 전체 전력생산량 중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22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기하기로 한 독일은 이미 전체 전력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었으며, 꾸준히 그 비율을 늘려 2035년에는 55~60%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국가별 신재생에너지 공급목표를 보면, 스웨덴 49%, 핀란드 38%, 오스트리아 34%, 프랑스 23%이며 이웃 중국이 15%이다. 한국의 2030년 11%에 비해 10년 빠른 목표임에도 월등히 높다.


한국에서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어려운 이유를 태양광 발전부분을 예로 들어보자. 잘 알다시피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이 태양광 산업이 급속도로 확산된 배경에는 발전차액지원제도(Feed in Tariff : FIT)라는 든든한 원군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 제도를 운영하다 폐기하고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 : RPS)로 대체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가장 최근인 금년 4월 실시된 태양광 입찰시장에서 경쟁률이 무려 5대1에 이르렀고 입찰에 응한 발전사업자 80%는 안정된 판매시장마저 확보하지 못한 채 현물시장에 내몰리게 되었다. 그리고 현물시장에선 9개월만에 가격이 1REC(1,000킬로와트)당 195,571원에서 98,275원으로 정확히 반토막 나버렸다. 태양광 시장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며,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o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전력을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분야의 에너지를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 난방용 에너지, 수송에너지, 상업에너지, 산업에너지 등 우리 생활에서 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에너지전환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2000년에서 2012년까지 우리나라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연평균 2.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90년대에 비해 상당히 둔화되긴 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비하면 한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산업용 에너지소비증가율이 3.5%로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인 석탄소비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산업용 석탄수요가 급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4. 에너지전환 마을, 에너지전환 도시

 

o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에너지전환도시

  에너지 제로하우스,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자립 빌딩을 통한 에너지전환 실험들이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생태도시, 교통도시로 유명하지만 태양의도시를 선언한 대표적인 에너지전환 도시이다. 미래 도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한두번쯤은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다. 스웨덴의 말뫼는 풍력발전단지와 바이오매스, 태양광이 어우러진 에너지자립마을! 모든 에너지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완전 자립하고 있는 스웨덴 최고층 빌딩 터닝토루소가 주변 풍경과 어울려져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머렉시는 바이오디젤 등을 이용하여 에너지 자립율 170%를 달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해외사례들이 있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에너지전환 상상학교에서 다른 분들이 소개할 수 있도록 남겨둔다.

 

o 한국의 에너지전환운동

“서울특별시가 최근 ‘햇빛도시 서울만들기’를 기치를 내걸고 태양광 보급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4.2%인 전력자립률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대적으로 줄이는 계획과 더불어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안을 마련 중이며, 2020년까지 2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신축공공건물 태양광 설치 비율을 현행 13%에서 2020년 30%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민간건물의 경우에도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을 20% 기준을 강화시키며, 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500여개 학교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며, 민간건설사와 협조하여 신축주택에도 적극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도록 할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5)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에도 상당히 많은 에너지자립마을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의 에너지자립마을은 2014년까지 에너지자립도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서울시의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다. 성대골마을, 새재미마을, 십자성마을 등은 이미 익숙한 이름이 되었고, 둔촌한솔 솔파크, 방학우성 2차아파트, 방아골마을, 돋을마을, 전농2동 레미안 아름숲, 쌍용프래티넘 보블(구로), 긴고랑길마을(광진), 산골마을(은평) 등이 에너지자립마을 대열에 합류했다.

에너지전환 현장 탐방코스로 유명한 통영의 연대도, 핵폐기장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부안 주민들이 만든 에너지자립마을 등은 대도시가 아닌 지역차원에서 의미있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소개한 곳보다 훨씬 더 많은 지역에서 마을단위로, 또는 도시 규모로 에너지전환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국에서 에너지전환 운동은 아직은 시작단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은 분명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되어가고 있고 우리나라의 실험들도 이미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협동조합과 대안운동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은평에서의 에너지전환운동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o 에너지전환운동이 성공하려면?

에너지전환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정부차원에서의 관련법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중앙정부차원에서 폐기했던 FIT제도를 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만이라도 부활해야 한다. 또한  REC 입찰과정에서 소규모 사업자들에 대한 쿼터를 별도로 설정하고 안정된 가격에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발전사업자가 사업부지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 및 교육청, 일선학교 등에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서울형FIT, 기후변화기금 융자, 적극적인 부지알선 등을 각 지자체가 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도시 전체를 에너지전환 대상으로 정한다면, 가장 좋은 것은 도시계획단계에서 에너지전환을 전제로 한 생태도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태양열, 태양광, 지열, 풍력, 집단에너지 등 대안에너지의 공급 및 이용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이 주로 건축물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를 확대하여 신·재생에너지로 특화된 단지를 조성하면 에너지 대체효과도 크고, 운영 및 관리도 유리하다. 태양광과 태양열을 이용하는 경우, 태양에너지의 활용을 위한 건축물 설계만이 아니라 단지 내 모든 건축물에 고르게 채광이 가능하도록 건물의 높이와 배치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6)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시민참여이다. 특히 마을단위로 이루어지는 에너지전환 운동의 관건은 정부지원보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마을을 바꾸어 내는 것이다. 어느 지역부터 시작할 것인가? 전환의 핵심수단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참여주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모든 내용을 시민들이 함께 토의하고 함께 결정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함께 집행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오류들도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을 극복해 가는 것도 시민들의 몫이다. 그렇기에 이 운동은 어느 특정 단체나 개인이 주도하기보다 지역에서 활용가능한 모든 관계망을 연계하여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5. 에너지전환도시, 은평! 무엇을 할 것인가?


<나로부터 시작하여 협동으로 마을을 바꾸자.>

 - 은평의 미래, 에너지전환도시를 만들자.


o 에너지 절약 : 절약의 또 하나의 발전소(절전소)

o 에너지효율향상

o 에너지전환 지역확동 참여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과 함께

 - 에너지컨설팅 진행

 - 에너지전환 교육 진행

 - 은밀함연대 활동

 - 태양과바람 1, 2호기 가동 중

 - 태양과바람 3호기 추진 중

 - 에너지 전환(자립)마을 만들기 활동

 - 참여하기 :  http://cafe.daum.net/energy-coop, 02-6407-0419

o 태양광 발전 확대 : 협동조합 참여, 미니태양광 설치, 주택형 태양광

o 도시농업, 로컬푸드, 지역 생산품 이용

o 에너지전환(자립)마을 만들기

 -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


1) 이 글은 2014년 10월 29일, 은평상상허브에서 강의한 <전환마을학교> 강의 내용입니다.



2) 최승국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은평시민정치네트워크 공동대표, 내가꿈꾸는나라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녹색연합 사무처장,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대통령자문지속가능발전위원회 운영위원, 서울시 에너지위원회 부위원장,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총무 등을 역임했다.


3) 최승국, 2001, 에너지시민연대


4) Berlin, Germany: Federal Ministry for the Environment.


5) 최승국, 2014년, 에너지전환을 통한 생태도시 가반마련에 관한 연구


6) 오용준, 2009년, 저탄소 에너지 절약형 도시계획 통합모델



Posted by 최승국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전환이 우리사회의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기후변화, 에너지자원의 고갈 등은 더 이상 현재와 같은 에너지 다소비구조와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체계로는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에너지 전환과 관련하여 2014년 10월 29일 은평구에서 강의를 진행하였고 그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본 원고에서는 에너지전환의 개념, 왜 에너지전환이 필요한가?, 현재의 위기상황의 원인은 무엇인가? 등을 우선 진단하였다. 그리고 나서 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에너지전환 마을 사례를 소개하고 에너지전환 운동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였다. 끝으로 에너지 전환을 마을(도시) 단위에서 진행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은평을 예로써 설명하였다.


첨부 파일에 이 내용을 공유하니 에너지전환, 에너자립마을, 탈핵사회를 앞당기는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에너지전환 상상하기 최종 원고(1029 최승국).hwp


Posted by 최승국

정부가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핵발전소(원전) 비중을 29%로 설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현재 2천1백만 킬로와트 규모의 원전을 4천3백만킬로와트로 2배이상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 위험을 2배로 높이는 결과를 만들 것이다.


