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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 힘들게 한해를 보냈기에 올 한해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두들 새로운 희망과 각오로 한해를 계획하고 계시리라 봅니다. 저 또한 많은 생각을 하며 한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2010년은 무엇보다 진실이 거짓을 이기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각종 거짓이 진실을 가리고 힘을 얻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녹색’ 분야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녹색성장, 기후변화 정책, 원자력, 4대강사업 등 숱한 내용들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하나같이 거짓 녹색이 참 녹색을 가리고 기세를 부렸던 형국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을 혼동시키며 마치 녹색성장의 전도사인양 하지만 대부분은 녹색으로 위장한 그린워시(녹색세탁)일 뿐이며 오히려 녹색세상으로 가는 길을 가로박은 훼방꾼에 불과합니다. 20년 가까이 녹색운동을 해 온 저로서는 참으로 화가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가 내세우고 있는 녹색성장은 4대강살리기사업으로 위장한 토목공사로 채워져 있습니다. 어떻게 강을 파헤쳐 생명을 죽이고 식수를 오염시키는 사업이 녹색성장이 될 수 있습니까? 지나가는 초등학생을 잡고 물어보아도 답이 뻔한 일을 대통령이 나서서 공권력과 국민 혈세를 동원하여 우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명박표 녹색성장의 또 다른 주인공은 원자력 사업입니다. 녹색성장기본법에 원자력 산업 육성을 끼워 넣었다가 커다란 반대에 부딪히자 그 내용을 뺀 적이 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명박 정권은 원자력에 대한 미련이 강했지만 대놓고 이것이 녹색성장 동력이라고 우기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원자력발전소 수출 계약을 계기로 이젠 대놓고 원자력이 무슨 대단한 녹색산업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에서 보듯이 원자력은 대단히 위험한 에너지입니다. 한번의 사고로 수십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고 그 피해는 수십년 뒤인 지금도 백혈병과 소아암 발생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세계적 흐름은 원자력은 결코 청정에너지나 녹색에너지가 아니라는데 이견이 거의 없는 셈입니다. 그런데 때 늦게 지금 원자력이 녹색이라 거짓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그렇습니다. 한국은 올해 선진 20개국(G20)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있습니다. 경제규모 또한 세계 10위권에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은 세계 9위를 차지하고 있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데 적지않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서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가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개도국이란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BAU대비 30%(2005년 대비 4%)를 2020년까지 감축하겠다고 감축목표를 내놓았습니다.

 

지난해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총회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줄다리기에 밀려 회의가 실패로 끝났기 때문에 한국의 이러한 입장은 별 저항에 부딪히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틈만 나면 선진국 운운하면서 아쉬울 때만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는 곧 국제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은 오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거짓과 허풍은 코펜하겐 총회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2번씩이나 연설을 하게 된 것에 고무되어 유일하게 2번 연설한 대통령이라느니, 녹색성장을 추진하는 한국의 위상이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는 등 찬사가 엄청나게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이명박뿐만 아니라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도 2번 연설을 했습니다. 연설 내내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자본주의를 비판한 그의 2번째 연설은 어떻게 평가 받아야 할까요? 한국만 2번 연설했다는 것도 거짓이요, 2번째 연설이 한국의 위상을 대변한다고 하는 것도 전혀 근거없는 거짓입니다. 2번째 연설은 기후회의에서 소규모 그룹인 EIG 그룹을 대표해서 연설한 것 뿐입니다. 최빈국(LDC)을 대표해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대표가 연설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거짓이 진실을 가리고 있는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시장 골목에서 어묵을 먹으면서 친서민 정책을 이야기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거짓된 모습이 언론에 여과없이 비쳐진 것이 지난해 우리의 모습입니다. 각종 탈법과 불법을 저지른 사람이 법질서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명박 대통령의 거짓된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연말에 삼성 이건희씨를 사면한 것도 법치를 강조하는 현 정권의 정책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처럼 뻔한 거짓말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진 한해가 2009년이었습니다. 물론 대다수 국민들은 그 거짓말을 믿지는 않았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이런 거짓말에 힘입어 이명박 정권의 지지도가 50%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새해에는 이 같은 거짓이 아니라 참된 녹색이 세상에 희망을 주도록 일해야겠습니다. 말로만 서민을 강조하면서 민생예산을 4대강 토목사업에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진정 서민과 민생을 챙기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공권력을 동원하기 위한 법치가 아니라 서민들 삶 구석구석을 살피는 법의 정의를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하늘을 뒤덮고 있는 거짓의 기운을 완전히 몰아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누군가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 누군가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거짓을 용서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거짓으로 국민을 기만하려는 자가 있다면 그 누구라도 단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힘찬 대열에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는 거짓된 자들에게 우리의 힘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니 선거뿐 아니라 일상에서 우리의 힘을 다양하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지난 해 말에서 발표한 환경분야 올해의 10대 뉴스가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함께 공유하고자 이곳에 올립니다. 지난해 10대 뉴스를 보면서 새해에도 녹색운동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거짓 녹색에 맞서 진정한 녹색이 승리하는 한해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각오가 더 커집니다. 새해엔 모든 시민들과 뭇생명들에게 희망을 주는 녹색운동을 힘차게 펼쳐볼 생각입니다. 네티즌들의 많은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전국 41개 환경단체 연대기구인 한국환경회의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09년 10대 환경뉴스’를 발표했다. 10대 환경뉴스는 뉴스의 상징성, 환경정책에 미친 영향, 사회적 파장과 중요성, 향후 환경문제의 발전과제를 내포하고 있는 사안들을 중심으로 선정되었다. 한국환경회의 소속단체들이 후보 선정에 참여했고, 동등하게 투표를 진행했다. 선정된 의제는 순위와 관계없이 시간 순서로 배정했다.

