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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바람에너질협동조합'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10.24 아! 명태, 그리고 방사능 오염!!

아! 명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생선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여라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단언컨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은 명태일 것이다.

명태는 내게 있어서도 가장 친숙한 생선이요,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반찬거리였다. 어렸을 때 내가 살던 동네는 동해안에서 10리정도 떨어져 있는 강원도 삼척의 조그만 산간마을이었다. 당시만해도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했고 화폐를 이용해 물건을 사기보다 물물교환이 성했던 시기라 우리 마을엔 늘 명태를 이고 물건을 팔러 오시는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싱싱한 명태를 무겁게 이고 와서 쌀이나 고추, 마늘 등 다른 먹을거리로 바꾸어 갔다. 그러다보니 우리집 밥상에는 집에서 직접 기르거나 야생에서 잡은 먹을거리 외엔 명태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맛있는 반찬이었다. 어디 반찬만이던가? 명태를 사서 좋은 놈을 골라 내장을 빼어내고 잘 말려 설날 차례상이나 조상님의 제사상에 명태포를 올리곤 했다. 그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와 형님이 제사를 대구로 모시고 갔음에도 우리집 제사나 차례상엔 늘 명태포가 빠지지 않는다.

명태의 쓰임새는 참 많다. 강원도를 여행하다 보면 겨울풍경 중 장관인 것은 황태덕장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태를 대관령의 강한 추위와 바람에 얼리고 햇볕에 녹이기를 반복해서 만든 황태는 서울을 비롯해 도시사람들의 별미 황태국이 된다. 황태국보단 못하지만 명태를 말렸다 국을 끓여 내놓는 북어국도 전날 술한잔 얼큰하게 마신 이들에겐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어디 그뿐인가? 얼리지 않은 싱싱한 명태로 끓인 생태찌개는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사람받는 메뉴 중 하나일 것이다. 나도 식당에 가면 가장 많이 주문하는 음식이 생태찌개였다. 그리고 냉동명태를 이용한 동태찌개도 생태찌개의 시원한 맛엔 조금 못미치지만 한끼 식사의 주 메뉴로 전혀 손색이 없다. 그리고 명태의 알과 내장을 이용해 끓인 알탕도 정말 맛있는 음식이며, 입맛이 없을 때 명란젓이나 창란젓 한 숫갈을 밥에 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 이처럼 명태는 한마디로 국민생선으로 자리 잡았다.

명태의 쓰임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명태는 고사를 지낼 때 빠짐없이 등장하여 잡귀를 쫒는 역할까지 한다. 우리 풍습에 중요한 일이나 큰 고민거리가 있을때면 고사를 지내곤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새해 초마다 시산제를 지내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풍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가는 사람들은 풍어와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또한 새로 사무실을 내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그리고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잡귀를 물리쳐달라는 고사를 지낸다. 이럴때마다 꼭 등장하는 것이 명태포이다. 온몸에 실타래를 감고 두 눈을 부릅뜬 명태포가 잡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일까!

이러다보니 명태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명태를 주제로 한 노래까지 생기게 되었다. 바로 그 유명한 강산에와 오현명의 ‘명태’이다. 강산에는 명태란 노래를 통해 명태의 쓰임새를 정말 잘 설명해주고 있고 또한 고마움까지 잘 담아내고 있다.

“명태 음하하하하 예∼피가되고 살이되고 노래되고 시가되고 약이되고 안주되고 내가되고 니가되고 그댄 너무 아름다워요∼ 그댄 너무 부드러워요 그댄 너무 맛있어요∼ 감사합니데이∼....,”

이제 명태는 단순한 생선이 아니라 우리 문학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에게 사랑받던 명태가 이제 우리 밥상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고 기피대상 1호 생선이 되어가고 있어 정말 가슴 아프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것 같던 명태가 왜 갑자기 이런 신세가 되었을까?

바로 방사능 오염 때문이다. 2011년 3월 11일 거대한 쓰나미가 일본 후쿠시마를 강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던 일본의 핵발전소가 연이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가 일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후쿠시마에서는 끊임없이 방사능에 오염된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들고 이 영향으로 일본은 물론 러시아 근방에서 잡히는 명태까지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는 것이다.

육식을 하지 않는 나는 생선을 매우 좋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2가지를 꼽으라면 생태찌개와 생선회이다. 생선회는 아무래도 비싸기 때문에 결국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은 생태찌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내가 2013년 초부터 명태로 만든 음식을 일체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명태가 우리가 먹는 식품 중에서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인 2011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결과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검출된 총 132건의 수산물 중 명태가 52건이다. 방사능이 검출된 전체 수산물 중 무려 40%에 육박하는 단일 품종이 명태인 것이다. 물론 이 통계를 근거로 모든 명태는 위험하다고 판단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결과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전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실태를 확인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일본에서 잡히는 명태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잡은 명태는 과연 안전할까? 안타깝게도 한반도 주변에서는 더 이상 명태가 잡히지 않는다. 일본산을 제외한 명태의 경우 대부분 러시아 수역에서 잡히는데 후쿠시마 주변의 해류 흐름을 고려하면 러시아 수역도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정부의 자료에서는 일본산 수산물 이외의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검사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민간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러시아산 냉동명태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사례가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일본산 생태만이 아니라 한동안은 모든 명태를 먹지 않는 것이 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후쿠시마로부터 시작된 재앙은 우리밥상에서 명태만 앗아간 것은 절대 아니다. 모든 바다에서 잡히거나 채취하는 수산물을 의심하게 하고 있고 명태와 함께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성악가 오현명의 가곡 명태도 이젠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카아∼∼∼)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짝짝 짖어지고 내 몸도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가 사라지면 우리 문학의 일부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정말 슬픈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꿈을 꾼다.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던 명태가 시를 쓰던 가난한 시인의 안주로, 일상의 삶에 지친 직장인들의 점심 밥상의 생태찌개로 다시 돌아오는 꿈’을 꾼다. 방사능 공포로부터 벗어나 명태가 다시 국민생선으로 되돌아오는 날 나의 밥상도 풍성해 질 것이고, 우리 정서도 그만큼 여유로워질 것이다. 명∼태, 음하하하하!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