전세계는 지금까지 3번의 대형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있었다. 1979년 미국의 드리마일,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그리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3개국이 갖는 공통점은 핵발전소 수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4개국 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핵발전소 사고확율은 그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핵발전소 수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전세계가 탈핵으로 가고 있는데 한국만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다.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들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핵발전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고는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한 나라는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과 방사능의 위험이 얼마나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확인하였으며, 이로 인해 더 이상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국민여론은 분명하다.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의 위험이 있는 핵발전소는 추가 건설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자는데 있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 세계는 이미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전세계의 재생가능에너지에 의한 전기 생산량이 원자력에 의한 전기 생산량보다 많다. 대안이 분명 있음에도 정부는 핵마피아(원자력 산업계)의 로비에 밀려 핵발전 위주의 에너지정책을 고집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 터질지 모를 핵과 방사능 위험 속에서 살고 싶지 않다. 정부는 국민들의 염원을 수렴하여 에너지 정책을 대폭 수정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추가 핵발전소 건설을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전체 에너지원에서 핵발전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수요관리를 강화해 전체 에너지소비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일본 후쿠시마에서는 방사물질이 꾸준히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일본은 물론이고 태평양에서 잡은 수산물을 먹어도 될 것인지 두려워하고 있다. 핵사고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만 일어나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앞에서 밝혔듯이 핵사고는 핵발전소 보유수와 비례한다.


한국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에 이어 핵발전소를 5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핵발전소를 짓는다면 미국, 프랑스에 이어 3번째로 핵발전소를 많이 보유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만큼 핵사고의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로 일본열도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되었고 심각한 고농도 오염지역만도 남한면적과 비슷한 규모이다. 한반도 어느 한곳에서라도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면 남한 전역이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고농도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순식간에 변할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정부는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기본계획을 철회하고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에너지 수요관리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국민들 사이에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가 한참 높아가던 2013년 8월 초순,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방사능 위험은 과장되었으며 방사능 괴담을 유포하는 사람을 찾아서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정부는 9월 6일 방사능 오염에 대한 임시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특별대책의 핵심은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를 비롯해 이바라키, 군마, 미야기, 이와테, 도치기, 치바, 아오모리현 등 8개지역에서 생산하는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요구하던 시민단체들은 많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의 특별대책 발표 이후 국민들이 느끼는 방사능 공포의 체감도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8개지역이 어디 어디인지, 예전과 지금의 차이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와 닿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점은 이번 조치로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수입 식품에 대한 방사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그럼, 임시대책이 발표되기 전에는 어떤 상태였을까? 특별대책이 발표되기 이전에는 후쿠시마현 주변의 8개지역에서 생산되는 까나리, 대구, 민어, 산천어, 농어, 황어, 붕어, 잉어, 뱀장어 등 50개 품목의 수산물에 대해서 수입을 금지해 왔다. 그럼, 이 시기에 해당 지역으로부터 수입된 품목은 무엇이었을까? 정부 발표에는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없다. 짐작컨대 특별대책 발표전에도 해당지역으로부터 수입되는 수산물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정신 멀쩡한 사람이라면 핵발전소가 터져서 방사능이 계속 바다로 흘러드는 지역에서 수산물을 수입해서 유통하려는 엄두를 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조치로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만한 일인가? 유감스럽게도 절대 그렇지 않다. <그림 1>의 세슘오염지도 및 <그림 2> 해양오염지도와 <그림 3>의 특별대책에 포함된 8개현을 비교해 보면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세슘오염지도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PNSA에 실린 일본 오염지도를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가 옮긴 것을 재인용한 내용이다.

이 지도를 보면 후쿠시마 사고로 일본 열도 전체의 약 70%가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이 오염은 적어도 300년은 지속될 것이고 도쿄를 포함한 파란색 안쪽은 고농도로 오염된 지역으로 최소 500년 이상 지나야 안전한 곳이 될 수 있다고 김익중 교수는 예상했다. 무서운 사실은 이 고농도 오염지역이 남한 전체의 면적과 비슷한 규모로 일본열도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만약 한반도에서 핵발전소가 폭발한다면 남한땅 전체가 고농도로 오염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1> 일본열도 세슘 오염지도

<그림 2> 방사능 해수 영향 지도


그리고 <그림 2>는 ASR(http://www.asrltd.com)에서 작성한 <방사능 해수 영향 지도 : 후쿠시마를 기억하라(Remember Fukushima: Presenting The Radioactive Seawater Impact Map>이다.

 후쿠시마 사고로 일본 열도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되고 도쿄를 포함하여 일본 면적의 20%가 고농도로 오염되어 있는 상황이며, 해양오염은 일본 열도 동쪽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어류는 한곳에 머물러 있기보다 일정한 흐름을 갖고 이동을 한다. 그런데 일본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곳은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이 고작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조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림 3> 정부가 수입금지 조치한 후쿠시마 인근 8개지역 지도 : 2013년 9월 6일,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를 내렸다.

실제 인재근 의원실에서 일본 수산청과 후생노동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개 현의 수산물과 26개 현의 식품에서 일본과 한국에서 정한 세슘137의 기준치를 훨씬 뛰어넘는 심각한 수치의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식약처에서 실시한 방사능 검사 결과 국내로 수입된 일본산 식품 중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은 홋카이도 지역과 도쿄도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 2가지 사례만 보더라도 후쿠시마 인근 8개지역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는 너무나 미흡한 수준에 불과하다.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가장 현명한 조치는 일본산 수산물 전체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일본열도 동쪽에서 잡힌 수산물은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방사능 공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내가 먹는 생선은 과연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할까? 일본산 수산물 모두 위험한가? 방사능에 가장 위험한 수산물은 뭘까?’ 모든 생선을 피할 수 없다면 반드시 피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에 대한 정확한 방사능 조사 자료는 아직 없다. 간혹 언론을 통해 나오는 정보가 있지만 이것으로 일반화를 하는 것은 또다른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다만 후쿠시마 제1원전 항구에서 잡힌 쥐노래미에서는 방사성 세슘137이 무려 740,000배크렐이나 검출되었다는 사실에서 후쿠시마 앞바다의 방사능 오염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수치는 일본정부와 한국정부가 관리하는 방사능 기준치의 7,400배에 이른다.

후쿠시마 항구에서 이토록 엄청난 오염도를 나타낸다는 것은 항구 인근의 방사능 수치도 대단히 높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도쿄전력에서 항구의 어류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망을 쳐서 관리하고 있다지만 이는 어류의 이동은 차단할 수 있어도 방사능 오염수가 흘러나가는 것은 결코 차단할 수 없다. 따라서 후쿠시마 항구 인근에 서식하는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보아야 한다.

상황이 이토록 심각하기에 정부에서는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서 잡히는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수산물 중에도 방사능에 오염된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그럼 국내에 수입되는 수산물 중 방사능에 가장 위험한 것은 무엇인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산물 중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류를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 또한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제한된 표본을 임의로 추출하여 실시하기 때문에 절대 기준이 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에게 어느정도 판단 근거는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식약처)가 2011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실시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통해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은 총 132건에 이른다. 이 중 방사능 검출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다른 글에서 밝혔듯이 ‘명태’이다. 총 132건 중 52건이나 되니 명태를 일단 위험군에 넣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빈도가 높다는 것과 가장 위험하다고 것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어느 정도인가도 분명 고려하여야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해 볼 때 유의미한 결과나 발견되었다. 전체 방사능이 검출된 132건 중 세슘137이 10배크렐을 초과하는 경우가 총 7건 있었는데 이 7건 모두 ‘대구’였다.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정부 기준치 100배크렐을 육박하는 98배크렐이었고 다음이 40배크렐이었다. 방사능 검출 빈도에서도 대구는 명태, 고등어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14건을 차지했다. 고등어에서 방사능 검출건은 40건이었다. 그 다음 순서로 돔과 방어가 자리하고 있다.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판단한다면, 일본산 수입수산물 중 방사능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생선은 명태와 고등어이며, 방사능 수치가 가장 높은 생선은 대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방사능의 위험성은 인체에 축적되는 것이기에 같은 양의 생선을 먹었을 때 가장 많이 축적될 위험성이 있는 생선은 명태나 고등어가 아니라 ‘대구’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할 것이다. 세슘 5배크렐에 오염된 명태 10마리를 먹는 것과 50배크렐이 검출된 대구 1마리를 먹는 것은 계산상으론 똑같은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서 제시한 수치는 일본산 수입 수산물 중 정부의 방사능검사 대상이 되었던 수산물에 국한된 것이기에 전체 수산물로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일본산 명태와 고등어, 그리고 대구와 같은 생선은 방사능 위험이 매우 높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수입 수산물이 방사능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니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잡히는 수산물과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장에서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믿을 수 있나?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대해 질문을 한다. 정말 방사능이 위험한지, 또 생선은 먹어도 되는지, 일본 여행을 가도 되는지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눈엔 진지함을 넘어 공포가 서려있다.