선정된 ‘10대 환경뉴스’는 1.환경파괴, 혈세낭비 4대강 사업 2.녹색성장기본법 추진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무력화 3.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그린벨트 해제 4.환경부, 국립공원 케이블카 규제완화 시도 5.석면 공포 현실화 6.신종 인플루엔자 강타 7.올레길 둘레길 서울성곽길 등 걷기문화 확산 8.편법과 탈법의 온상, 골프장 사업 9.지리산댐 재추진 10.COP15 합의안 도출 실패,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의지 미흡 등이다. 10대 환경뉴스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경주 방폐장 부지 지질안정성의 문제점, 체세포 배아복제와 존엄사 허용 법원판결 그리고 2010년 중고등학교 교과서와 지도서의 재생종이 출판 등도 주목받았다.

2009년, 한국 사회 주요 환경 키워드는 ‘4대강’, ‘녹색성장’, ‘코펜하겐’, ‘규제완화’, ‘바이러스’, ‘걷기’ 등이었다. 정리하면,

하나. 올 6월, 역사상 유례없는 4대강 개조사업의 마스터플랜이 공개되었다. 대통령의 반성과 사과로 잠잠해진 ‘한반도대운하’ 논란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재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속전속결로 진행된 4대강 사업은 위헌과 위법 논란 속에 국민 저항에 부딪혔다. 바로 이 시각에도 국회는 ‘4대강 예산’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MB 핵심 의제인 4대강 사업은 한 치 타협의 여지없이 강경하게 국회를 냉각시켰다. 내년도 8조6천억 원의 4대강 예산 때문에 급식, 교육, 보건의료, 장애인 지원 등의 민생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 4대강 사업은 환경위기를 넘어 민주주의의 위기와 사회복지의 후퇴를 동시에 발생시킨 올해 최대의 환경뉴스였다.

둘. 이명박 대통령 임기 2년 동안, ‘저탄소 녹색성장’은 토건중심의 개발정책을 그럴듯하게 포장했다. 1월에 발표한 ‘녹색뉴딜사업’은 ‘녹슨 삽질’로 비판받을 만큼 토목산업과 대기업 중심의 신재생산업 육성이 주요 목표였다. 국무총리실 주도의 녹색성장기본법은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규정하는 해프닝 속에, ‘기본법 위의 기본법’으로 군림했다. 반대로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그 위상이 환경부 산하로 축소될 기로에 있다. 특히 4대강 사업은 녹색성장의 핵심 국책사업으로 청와대와 여당의 힘을 받아 추진되었다. 환경단체는 MB식 녹색성장이 ‘회색성장’이라며 비판했다. 그럼에도 녹색성장은 기업의 탄소배출과 신재생산업, 국민의 녹색 생활화를 전면으로 부각시킨 국가적 계기였다.