시민들이 느끼는 일본발 방사능 공포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바로 먹을거리와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파동에서 먹을거리와 관련된 공포가 얼마나 큰 위력을 갖고 있는지 분명하게 확인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공포를 키우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면서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공포를 키우는 것이 무엇일까? 일부에서는 방사능 오염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해 시민들의 공포를 키운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방사능 괴담’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한때 방사능 괴담을 유포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겠다고 경고까지 한 바 있다. 정말일까? 정말 방사능 공포의 실체는 방사능 괴담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방사능 괴담론을 유포하는 정부관계자들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포의 실체는 무엇인가?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공포를 가장 크게 느끼는 때는 언제일까? 필자의 경험을 떠올려 본다면, 칠흙같이 어두운 밤에 알지 못할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잘 모르는 깊은 숲속 같은 곳에 혼자 떨어져 있을 때 비슷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일상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를 때 또 다른 의미의 공포를 경험한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공포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불확실성이다. 어둠 속이든, 일상에서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할 때 정체불명의 공포감이 우리를 엄습해 온다.

같은 이유로 방사능 위험에 관한 공포도 바로 그 ‘불확실성’에서 비롯된다. 방사능이 위험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방사능 자체가 불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럼 무엇이 공포를 유발하는 불확실함일까? 이 경우는 방사능의 위험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어야 하는데 무엇을 먹어야 안전할지 모르기 때문에 오는 두려움이다. 먹을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공포의 심각성히 훨씬 더 크다.

일상에서 피폭되는 방사능의 80% 이상이 먹을 것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고 하니 먹는 과정이 공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가 늘 먹어왔던 생선을 먹어도 되는지, 야채는 또 어떤지, 농산물과 수산물 가공품은 방사능으로부터 자유로운지 잘 모른다. 그런데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을 잘못 먹으면 암에 걸리거나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두려울 수밖에 없다. 세상의 먹을거리의 절반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다고 해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면 우리는 방사능에 안전한 것을 찾아먹을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이 두려움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 실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그 실체를 모르기 때문에 마치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식품이 나를 죽일수도 있는 방사능 물질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국민들이 느끼는 이 두려움을 없애야 할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부에서도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없애기 위해 일본에서 들어오는 수산물을 포함한 식품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등 나름 자기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포는 줄어들지 않는다. 왜일까? 아마 국민들이 보기에 정부의 방사능 검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고 또 문제를 해결할 해법도 들어있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검사하는 방사능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또 믿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 정부의 방사능 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해양수산부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그중 일본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담당하는 기관은 식약처이다. 식약처에서는 매일 일본산 수산물을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서 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식약처 홈페이지 내에 있는 일본원전식의약 정보방에 공개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1년 3월 19일부터 2013년 10월1일까지 방사능이 검출된 경우는 수산물에서 132건이었고 청주와 혼합제제 등 수산물 외 일본산 수입식품에서도 방사능이 17회 검출되었다. 이들 중 다수는 10배크렐 이하였지만 일부 생선에서는 세슘이 98배크렐이 나왔고 식품첨가물에서서 41.9배크렐의 세슘이 검출되었다. 그런데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이들 모두 기준치 이하이다. 식약처의 조사결과만 본다면 일본산 수입식품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과 환경단체에서 정부의 방사능 관리에 대해 불신을 드러내는 가장 큰 이유를 살펴보면 크게 3가지이다. 그 첫째는 방사능 관리 기준이다. 현재 정부에서 측정하고 있는 방사능은 세슘과 요오드인데 세슘은 그동안 기준이 370배크렐이었는데 국민들의 불안이 심해지자 2013년 9월 6일자로 100배크렐로 강화했다. 그리고 요오드는 300배크렐이다. 정부에서는 이 기준보다 낮으면 안전하다고 말하는데 의학 전문가들은 이 기준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100배크렐은 위험하고 수입 수산물에서 검출된 98배크렐은 안전하다는 기준은 도대체 어떤 과학기준에서 설정되었을까? 결국 세슘의 기준치가 370이든, 100이든 이는 안전기준치가 아니라 단순한 관리기준치일 뿐인 것이다. 방사능은 아주 작은 피폭으로도 위험할 수 있으며, 누적될수록 암발생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100배크렐 이하라고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기준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이들은 주장한다.

두 번째는 조사표본과 범위의 문제이다. 식약처에서 검사하는 일본 수산물과 식품에 대한 표본은 전체 수입량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각 품목에 대해 수천킬로그램당 10개 정도의 샘플을 채취하여 조사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원하는 전수조사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더 늘리고 싶어도 인력과 장비가 제한되어 있어 불가능하다. 식약처가 보유하고 있는 검사장비는 18대에 불과하다. 그래도 식약처는 국산수산물을 조사하는 해양수산부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다. 해수부가 보유하는 검사장비는 부산과 인천에 각각 한 대씩 달랑 2대뿐이란다. 또다른 맹점은 정부에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방사능 종류는 세슘과 요오드 2가지 뿐이다. 요오드는 반감기가 8일밖에 안되니 검출 빈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방사능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세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핵발전소 폭발로 나오는 방사능물질이 200여종에 이르는데 가장 위험한 플루토늄이나 스트론튬 같은 방사능 물질은 아예 검사조차 받지 않는 셈이다.

세 번째는 일본산 이외의 식품에 대한 것인데, 이는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한다. 어쨌든 위의 2가지 경우를 보더라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와 규제는 국민들의 염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래서 불안한 국민들은 일본산 수산물 전체에 대한 수입중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국민들의 방사능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본산 수입식품 전체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든, 아니면 일본산 식품 전체에 대한 수입을 중단하든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방사능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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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명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생선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여라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단언컨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은 명태일 것이다.

명태는 내게 있어서도 가장 친숙한 생선이요,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반찬거리였다. 어렸을 때 내가 살던 동네는 동해안에서 10리정도 떨어져 있는 강원도 삼척의 조그만 산간마을이었다. 당시만해도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했고 화폐를 이용해 물건을 사기보다 물물교환이 성했던 시기라 우리 마을엔 늘 명태를 이고 물건을 팔러 오시는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싱싱한 명태를 무겁게 이고 와서 쌀이나 고추, 마늘 등 다른 먹을거리로 바꾸어 갔다. 그러다보니 우리집 밥상에는 집에서 직접 기르거나 야생에서 잡은 먹을거리 외엔 명태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맛있는 반찬이었다. 어디 반찬만이던가? 명태를 사서 좋은 놈을 골라 내장을 빼어내고 잘 말려 설날 차례상이나 조상님의 제사상에 명태포를 올리곤 했다. 그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와 형님이 제사를 대구로 모시고 갔음에도 우리집 제사나 차례상엔 늘 명태포가 빠지지 않는다.

명태의 쓰임새는 참 많다. 강원도를 여행하다 보면 겨울풍경 중 장관인 것은 황태덕장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태를 대관령의 강한 추위와 바람에 얼리고 햇볕에 녹이기를 반복해서 만든 황태는 서울을 비롯해 도시사람들의 별미 황태국이 된다. 황태국보단 못하지만 명태를 말렸다 국을 끓여 내놓는 북어국도 전날 술한잔 얼큰하게 마신 이들에겐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어디 그뿐인가? 얼리지 않은 싱싱한 명태로 끓인 생태찌개는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사람받는 메뉴 중 하나일 것이다. 나도 식당에 가면 가장 많이 주문하는 음식이 생태찌개였다. 그리고 냉동명태를 이용한 동태찌개도 생태찌개의 시원한 맛엔 조금 못미치지만 한끼 식사의 주 메뉴로 전혀 손색이 없다. 그리고 명태의 알과 내장을 이용해 끓인 알탕도 정말 맛있는 음식이며, 입맛이 없을 때 명란젓이나 창란젓 한 숫갈을 밥에 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 이처럼 명태는 한마디로 국민생선으로 자리 잡았다.

명태의 쓰임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명태는 고사를 지낼 때 빠짐없이 등장하여 잡귀를 쫒는 역할까지 한다. 우리 풍습에 중요한 일이나 큰 고민거리가 있을때면 고사를 지내곤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새해 초마다 시산제를 지내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풍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가는 사람들은 풍어와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또한 새로 사무실을 내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그리고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잡귀를 물리쳐달라는 고사를 지낸다. 이럴때마다 꼭 등장하는 것이 명태포이다. 온몸에 실타래를 감고 두 눈을 부릅뜬 명태포가 잡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일까!

이러다보니 명태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명태를 주제로 한 노래까지 생기게 되었다. 바로 그 유명한 강산에와 오현명의 ‘명태’이다. 강산에는 명태란 노래를 통해 명태의 쓰임새를 정말 잘 설명해주고 있고 또한 고마움까지 잘 담아내고 있다.