셋. 12월에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일주일’이라는 코펜하겐 기후변화당사국총회가 열렸다.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구속력 있는 포스트교토 합의문에 선진국과 개도국이 도장을 찍을 수 있을 지 관건이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한국은 기후변화의 ‘얼리무버(Early mover)’를 자처했지만, 온실가스 감축량은 불과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에 머물렀다. 전 세계 국가정상들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상승하는 것을 막자는데 동의했지만, 그 과제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한국은 2012년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를 유치하겠다고 공식 표명했다.

넷. 올 한 해, 16개 정부부처는 대대적인 규제완화 실적표를 만드는데 집중하였다. 정부는 기업에 애로가 되는 규제는 원칙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환경부는 2월에 “이미 그 가치가 훼손되었다면, 개발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기본 전제로 ‘환경규제, 4대 분야 86개 과제 대폭 정리’를 발표했다. 자연보전권역과 수도권 공장입지 규제완화, 상수원 주변 공장입지 규제완화와 자연공원법 규제완화가 ‘환경보전의 책임부처’인 환경부에 의해 직접 추진되었다. 환경부는 국립공원의 핵심구역인 자연보존지구에도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도심 허파인 그린벨트도 지속적으로 해제되었다. 또한 각종 규제완화 속에 골프장 사업이 전국적으로 난립하였다. 골프장은 편법과 탈법의 온상이 되었다.

다섯. 작년 광우병 사태에 이어, 올해 역시 석면, 바이러스, 걷기 등 국민들의 건강권이 주요한 의제였다. 석면 폐광산 주변의 주민들과 석면 공장 노동자들이 석면폐와 흉막반 등 석면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세계보건기구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베이비파우더, 여성용 화장품, 염전에도 발견되면서 석면 파동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석면특별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인플루엔자 피해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 국민 1/10 가량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국내 대책이 질책되었고, 백신 처방에서 빈부 간 불평등 문제도 제기되었다. 한편 지리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 서울 성곽길 등 걷기문화가 확산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선정된 10대 환경뉴스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환경파괴 혈세낭비 4대강 사업
- 녹색성장기본법 추진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무력화
-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그린벨트 해제
- 환경부, 국립공원 케이블카 규제완화 시도
- 석면 공포 현실화
- 신종 인플루엔자 강타
- 올레길 둘레길 서울성곽길 등 걷기문화 확산
- 편법과 탈법의 온상, 골프장 사업
- 지리산댐 재추진
- COP15 합의안 도출 실패,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의지 미흡


1. 환경파괴 혈세낭비 4대강 사업

“국민들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던 운하사업이 ‘4대강 살리기’사업으로 둔갑하여 진행되고 있다. 4대강에 22개의 보를 설치하고 준설작업을 벌이며 수천 년 동안 흘러온 강의 흐름을 바꾸는 이 사업이 고작 몇 개월의 작업 끝에 나온 마스터플랜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국가재정법, 환경영향평가법, 문화재보호법, 하천법 등 현행법을 무시한 채 진행되는 이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1만 여명의 국민이 참여하여 ‘4대강 사업 위헌위법심판을 위한 국민소송단’을 구성하고 강 유역별로 고시된 지방국토관리청의 하천공사 시행계획 및 실시계획에 대한 행정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부산대전전주 등 각 법원에 제기했다. 22조원이라는 막대한 4대강 예산마련을 위해 서민지원, 복지, 교육, 농어민지원 등의 민생예산들은 대폭 삭감하여 2010년 예산안 처리에 사회정치적 갈등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 녹색성장기본법 추진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무력화
올해 2월 입법 예고되어 국회 계류 중인 녹색성장기본법과 녹색성장위원회(이하 녹색위)는 환경, 사회, 경제부문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온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이하 지속위)를 무력화시켰다. 지난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김상희 의원은 법적 근거도 없는 녹색위가 법정기구인 지속위의 활동을 축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예산 또한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가 국회 입법권과 예산권을 침해하고, 국가재정법상 ‘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 ‘예산의 전용과 이용’ 조항 등을 위반한 것이다. 녹색성장기본법은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왜곡한다는 비판 속에, 기후변화, 에너지, 지속가능성에 관한 기본법을 통합하는 ‘기본법 위의 기본법’의 권한을 부여받았다. 또 사회약자를 보호하기보다 기업입장을 대변하는 측면이 강했다. 탄소세 도입을 철회하고, 기업의 조세부담 강화 조항을 삭제했다. 온실가스의 배출허용총량을 느슨하게 적용한 것도 산업계의 입김 때문이었다.

3.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그린벨트 해제
지난 1970년대에 농경지, 임야, 대지, 자연취락을 포함해 도시의 무분별 확산, 자연환경 보전이라는 취지로 그린벨트가 지정된 지 37년 만에 최대 규모의 그린벨트가 해제되었다. 2008년 9월 3일 국무회의에서 ‘개발제한구역 조정 및 관리계획’을 심의, 의결하면서 2020년까지 기존 해제 가능한 물량의 최대 30%까지 그린벨트 추가 해제를 결정했다. 이어, 2009년 3월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도권 보금자리 주택용으로 그린벨트를 80㎢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그린벨트 지역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평가도 없이 ‘기훼손지’, ‘보전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이라고 못을 박고, 각종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린벨트는 그 동안 수도권의 허파로, 완충지대로 수도권이 과밀팽창 방지하는 역할을 해 왔다. 때문에 그린벨트 해제,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신중해야하며, 앞으로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겨졌다.

4. 환경부, 국립공원 케이블카 규제완화 시도
지난 5월 환경부가 ‘자연공원법개정안’을 제출하면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가 다시 쟁점으로 올랐다. 환경부는 작년 말, 친환경 로프웨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국립공원 안에 케이블카 설치 규정 완화에 불을 당겼다. 이번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연공원 안 자연보존지구 내 케이블카 허가 길이가 기존의 2km에서 5km로 늘어나, 지리산 천왕봉, 설악산 대청봉에까지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해진다. 시민사회단체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으로 우리나라의 5%에 불과한 국립공원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인사 100인 서명, IUCN 서한 전달 등을 진행했고 12월 28일 현재 지리산·설악산·북한산 봉우리에서 77일째 1인 시위 등을 전개하고 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도는 ‘과연 환경부의 존립근거가 무엇인지’ 되묻는 상징적인 환경현안이었다.

5. 석면 공포 현실화
지난해 석면에 의한 폐질환,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의 심각성을 인식해 ‘환경보건법’이 제정되었고 올해 3월부터 본격 시행되어 환경보건위원회구성과 시행규칙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홍익어린이집 석면노출, 여성화장품과 베이비파우더의 석면 검출, 각종 공사현장에서의 석면발생 등 환경보건법이 시행되었어도 석면공포는 전국에 확산되었다. 여성 화장품과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검출된 석면에 대해 식약청 검사결과, 제품 판매중지와 회수명령을 내렸으나, 이미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은 놀람과 공포로 해당 회사를 상대로 피해보상청구를 하기도 했다. 철거공사현장에서 발생되었던 노동자들의 석면피해를 막기 위해 8월부터 노동부가 새로운 석면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석면 공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또 11월에는 전국 주요 염전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6. 신종 인플루엔자 강타
신종 인플루엔자(이하 신종플루)가 지난 5월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한 뒤 208개국에서 총 9,596명의 사망자(11월 기준, WHO 보고)가 발생했다. 신종플루는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생긴 기존에 없던 호흡기질환으로 질병 확산의 속도가 빨라 학교, 직장, 군대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의 2차 감염에 대한 불안이 크게 확산되었다. 국내에서도 지난 8월 15일 최초 사망자가 발생한 이래 사망자 수가 117명으로 급격히 늘어났고 하루 감염자 수만 만 명에 이르렀다. 정부는 취약계층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개인위생관리에 철저히 신경 쓰기를 당부했다. 신종플루로 각종 행사가 취소됐고 휴교하는 학교가 속출했다. 정상적인 단체생활은 위협받았고, 한국사회는 전염성 질환에 얼마나 취약한 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집단 사육되는 가축으로부터 발생하는 신종 전염병이 계속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축산업과 육식문화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7. 올레길 둘레길 서울성곽길 등 걷기문화 확산
걷기열풍은 올해도 불었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서울성곽길 등 걷는 길은 전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걸으면서 건강을 살피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생태를 체험하는 생태관광 역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착한여행, 생태관광, 책임여행으로 불리는 대안여행은 여행을 통해 해당지역의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기 때문에 대규모 관광으로 인한 환경훼손, 공동체 파괴를 지양하고 있다.