“명태 음하하하하 예∼피가되고 살이되고 노래되고 시가되고 약이되고 안주되고 내가되고 니가되고 그댄 너무 아름다워요∼ 그댄 너무 부드러워요 그댄 너무 맛있어요∼ 감사합니데이∼....,”

이제 명태는 단순한 생선이 아니라 우리 문학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에게 사랑받던 명태가 이제 우리 밥상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고 기피대상 1호 생선이 되어가고 있어 정말 가슴 아프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것 같던 명태가 왜 갑자기 이런 신세가 되었을까?

바로 방사능 오염 때문이다. 2011년 3월 11일 거대한 쓰나미가 일본 후쿠시마를 강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던 일본의 핵발전소가 연이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가 일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후쿠시마에서는 끊임없이 방사능에 오염된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들고 이 영향으로 일본은 물론 러시아 근방에서 잡히는 명태까지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는 것이다.

육식을 하지 않는 나는 생선을 매우 좋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2가지를 꼽으라면 생태찌개와 생선회이다. 생선회는 아무래도 비싸기 때문에 결국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은 생태찌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내가 2013년 초부터 명태로 만든 음식을 일체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명태가 우리가 먹는 식품 중에서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인 2011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결과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검출된 총 132건의 수산물 중 명태가 52건이다. 방사능이 검출된 전체 수산물 중 무려 40%에 육박하는 단일 품종이 명태인 것이다. 물론 이 통계를 근거로 모든 명태는 위험하다고 판단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결과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전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실태를 확인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일본에서 잡히는 명태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잡은 명태는 과연 안전할까? 안타깝게도 한반도 주변에서는 더 이상 명태가 잡히지 않는다. 일본산을 제외한 명태의 경우 대부분 러시아 수역에서 잡히는데 후쿠시마 주변의 해류 흐름을 고려하면 러시아 수역도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정부의 자료에서는 일본산 수산물 이외의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검사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민간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러시아산 냉동명태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사례가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일본산 생태만이 아니라 한동안은 모든 명태를 먹지 않는 것이 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후쿠시마로부터 시작된 재앙은 우리밥상에서 명태만 앗아간 것은 절대 아니다. 모든 바다에서 잡히거나 채취하는 수산물을 의심하게 하고 있고 명태와 함께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성악가 오현명의 가곡 명태도 이젠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카아∼∼∼)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짝짝 짖어지고 내 몸도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가 사라지면 우리 문학의 일부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정말 슬픈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꿈을 꾼다.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던 명태가 시를 쓰던 가난한 시인의 안주로, 일상의 삶에 지친 직장인들의 점심 밥상의 생태찌개로 다시 돌아오는 꿈’을 꾼다. 방사능 공포로부터 벗어나 명태가 다시 국민생선으로 되돌아오는 날 나의 밥상도 풍성해 질 것이고, 우리 정서도 그만큼 여유로워질 것이다. 명∼태, 음하하하하!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육식을 하지 않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생태탕이었고 생협주문을 할때 매주 빼놓지 않고 포함시키는 것이 표고버섯이었다. 자연산 송이 다음으로 좋아하는 버섯이 표고버섯이었으니까!(자연산 송이는 너무 비싸서 먹기 어렵다). 그런 내게 또 한번의 선택의 시기가 왔다. 바로 김익중 교수의 ‘탈핵과 에너지전환’ 강의를 듣고 나서이다. 대부분의 명태와 표고버섯이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이 강의를 듣고 나서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이 생협 주문대상에서 명태류와 표고버섯을 삭제한 것이다. 그리고 식당에서 즐겨먹던 생태탕이나 동태찌개도 더 이상 주문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먹던 내가 무엇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은 이번을 제외하면 평생동안 단 한번밖에 없었다. 몇 년 전 구제역 파동이 전국을 휩쓸고 살아있는 소와 돼지 등을 생매장하고 포크레인으로 찍어 죽이는 끔찍한 광경을 텔레비전으로 여과없이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나만이라도 육식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처음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다. 먹는 것을 놓고 세 번째 결심할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사람들은 방사능에 대해 왜곡된 지식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그저 위험한 물질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방사능과 관련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할까 한다. 첫째, 안전한 방사능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방사능 피폭량과 암 발생률은 거의 정비례한다.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말은 의학이나 과학으로 증명되지 않은 허구이다. 기준치는 안전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를 위한 수치일 뿐이다. 소량의 방사능에라도 피폭되면 암을 포함한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오랫동안 지속해서 피폭되면 그만큼 확률은 더 높아진다.

둘째, 여자와 어린이가 더 위험하다. 방사능에 대한 민감도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아이는 성인보다 20배나 민감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2배정도 더 민감하다. 태아의 경우는 훨씬 심각하다. 결국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위험하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귀찮더라도 방사능 오염 물질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셋째, 방사능 피폭의 대부분은 먹을거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방사능 피폭은 외부피폭과 내부피폭으로 나누어진다. 외부피폭은 후쿠시마와 같은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체일부 또는 전부가 방사능에 직접 노출되는 경우이고 내부 피폭은 음식물이나 공기를 통해 체내에 방사능이 흡입되는 경우이다. 외부피폭은 오염현장을 피하면 피폭을 피할 수 있으나 내부피폭의 경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음식물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고 미세한 양으로도 세포나 염색체를 파괴하고 암과 같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내부피폭이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중 특히 위험한 것이 음식물이다. 핵사고가 있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방사능 피폭의 80%이상이 음식물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고 축적되기 때문이다.

넷째, 국내에 들어오는 수산물 안심할 수 없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여파로 일본산 수산물은 거의 대부분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고 러시아산도 위험범위에 들어왔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 중 하나인 명태는 한반도 근해에선 더 이상 잡히지 않는다. 대부분 일본과 러시아산이다. 거의 모두 방사능에 오염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생태든, 동태든, 황태든, 노가리든 구분없이 명태류는 절대 먹지 않는 것이 좋다.(명태를 이용하여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많은 어민들과 황태덕장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다섯째, 일본산이 아닌 국내에서 생산한 경우도 위험한 것이 있다. 김익중 교수의 실험에 의하면 국내산 표고버섯도 대부분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국가 차원에서 정밀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일단은 표고버섯은 위험군으로 분류해야 한다.

따라서 일본산 농수산물과 표고버섯은 식탁에서 추방하여야 한다. 학교 급식이나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물 중 일본산 농수산물과 국내외를 막론하고 표고버섯은 제외시켜야 한다. 일본산 농수산물의 범위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가정이나 학교에서 일일이 방사능 측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전체 농수산물로 규정하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이 있지만, 이 문제만큼은 아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 백배 중요하다. 내가 앞에서 언급한 것은 이미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아이들이 먹는 학교 급식에서 이러한 판단을 반영하여 식자재를 구입하고 식단을 짜서 급식을 하고 있을까? 각 가정의 식탁에서 방사능 위험이 있는 식자재를 추방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대답하기 불편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그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우선 가정에서부터 실천하기를 권한다. 우리 아이들이 하루 한두끼는 집에서 식사를 한다. 그리고 간식도 주로 집에서 먹는다. 가정에서부터 방사능의 위험을 배제시켜야 한다. 명태와 표고버섯 등 이미 확인된 방사능 위험 먹을거리를 제외시키자. 그리고 학부모 네트워크 등을 통해 방사능 관련 정보를 축적하고 교환하여 방사능 위험 식품군을 확인하고 추방하는 활동에 참여하자.

그 다음은 영향력의 범위에 있는 것으로 실천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일부 생협에서는 표고버섯 등을 품목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많은 경우는 변화가 없다. 내가 속해있는 00생협의 경우도 표고버섯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나 또한 큰 문제제기 없이 나만의 실천에 머물고 있다가 최근에야 생협에 표고버섯을 제외시키자고 요청했다. 이제 생협이나 우리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마트 등에 표고버섯이나 명태 공급을 중단하도록 요청할 필요가 있다. 단골음식점에 명태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은 어떨까?

가정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학교이다. 학교에서 제공되는 식자재가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지 사실 우리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학교의 식단을 확인하고 방사능 위험 식단을 추방하는 활동이 내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학교운영위를 적극 활용하면 식단을 조정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급식소위와 학교운영위 활동에 참여하거나 참여하는 분들과 논의하여 방사능 위험 식자재를 배제시키도록 결의하자. 전국단위로 학부모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방사능 위험 먹을거리를 추방하는 활동이 절실하다. 학교급식과 관련해서는 영양사들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일정한 범위에서 영양사들이 식단과 식자재를 조정할 권한이 있을 것이다. 식단을 짤 때 방사능 위험성 여부를 고려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학교 운영위나 학교 당국에 식단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이제 눈을 돌려 정책을 바꾸는데도 관심을 갖자. 방사능 기준치를 강화하고 정확한 데이터 축적하고 공개하도록 정부 등 관련기관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때 유력 대선후보 캠프에서 방사능 기준치를 대폭 강화하자는 논의가 진행된 적이 있다. 그 후보는 시민사회의 요구에 적극 공감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 결과가 달랐다면 방사능 위험이 많이 줄어들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정부에서 기준치를 강화하도록 각자의 영역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또한 정부에서는 방사능 기준치 강화와 더불어 방사능 위험이 있는 먹을거리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하여 그 데이터를 축적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하여야 한다. 부모들과 시민사회에서 그렇게 하도록 적극 나서서 요구하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서도 적극 나서도록 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에너지 전환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모든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방사능의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바로 탈핵과 에너지 전환이다. 또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가 계속 늘어나고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방사능의 위험도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흐름이 지역에서부터 활기를 띄고 있다. 곳곳에 에너지협동조합이 생기고 에너지자립마을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은평지역에도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핵없는 세상,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마을, 에너지 자립을 위한 햇빛발전소와 에너지 절전소를 만드는 일에 함께 참여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이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후쿠시마 핵 재앙이 일어난 지 이번 주 토요일이면 1년째 입니다. 어제 한겨레신문에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국정원이 앞장서 한국의 방사능 피폭 가능성을 은폐했다는 기사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아랍에미레이트 원자력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한국의 핵발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종 연구소와 언론의 입을 막았던 것입니다. 국민의 안전이, 아이들의 미래가 위협받는 상황에도 근거없는 확신으로 핵 발전에 집중했던 것입니다.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걸고 협상을 하고 있었던 거지요.


1년 동안, 국제적인 여론은 ‘핵없는 안전한 사회, 탈핵’은 안전한 미래를 위한 전지구적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물론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 독일 등 여러 선진국이 핵발전소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은 지금 어떨까요? 국민들의 알 권리, 귀를 막으면서까지 핵발전소 확충에 혈안입니다. 현재 한국은 국토면적 대비 핵발전ㄴ 설비용용량 세계 1위며, 전력생산량 중 핵발전 비중 세계 4위입니다. 그것도 부족해서 2024년까지 14기의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우리는 핵폐기장 논란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핵문제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누구나 민감해 합니다. 1990년대 초반 인천 옹진군 굴업도 사태로 지역주민들은 풍비박산 났고, 전남 부안군 위도 주민들은 아직도 당시의 반목과 갈등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경주 핵폐기장 입지가 결정되었지만, 여전히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핵발전소 추가 입지로 지정된 강원도 삼척은 주민들의 찬반논란에 갈등과 불신의 골이 깊어만 갑니다.


후쿠시마 핵 재앙, 1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사회도 큰 결단을 해야 합니다. 대형 핵사고를 겪고 난 뒤 외양간을 고치려면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일본 핵피폭 주민들이 당하는 고통과 정부의 외면, 실향과 절망. 그 누가 이들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습니까? 내 아이의, 내 가족의 건강한 삶을 핵발전소와 바꾸려는 이명박 정부가 과연 책임을 질까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핵으로부터 안전한 한국 사회를 선언해야 합니다. 이미 수명을 넘긴 고리 1호기와 사실상 수명연장을 전제로 재가동 추진 중인 월성 1호기를 폐쇄해야 합니다. 부지선정이 예고된 강원도 삼척 문제를 국민 여론을 받아 다시 결정하고,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신고리, 신울진 핵발전소는 건설 포기 결정을 내려야합니다. 부실 지반 위에 건설되는 경주 핵폐기장 건설도 중단해야지요. 노후핵발전소 폐쇄와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는 건강한 삶을 위한 시대의 당위이고 필연입니다.


에너지 확충과 소비 절감을 위한 방안은 다양합니다. 그 첫 번째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하는 방법입니다. 미 오바마 행정부는 ‘그린 뉴딜’을 추진하면서 토목, 건설 노동자들을 전문적인 에너지 전문가인 ‘그린 컬러’로 키웠습니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녹색일자리가 더불어 늘어납니다. 정부는 핵 확산의 무한기대를 접고, 철저한 전력수요 관리를 통해 전력사용량을 감소시키고 투바비용 대비 에너지 소비량 감축 민 CO2 저감 효과가 높은 에너지 효율 부문에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의 대안에너지를 폭넓게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바로 내일입니다. 후쿠시마 핵 재앙 1주년을 맞이해 전 세계 반핵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자리가 서울 시청광장에 마련됩니다. 후쿠시마 어린이와 엄마의 증언, 일본 시가현 도지사의 탈핵 영상 메시지, 한국 45개 탈핵 지자체 선언을 했던 단체장 등이 나서 탈핵사회로의 전환을 약속합니다. 또한 한국, 중국, 일본 작가의 대형 그림과 캐리커쳐와 퍼포먼스, 어린이 참여프로그램도 마련됩니다. 내일 시청광장은 녹색이 그리는 세상, 핵 없는 안전한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물결로 가득할 것입니다. 


Posted by 최승국

전국 지자체장 45명이 한자리에 모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원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는 정부에 원전의 신규건설 중단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촉구하기로 했다.


45개 기초자치단체장은 13일 서울 중구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 선언 및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서울시 노원구가 주관한다. 참석하는 지자체는 서울 15곳, 인천 7곳, 경기 10곳, 충청 4곳, 대전 1곳, 광주 1곳, 전남 2곳, 경북 1곳, 대구 2곳, 울산 2곳으로 45곳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지자체가 정책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 중앙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며 “탈핵은 물론 원전에서 생산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단체장들은 ‘에너지 조례’(가칭) 등을 제정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토대를다지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에너지 협동조합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데 뜻을 모을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가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면 굳이 원전 한 기를 더 짓지 않아도 된다는 에너지정책 변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박진희 동국대 교수(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장)는 세계 각국의 에너지정책 동향과 그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기조발제를 한다.

Posted by 최승국

지금 해결 하겠습니까? 다음 세대로 미루겠습니까?

전 세계는 탈핵으로 나아가는데 MB정부는 핵발전 의존도를 기존31%에서 2030년 59%로 상향조정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이미 2022년 핵발전소 전면폐쇠를 결정하였고 이웃일본도 후쿠시마 핵 사고를 계기로 탈핵을 선언했습니다. 

독일 그론데(Grohnde) 핵발전소 ⓒdelkarm flickr

핵 발전으로 전력생산을 높이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30km 이내 주민들이 고향을 떠났고, 인근의 토양과 바닷물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면서 240km 떨어진 도쿄에서도 수돗물, 차잎 등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어 유기농업과 축산업은 폐업 상태로 바뀌었습니다. 누구도 일본의 농수산물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물론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국가의 탈핵선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장의 전력생산이 아닌 다음세대를 위해서는 대체에너지개발과 보급을 위한 준비에 집중해야할 시기입니다. 이미 수명을 넘긴 고리 1호기를 폐쇄하고 울진 1,2호기의 수명연장을 중단하겠습니다. 핵이 안전하고 좋다는 일방적인 홍보 대신 방사능 오염식품에 대한 감시, 방사능 재해 대책마련, 경주 방사능폐기장 공사 중단으로 시작하겠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daybreakingnews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신명나는 변화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그 기술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습니다. 에너지 부처 기능 통합하여 전문적인 에너지 정책 수행기관을 신설하고, 우리 땅 구석구석을 살피고 연구하여 풍력, 파력, 태양광, 지열, 조력 등 대체에너지 기술개발과 보급에 집중하겠습니다. 

Posted by 최승국

시민여러분 안녕하세요. 은평구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최승국입니다.