환경부 등 정부에서도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생태관광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소통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이익이 지역사람들과 생태계보호에 돌아갈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또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등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걷는 길을 조성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운영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일에는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 편법과 탈법의 온상, 골프장 사업
골프장 문제가 연말까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 골프장로부터 금품을 수수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동희 안성시장 또한 현재 골프장 사업으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다. 인허가를 둘러싼 문제는 올 3월 안성 미산 골프장 사업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미산 골프장에 대해 부실한 입목축적 조사를 지적하며 부결결정을 내려 인허가를 취소한 것이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재임기간 3년 동안 경기도 관내 골프장 건설 인허가 건수와 면적 또한 새로운 이슈로 제기 될 만하다. 무려, 32개(468홀) 골프장, 면적으로는 2천392만㎡, 여의도면적(290만㎡)의 8.3배를 골프장으로 허가했다. 골프 지사라 불릴만하다. 강원도 지역에서도 골프장 사업은 뜨거운 현안이다. 홍천 구만리 골프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사전환경검토서를 부실하게 작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관련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기는 횡성 섬강 골프장, 원주 여산 골프장 또한 마찬가지다. 인허가를 둘러싸고 불법행위가 공공연하고,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는 편법이 동원된다. 골프장 사업이 각종 편법과 탈법의 온상이 된 것이다. 현재 280여개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추가로 122개소가 건설예정이다.

9. 지리산댐 재추진
2001년 여론의 반대로 백지화 되었던 지리산댐이 2009년 6월 낙동강유역종합치수계획에 포함되어 재추진되고 있다. 이는 4대강 사업 중 낙동강 사업의 일환으로 진주 남강댐 수위를 높여 부산경남 식수원으로 하겠다는 계획이 지역주민들의 심한 반발에 부딪치자 국토부가 지리산댐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지리산댐 건설시 천혜의 원시림인 칠선계곡 하부가 수몰됨으로서 인근지역의 생태계 교란이 예상된다. 수몰예정지 휴천면 용유담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이곳만은 지키자’에 선정할 정도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계곡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11월,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결과 발표 자료에 의하면 임천강(용유담)은 지리산 반달곰의 중요한 생태이동통로이어서, 댐을 건설하게 되면 이동통로가 단절되어 반달가슴곰 서식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주민의 의견을 묻는 공론화의 장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지리산댐 건설계획이 지리산 주민의 삶터 수몰로 인한 공동체 파괴, 농사피해, 유형무형의 인문, 자연자원 수몰 등, 지리산의 생명들을 위협하고 있다.

10. COP15 합의안 도출 실패,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의지 미흡
2009년 12월부터 2주간 진행된 15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 정치적 선언문 수준인 ‘코펜하겐 합의문’에서는 1)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이내 유지 2)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숲의 보전 3) 선진국의 기후변화대응 지원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코펜하겐 합의문으로는 증가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제어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2005년 대비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4% 감축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는 한국이 지구온도 상승에 미친 역사적 책임량이나 감축능력을 고려할 때 너무나 미미하다. 게다가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방안이 원자력에너지 확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12기 추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겨울철 전력소비가 피크를 치고 있어, 공급 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전환이 시급히 요구된다.