저는 여러분과 희망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시민여러분! 여러분께서는 어떤 희망을 가지고 계십니까? 여러분의 지금 삶은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저는 감히 말합니다. 우리 사회가 희망을 잃어버린지 오래 되었습니다. 또한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일상의 웃음이 사라진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국민소득 4만불이니, 세계7대 강국이니 하면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가지만 국민들의 한숨소리는 날로 깊어만 가고 국가 경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뭇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수십조의 예산을 낭비하면서 밀어붙인 4대강사업은 그 목적을 상실한지 오래되었으며, 공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댐(보)에서 물이 줄줄 새어나와 국민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미래세대의 안녕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여전히 한국산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뇌이고 있는 대통령과 정치권의 모습에서 우리는 절망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한미FTA를 날치기로 통과시켜 주권을 송두리째 미국에 팔어넘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 때문에 수많은 시민들이 엄동설한에 물대포를 맞으며 거리에서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재발과 1%도 안되는 특권층이 국가의 부와 권력을 독차지하고 있고 사회 양극화는 날마다 극점을 향해 치닫고 있으며, 대학문을 나오는 젊은이들은 직장을 구할 엄두도 못내고 실업자가 되어야 하는 비극의 시대에 우리 아들, 딸, 그리고 형제자매들이 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참담한 현실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의 행복을 도둑맞아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는 주체가 없습니다. 지난 10월 26일 치루어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분명하게 드러났음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데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이제 이들에게만 국가의 운명을 맡겨둘 수 없습니다. 이제 기존 정치권에 국민의 안전을 맡길 수 없습니다.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며, 새로운 정치를 이끌어 갈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이 안철수, 박원순 현상을 만들었듯이, 이제 제2의 안철수와 박원순이 필요합니다. 이들과 함께 우리들의 얼굴에서 사라진 웃음을 되찾아 와야 합니다. 빼앗긴 희망과 도둑맞은 행복을 되찾아 와야 합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나서겠습니다. 최승국이 맨 앞에 서겠습니다.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겠습니다. 변화를 바라는 민심의 바람에 가장 앞에 서서 민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정치를 잘하면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맘 편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기존과는 다른 정치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당의 이익보다 민심을 먼저 살피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주요한 의사 결정은 당론을 따르기에 앞서 반드시 내가 속한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보겠습니다. 지역에 근거한 정치를 실현해 보겠습니다. 박원순 희망캠프에서 실험한 소통과 공감, 경청의 정치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국민들의 뒷목잡는 정치를 중단하고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정치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죽임의 정치를 끝장내고 생명을 살리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4대강 사업을 추진했던 한나라당 세력을 심판하고 반드시 생명의 물줄기를 되돌려 놓겠습니다. 방사능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겠습니다. 국민들의 건강을 개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재벌과 특권층이 아니라 99% 대다수 국민들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복지와 교육, 의료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새로운 정치와 희망은 지역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저는 은평에서 그 씨앗을 싹틔울 것입니다. 은평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초석이 되겠습니다.

솔직히 아직 은평지역은 서울의 변두리 취급을 받고 있으며, 은평주민들의 삶 또한 팍팍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은평에서 무한한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데 제가 앞장을 서겠습니다. 서울의 변두리가 아닌 서울의 심장으로(뉴하트 오브 서울), 세계가 부러워하는 도시공동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국립보건원터를 열린공간, 문화공간, 도심공원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상징! 대한민국의 희망공간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북한산과 불광천으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살아 숨쉬고 다양한 문화가 넘쳐나는 은평, 마을공동체와 지역에 가반한 사회적 경제가 실현되는 진정한 삶 터, 주민들의 자치기반이 강화되고 주민들간의 소통이 확대되고 마침내 마실문화가 복원되는 지역공동체의 꿈이 현실이 되게 하겠습니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교통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모든 것을 하겠다고 공약하지 않겠습니다. 소통과 공감, 경청을 통해 은평주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제 자신의 공약보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소중하게 반영될 수 있는 길을 열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성실한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 시대가 바라는 정치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2011년 12월
국회의원 예비후보(은평 을) 최승국 올림

Posted by 최승국

지난 주 내린 집중호우로 서울이 온통 난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서울 강남도 속수무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서울이 이 지경이 될 수 있느냐며 가슴을 쳤고 또 분통을 터트렸다. 물난리가 지나가고 이제 이번 수해의 책임소재를 따지느라 분분하다. 엄청난 비가 왔으니 천재지변일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인재인 측면이 더 많아 보인다. 생태계의 순환원리를 무시한 겉치레 중심의 도시계획이 물난리를 키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대표 사례가 한강 르네상스와 디자인 서울일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디자인 서울이란 이름으로 멀쩡한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엄청난 예산을 들여 서울 시내 곳곳을 물이 스며들지 않는 화강암 블록으로 대체했다. 어디 보도블록 뿐인가?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서울 시내는 온통 콘크리트 더미에 덮여있고 집중 호우시 물이 스며들 공간이 거의 없어져 버렸다. 그러니 이번과 같은 물난리를 겪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인 셈이다. 이제 이런 겉치레 전시행정을 넘어서서 자연이 숨쉴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 중 네명에 한명꼴로 아토피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아토피란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던 단어이다. 아토피의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이 먹을거리와 대기오염 때문이며 농촌보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이다. 아토피 뿐만아니라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새롭게 생겨나는 질병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우리 아이들이 겪는 이 고통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제 국가가 나서서 대책을 세우고 그 예산을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

전국민의 70%이상이, 그리고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야당이 반대를 하고 있음에도 4대강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정치는 국민들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정권을 잡은 집단들에게만 맡겨 두었을 때 우리 사회의 미래는 과연 보장될 수 있을까? 유럽과 미국은 왜 엄청난 예산을 들여 운하를 걷어내고 하천의 생태복원을 서두르는 걸까? 지금이라도 잘못된 4대강사업을 중단시키고 4대강을 재자연화(생태복원)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누가 그 일을 추진할 수 있을까?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사고로 우리 가족의 식단에 올릴 시금치와 상추, 고등어와 삼치까지 방사능에 오염되고 아이들에게 먹일 우유는 물론 어머니의 젖에서 방사능이 섞여 나오는 이 끔찍한 현실을 보면서도 원자력이 안전하다고만 외치는 꽉 막힌 세상에서 누가 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원전 중단을 외친 녹색당 후보가 독일에서 주지사로 당선되는데 한국의 4.27 선거에선 아무도 탈핵이나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지 않는 기존 정치권에 희망을 가져도 좋을까? 독일이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중단시키기로 한데 이어 이탈리아와 스위스도 원전포기 선언을 하였고, 원전 의존도가 대한민국만큼이나 높던 일본이 수많은 원전이 멈쳐 선 지금도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은 또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제 우리 사회에서 이같이 생활의 문제이자 우리 모두의 안전과 생명이 달린 사안을 풀어가는 정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러한 살림의 정치, 대안의 정치가 바로 녹색정치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녹색정치를 꽃피워 보았으면 한다. 때마침 환경운동진영과 종교계 등에서 녹색정치포럼을 만들고 다음 총선에서 녹색후보를 내는 등 녹색정치세력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이런 의미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녹색정치 실험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내년 총선에서 녹색의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길 기대한다.

최승국(시민운동가 / 녹색연합 전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체르노빌 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이 최악의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사고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 피폭자 중에서 암과 백혈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사고지역은 여전히 죽음의 땅으로 버려져 있으며 괴물 메기 등장과 같이 생태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 휴유증은 계속되고 있지만 한동안 우리들은 체르노빌을 잊고 지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자 다시금 체르노빌의 기억과 현재를 더듬고 있다.

 

체르노빌의 휴유증은 해당지역은 물론이고 8,000km나 떨어진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은 체르노빌이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고 있다. 그러나 분명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방사능 낙진이 한국에도 떨어졌고 이로 인해 당시 어린이였던 사람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갑상선 암에 걸리는 등 고통을 당하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로 인해 국내에서 갑상선 암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분명 논쟁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객관적 통계를 놓고 보면 체르노빌로부터 날아온 방사능 물질(요오드)로 인해 국내에서 암환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 2002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갑상선 암환자 발생률은 체르노빌 피해 당사국인 벨로루시와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여성 갑상선암 발생률 1위였던 미국을 초월하였다.

 

또한 200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 입원환자수가 2002년 6,312건에서 2004년 12,054건으로 거의 두 배 가량 증가하였다. 이 수치는 1999년부터 2007년까지의 갑상선 암환자 평균 증가율 약25%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다. 당시의 이같은 갑상선 암발생률 증가는 방사능과의 연관성을 제외하면 납득할만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검사장비의 발달로 인해 갑상선암 조기 발견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조기 검진으로 암환자가 늘어난 측면도 없지 않겠지만 이것만으로 특정기간에, 그것도 특정 연령층에 갑상선 암이 집중 발병한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의 분석에 따르면 조사당시(2004년 전후) 20∼30대 젊은 여성암환자 중 갑상선암 비중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당시 20∼30대 인구가 체르노빌 사고 당시 청소년 및 어린이들로서, 그만큼 신진대사가 활발하여 방사성 요오드에 의해 갑상선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체르노빌 사고 이후 태어나 그만큼 방사능 피폭이 적은 세대인 2004년 당시 15세 이하 암환자들 중 갑상선암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체르노빌 사고로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갑상선 암환자가 발생했는지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다만 체르노빌 수준(국제 원전사고 평가등급 7레벨)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한국정부를 비롯한 국내의 대응 수준이 너무나 안이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물론 후쿠시마 사고는 체르노빌과 달리 순간 피폭량이 적고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방사능을 내뿜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진행형이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심각한) 방사능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두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그런데도 정부 당국은 한반도는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이제까지 아무런 대비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국민행동 수칙조차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한반도에서도 연일 방사능이 검출되었고 국내산 시금치와 상추와 같은 야채는 물론이고 고등어와 삼치 같은 어류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는, 한국은 안전하다는 말은 1986년 체르노빌 사고 때도 정부에서 똑같이 했던 말이다. 당시 과학기술처는 아직 방사능 낙진이 이동하고 있는 시점인 5월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단순히 “빗물에 방사능낙진이 없으니 안심하라, 우리나라는 별 피해가 없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이 적절히 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또한 5월 5일 충주 관측소에서 빗물 중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뒤에도, 가장 주의해야할 우유와 야채 등의 섭취, 특히 학교 급식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 없이 “빗물을 마시지 말라”는 등 현실성 없는 지침만 내렸을 뿐이다.

 

체르노빌 사고 후 방사능 낙진에 대한 조사 역시 매우 부실하게 진행되었는데, 당시 정부는 11개의 관측소에서 주로 빗물에 대한 조사만 벌였을 뿐, 우유에 대한 조사는 충주, 대전 등 불과 2개 지역에서 각각 5월 6일, 12일 한차례씩만 진행하였다. 기타 채소에 대해서는 서울, 충주, 대전 등 3개 지역에서 역시 각 한차례씩만 조사되었고, 공기 부유진도 대전 1개 지역에서 한차례만 조사하였다.

 

반면 사고지점에서 우리보다 더 멀리 떨어진 일본은 체르노빌 사고 직후, 30개현을 포함 총 35개의 관측소에서 빗물뿐만 아니라 우유, 채소, 식수 등에 대한 체계적 오염조사를 벌였다. 특히 일본은 방사능 낙진이 일본에 처음 떨어진 5월 5일 전후부터 6월 5일경까지 약 1개월간 35개 지역 중 30개 지역에서 우유에 함유된 요오드-131의 오염수준을 조사하였다. 또한 일본 정부는 같은 기간 토양에 대한 조사를 벌여 약 20가지의 방사성핵종을 검출하였다.

 

원전의 대형 재난 시 각국 정부들이 공공 안전을 위해 가장 우선하는 조치들은 방사성 요오드의 갑상선 축적을 막기 위해, 잠재적 낙진 확산지역에서 요오드 대체제(요오드화 칼륨, potassium iodide)를 지급하는 것이다. 요오드 대체제를 복용하게 되면 충분한 요오드를 축적한 갑상선이 방사성 요오드 등으로부터 보호되기 때문이다. 또한 방사성 요오드의 주요 축적경로인 우유의 음용을 자제하도록 당부한다.

 

실제로 구소련과 인접해있던 폴란드의 경우 사고가 알려진 직후 약 1천8백만명의 국민들에게 요오드 대체재를 지급하여 방사성 요오드의 갑상선 축적을 방지하였다. 또한 그 이후에도 국민들에게 우유나 채소류 등의 오염가능 식품 섭취를 삼가도록 당부하였다. 폴란드는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등 체르노빌 피해당사국들과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여 년간 갑상선암 발생률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이 밖에 스웨덴을 포함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체르노빌사고 직후 국민들에게 요오드 대체재를 지급하고 음식물 섭취에 대한 주의지침을 제공하였다. 이 지역에서도 갑상선암이 다른 암에 비해 특별히 상승하지는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이렇게 본다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직후 미국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자 약국에서 요오드를 사재기하던 모습이 단순히 지나친 호들갑이라도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이다.

 

어쨌든 일본과 유럽에서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해에 비교적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한데 비해 한국정부는 무사안일로 방치하다 결국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국민들에게 입히게 된 꼴이다. 그런데 똑 같은 안타까운 일이 25년이 지난 한국에서 또다시 벌어지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부터 가장 인접한 국가인 한국에서 제대로 된 대응계획을 세우기보다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다 체르노빌의 경험처럼 또 다시 우리 국민들이, 우리 아이들이 10년 후 갑상선 암에 걸리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어렵다. 이제 무능한 정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

 

일본에서 핵사고가 일어난지도 벌써 한달 반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후쿠시마의 상황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우리 국민들 머릿속에서는 후쿠시마에 대한, 아니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한 생각과 긴장감이 조금씩 옅어져 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25주년이 되는 오늘을 되돌아보면 과연 후쿠시마에 대한 우리들의 망각이 이대로 진행되어도 좋을 것인지 되새겨 보아야 할 문제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얻을지는 우리의 판단과 결정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거듭된 정부 거짓말, 방사능 공포 키우고 있다.

 

국민들은 방사능에 불안하다. 그런데 정부는 계속 거짓말만 하고 있다. 국내산 시금치와 상추에서도 드디어(?) 방사능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되었다. 삼치와 고등어 등 국내에서 잡힌 어류 8종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지 하루만이다. 오늘은 또 어떤 것에서 방사능 물질이 나올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방사능이 검출된 상추와 시금치는 먹어도 될까? 생선은 또 어떨까? 우리 아이가 먹는 우유는 과연 안전할까?

 

국민들의 불안은 정부의 거듭된 거짓말 때문에 끝없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에 채소에서 검출된 방사능은 지난 7일 내린 ‘방사능 비’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6일 이례적으로 기자 브리핑을 통해 7일 내리는 비에는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일본에 비가 오기 때문에 대기중 방사능이 중간에 걸러지고 한반도에는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김무성 여당 대표가 나서서 방사능 비가 걱정되어 휴교령을 내린 진보성향의 교육감 등을 ‘불안을 조성하는 불순세력’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런데 우려했던 방사능 비가 내렸고 우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채소인 시금치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 우리 아이에게 시금치를 먹여도 과연 안전할까?

 

정상적인 정부였다면 국내외 기상 전문가들이 방사능 비를 우려했을 때 불순세력 운운하지 않고 방사능 낙진에 대한 대응책을 세웠을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유럽 각국은 당시 출하 예정이었던 채소류와 우유제품을 전면 폐기했었다.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었지만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당연한 조치였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방사능이 한반도까지 오지 않는다고 장담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결국 한국에도 방사능 낙진이 떨어졌고 당시 우유와 채소를 먹었던 아이들 중 갑상선 암환자가 발생하였다. 나는 이번 한국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그렇게 25년전과 똑 같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정상적인 정부였다면 당연히 방사성 물질이 채소류에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채소류 출하전에 방사성 검사를 하여 국민들의 불안을 줄여주어야 했다. 그랬다면 국민들이 전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채소류에 대한 불안은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적어도 하우스 재배를 통한 채소류까지 기피하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속수무책이었던 정부 덕분에 결국 하우스 재배 채소류를 포함한 모든 채소류에 대한 불신이 불가피해졌다. 당분간 야채가게를 찾는 손님이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의 잘못된 판단, 아니 의도된 거짓말이 국민들의 불안을 증폭시켰고, 결국 채소재배 농가들까지 피해를 입게 되었다.

 

정부의 거짓말은 일본 원전이 폭발한 지난 3월 11일 이후 한달 내내 계속 되었다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처음부터 믿기 어려운 편서풍 타령때부터 정부의 의도는 눈에 보였다. 일본에서 체르노빌급 사고가 나도 한반도에는 방사능 유입이 없을 것이라 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방사능이 누출되고 우리가 즐겨먹는 고등어와 삼치, 그리고 시금치와 상추 등에서 방사능 물질이 나오고 있다. 왜? 왜 정부는 안전조치를 하기보다 국민들을 속이기에 급급해 하고 있을까?

 

아마도 국내 원전에 대한 불안감과 거부감을 줄여보자는 얄팍한 계산이었을 것이다. 정부당국자들은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보다 원전의 미래가 더 걱정되었을 것이다. 원전의 안전신화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의 안전을 돌보는 것조차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되는 대목이다. 이는 일본 정부와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도 똑 같은 모습이었다. 일본 원전사고는 애초부터 7등급 레벨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 관방장관은 채소를 먹는 이벤트를 해가면서까지 원전 사고 규모를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도저히 수습이 안되자 4등급이라던 사고 수준을 5등급으로, 그리고 마침내 7등급으로 올렸다.