2009년 12월 28일
한국환경회의
Posted by 최승국

전 세계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던 코펜하겐 기후회의는 구속력 있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애써 평가하지만 이에 동의하는 국가나 지도자들은 거의 없다. 기후 위기를 알리는 시계는 계속 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 도출은 1년 뒤에 열릴 멕시코시티 총회로 미루어졌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다음 회의에서도 기후위기를 해결할만한 근본적인 합의에 이를 것이란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 그를 위한 분명한 담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국이나 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번 회의를 실패 또는 재앙으로 규정하고 있고 수단 대표는 이번 회의 결과가 홀로코스트(대학살)나 마찬가지라고 강력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반해 한국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자체 목표 이상을 달성했다고 스스로 만족해하고 있다. 정부가 염려했던 선진국 수준의 의무감축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온실가스감축 등록부 설치 제안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중간 다리역할도 어느 정도 수행하면서 협상장에서의 한국의 위상도 조금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진정한 성공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당연히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근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어야 한다. 결국 한국은 녹색성장으로 포장된 녹색세탁(그린 워시)을 통해 세계인의 눈을 잠시 속일 수 있었을지 모르나 그 때문에 위기는 더 심화되고 있다.

인류전체와 지구 생태계의 생존을 놓고 논의하는 기후회의장에서 4대강 사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여는 추태를 보인 것이 한국정부이다. 한국정부가 내놓은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 감축하는 수준으로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전 세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씨 이상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막아야 된다는데 합의했지만 현재 각국이 내놓은 모든 감축목표를 다 달성한다 해도 지구 온도는 3도씨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이 이러한 위기 상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중국 등 모든 국가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하기 전 한국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2005년 대비 25% 감축요구가 결코 지나친 것이 아님을 정부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코펜하겐에서 기후회의가 열리는 동안 한국의 전기사용량은 최고 기록을 거듭 갱신했다. 정부가 기후회의에서 말장난을 하고 있는 동안 한국의 상황은 정부 정책이 얼마나 현실성이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에너지 사용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수요관리를 하지 않고 원자력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성장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한 한국에서의 에너지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2012년 기후회의를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환경관련 국제회의 유치가 의미있는 일이 되려면 그만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4대강 토목사업과 원자력 발전 등을 녹색성장으로 포장하여 세계인의 눈을 속이려 한다면 2012년 한국은 국제사회의 망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려면 녹색세탁이 아닌 제대로 된 녹색 비전과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이번 코펜하겐 기후회의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이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코펜하겐 기후회의가 큰 성과없이 끝났다. 회의 성과와 상관없이 한국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총회에서 2번 연설을 한 것을 놓고 그 의미를 부여하느라 요란한 듯 하다. 대부분 언론들은 이명박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이번 총회에서 2번 연설을 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명확한 오보이다.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도 2번의 연설을 하는 것을 전세계인이 함께 지켜보았다.

 

            <2번 연설을 한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연설 후 기자회견 장면>

볼리비아 대통령이 2번 연설을 하게 되었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전세계로 생중계되었음에도 한국 언론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명박 대통령 예찬에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남미의 좌파 대통령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2번 단상에 올라 연설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랄레스 대통령은 2번 모두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기후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변하면서 기후변화를 막기위해서는 자본/제국주의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데서 이명박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가 자평한 것처럼 한국의 녹색성장에 공감하여 이명박 대통령에게 2번 발언 기회를 주었다면 볼리비아 대통령에게 주어진 2번의 기회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결론은 2번 발언을 한 것은 한국의 녹색성장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 두 번째 연설은 기후총회에서 소규모 그룹인 EIG(환경건전성그룹)을 대표해서 발언한 것이다. 마치 LDC(최빈국 : 가장 가난한 국가 그룹) 국가들을 대표해서 한 아프리카 대통령이 발언을 한 것과 같다. 그것은 이번 총회에서 각국 대표단 연설과는 별도로 협상에서 발언권이 약한 소 그룹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부여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이 속해있는 EIG 그룹에 속해있는 나라들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스위스, 멕시코,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한국 등 5개 국가가 그것이다.  하나 같이 기후회의에서 중심이 되는 나라가 없다. 그동안 기후총회에서는 EIG 그룹의 활동이 워낙 미미하여 박쥐라는 별칭이 붙어 다닐 정도였다. 그만큼 한국이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주요언론들은 MB어천가를 부르며 이명박 대통령의 2번 연설이 마치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참으로 민망하다.