 

이제 정말 어찌해야 할까? 오늘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에게 시금치와 우유를 먹여도 좋을까? 정말 답답하다. 물론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매일같이 시금치를 60년간 먹어도 안전하겠지! 그러나 이 말을 과연 믿어도 좋을까? 시금치와 상추, 고등어를 한꺼번에 먹으면 어떻게 될까? 그럼 20년이면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인가? 공기중에서 흡입되는 방사능까지 합치면 안전성은 얼마로 줄어들까? 속 시원한 답이 없다.

 

물론 정부 당국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의 국민 불안과 불신이 정부의 잘못된 정보 전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불안을 줄이려면 정부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때에 공개하여야 한다. 그리고 원자력(핵) 마피아들의 입을 빌려 안전성을 말하지 말고 제대로 정신이 박힌 전문가를 내세워 현재 진행형인 원전과 방사능의 안전성 여부를 밝혀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정부의 말을 조금이라도 더 신뢰할 수 있고 국민들 불안도 줄어들 것이다.

 

단 한번의 사고로 후쿠시마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규모 3위인 강대국 일본 전체가 위기에 빠져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일본이 침몰할 것이란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단 한번의 사고로 전세계가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다. 이제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분명해졌다. 더 이상 원전의 안전신화를 고집하지 말고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하기 바란다.  신규원전 계획을 백지화하고 당장이라도 수명이 다한 고리원전 1호기부터 폐쇄하는 과감한 결단을 보여줄 때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 뉴스에도 고리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어두운 밤인데도 눈에 확 띄었다. “삼척시민 성금모아 원전유치 주모자 후쿠시마 핵 시설 견학 보냅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일본 원전사고를 보면서 핵발전소가 위험하다고 하는데 아직도 한국형 원전은 안전하다며 신규 원전유치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보고 하는 말이다. 그것도 신규원전 후보지 중의 하나인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절규이다.

 

가슴에 확 와 닿았다. 내가 매일 블로그에 기사를 쓰고 삼척 지역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백번 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구호이다. 매일 뉴스를 보고 들으면서도 아직도 원전 안전신화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오죽 답답해 보였으면 동네 사람들이 돈을 거두어 그들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지역으로 견학이라도 보내고 싶을까?

 

원전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핵발전소 폭발로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후쿠시마를 가보고 나서도 여전히 생각이 변하지 않을까? 물론 그들은 후쿠시마로 가지 않을 것이다. 성금이 아니라 웃돈까지 붙여줘도 절대 후쿠시마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을 것이다. 왜? 자기들 목숨 소중한 줄은 다들 아니까!

 

어제 이곳 삼척에서 처음으로 신규원전 유치 철회를 촉구하는 합동미사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날씨가 제법 추웠지만 참석자가 대학로 공원을 가득 메웠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1천개의 초가 모두 동이 났다. 2시간 30분간 진행된 미사와 촛불집회 내내 열기가 뜨거웠다. 참석자들 중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도 제법 있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가 떠올랐다.

 

이날 집회에는 삼척시민들과 함께 멀리 서울과 경주, 울진 등에서도 사람들이 참석했다. 다들 ‘핵없는 사회’를 바라기 때문에 먼 거리와 수고를 따지지 않고 하나의 마음이 되어 주었다. 참석자 중에는 민주당 최고위원인 정동영 국회의원, 민주노동당 대표인 이정희 국회의원, 진보신당 대표인 조승수 국회의원 등도 눈에 띄었다. 보통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와 달리 이날 집회에서는 정당 대표 연설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추운 날씨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촛불을 흔들고 노래도 따라 불렀다. 평소 정치인에 대해 호감이 별로 없는 나였지만 이날만은 이들이 몹시 고맙게 느껴졌다.

 

삼척시민들이 변하고 있다. 아니 국민들이 변하고 있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중학생들이 전시된 사진을 보며 내게 질문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원전요, 그거 절대 안돼요. 꼭 막아주세요.” 이게 2011년 4월 강원도 삼척주민들의 민심이요,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이다.

 

그런데도 몇 몇 정치인들만 원전이 안전하다며, 특히 한국형 원자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또한 모두가 반대하는데도 그들만이 신규 원전을 짓겠다고 야단이다. 이제 그만 정신을 차렸으면 한다. 진실은 결코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추운 날씨에 노인들과 아이들까지 길거리에 나 앉게 만드는 것이 정치가 아니다. 농번기에 농사일을 집어치우고 원전반대 싸움을 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가 아니다. 국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참 정치이다.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말고 이곳 삼척과 울진, 영덕을 포함한 신규 원전 후보지를 당장 해제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을 모색해 보자.


강원 삼척에서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교포와 기업인, 여행객에 대한 즉각적인 대피와 귀국을 포함한 방사능 안전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일본 핵발전소(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누출이 우려했던 대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미 후쿠시마 핵발전소 인근은 평소보다 6,600배나 되는 방사능이 검출되었고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일본 수도 도쿄까지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 외신들은 계속 방사능 수치가 극도록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고 이미 프랑스 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인근 지역은 물론 도쿄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에게 위험지역을 떠날 것을 권고하였고 영국과 독일도 잇따라 비슷한 대책을 촉구하는 등 각국 정부가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자국민들의 철수를 포함한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정부는 한반도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후쿠시마 지역을 제외한 일본내에 있는 수십만의 한국교포와 기업인, 그리고 여행객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있지 않다. 이제 일본 핵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피해는 물론 대형 참사는 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외신들은 이제 타월을 던지는 일(포기 선언)만 남았다는 표현까지 써 가며, 핵발전소 폭발로 인한 대형참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핵발전소 내에서는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수십명의 전문가들이 있고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만약에 있을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이미 간 나오토 일본 총리도 “최악의 경우 동일본이 박살나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일본의 상황은 이미 통제불능 상황으로 가고 있다. 더 늦기전에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의 안전 대책이 시급한 이유이다.

 

물론 일본정부가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일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일본정부의 지침을 따르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일본정부도 통제불능의 상황에 있고 총리실에서 방사능 수치와 인체에 미칠 위험에 대해 언급하지 말도록 지시하는 등 현재의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는 보도를 염두에 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프랑스는 핵발전소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이며 세계에서 핵발전소 보유수도 두 번째로 많다. 그만큼 핵이 얼마나 위험한 물질이며, 핵발전소 사고에 따른 방사능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프랑스 정부가 자국민의 대피를 포함한 안전대책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발표한 것은 그만큼 현재의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 핵발전소 사고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할 것이 아니라 당장 한국 국민들의 목숨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우선은 일본에 꼭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는 여행객들을 가능한 빨리 귀국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방사능 누출 위험지역과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꼭 필요한 인원은 방사능 누출에 따른 대피 요령을 정확히 숙지시켜서 체류하도록 하고 그 가족들은 가능한 빨리 귀국시켜야 한다. 총련계를 포함한 일본 교포들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별도의 안전대책 및 대피요령을 숙지시키고 원할 경우 한국내 장기체류를 포함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후쿠시마는 물론이고 방사능 낙진 가능성이 있는 도쿄를 포함한 일본 대부분의 지역에 대한 여행 금지 또는 제한 조치도 취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상황이 어려움에도 일본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에겐 상황의 심각성과 대피요령을 분명하게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요오드 등 방사능 피폭에 대응한 응급처방약을 지급하는 것도 고려대상에 넣어야 할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강진과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를 본 지역에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취재 기자들이다. 이들에게도 방사능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분명한 지침이 주어져야 한다. 사고 초기 폭발한 핵발전소 앞에서 방사능 피폭을 방지하기 위한 아무련 장치도 없이 보도를 하고 있는 기자를 보면서 안타까움에 혀를 찼던 적이 있다.

 

나는 일본 열도 전체가 위험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들만 살자고 우리 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일본 국민들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많이 받았고 대처 능력도 높지만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 않은 외국인의 경우 최악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판단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국 정부가 이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가 취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필자가 어제 다른 글에서 밝혔듯이 한국도 방사능으로부터 절대 안전지역이 아닐 수 있음을 고려한 국내 대책도 시급히 마련하여 전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기를 다시금 요청한다. 한국정부와 언론이 앵무새처럼 한국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지만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고 국제원자력 기구의 방사능물질 경보를 항공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화산재예보센터(VAAC)’는 “한반도 상공에도 방사능 위험가능성이 있다”고 어제(16일) 공식 경보했다. 이 기회에 한국정부와 언론의 책임있는 정보공개와 보도를 함께 요구한다.

 

최승국 / 시민운동가(녹색연합 전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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