 

청와대가 특별히 이명박 대통령의 2번 연설의 의미를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호응이라고 했다는데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번 총회에서 주요 쟁점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이견이었다. 때문에 각 국가의 감축목표나 정책은 논의 대상 자체가 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 총회가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합의에 실패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언론은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회와 관련하여 한국 언론들은 숱한 오보를 연발하면서 한국 언론의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 그 중 대표적 사례의 하나가 이번 연설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코펜하겐을 비롯하여 유럽은 지금 폭설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비행기가 결항하고 기차를 비롯한 교통이 마비상태에 있다. 때문에 필자도 귀국을 하지 못하고 코펜하겐에 발이 묶여 있다. 미국에서도 폭설로 많은 피해가 있다고 한다. 지구 기상이 점점 위기의 징후를 경고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각국 지도자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말로만 "No more talking, act now!" 를 외치지만 막상 아무도 더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한국도 녹색성장을 외치지만 결국은 녹색으로 치장은 그린워시(Green wash)에 정신이 없다.

제발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에 나서기 바란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가 2틀밖에 남지 않았으나 이미 모든 면에서 실패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러질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상황으로 가고 있고, 수준 이하의 총회 운영으로 모든 참가자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코펜하겐 회의가 시작된지 10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차이는 점점 커져가고 있고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도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협상 대표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늘과 내일 열리는 110여개국 정상들의 모임에서 극적인 타결이 이루어지는가에 있다. 그러나 누구도 그 결과를 낙관하지 않는다. 처음 총회가 열리면서 최소한의 기대수준이었던 정치적 합의 수준도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아직 약간의 희망은 있지만 회의는 어떤 형태든 내년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만큼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기회는 적어지고 기후재앙의 가능성은 높아지게 되었다.

 

총회 운영면에서는 그야말로 형편 없었다. 애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4만명 정도의 참가자가 등록하면서 총회장인 벨라센터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필자가 앞의 글에서 지난 월요일 등록을 하는데만 10시간 30분이 걸렸다고 밝힌 적이 있다. 둘째 날에는 이미 등록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줄을 거서 회의장에 들어가는데만 오전을 다 소비했다. 그것도 별도의 출입카드를 지닌 사람에 한해서였다.

 

그리고 셋째날인 수요일에는 또 다시 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오전에 NGO 행사장인 클리마 포럼에 들였다 벨라센터에 갔을 때는 NGO 대표단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했기 때문이다. 회의장 소란 등을 고려하여 회의장 출입을 7천명으로 제한했다고 한다. 어제 이용했던 별도의 카드(세컨드리 카드)도 무용지물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아예 벨라센터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극소수의 시민단체 대표자들에게만 별도의 배지를 나누어주었고 그들에 한해서만 행사장 출입이 허용된다고 발표했다. 결국 이곳에 온 대부분의 시민단체, 기업체 대표자들은 각국 대표자 연설과 정상이 있는 오늘과 내일은 총회장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오후(현지시간) 3시에 한국대표 연설을 할 예정이라 한국 시민단체들은 나름대로의 대응 캠페인을 준비해왔지만 벨라센터 부근에 접근이 차단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기력감을 넘어 비애감마저 들고 있다.

 

전세계에서 기후위기를 구하는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수백만원씩의 비용을 내고 참가한 수만명의 대표단에게는 이번 총회는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과 운영면에서 절망의 연속이었다. 유엔의 파행운영에 대한 실망과 분노만 높아지고 있다. 유엔이 이렇게 무기력하고 무책임하다는 것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관계자들은 물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이번 총회의 파행에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아직 희망의 끈을 완전히 놓고 싶진 않다. 오늘과 내일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반전을 기대한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운명이 지금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회의 때문에 갈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수만명의 대표단이 참여하는 이번 총회 운영이 그간 15차례 회의중에서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14일(월요일) 총회 참석을 위해 회의장을 찾은 수천명의 대표단의 발을 하루종일 꽁꽁 묶어놓은 데서 출발한다.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날씨 속에 지난 주 금요일과 주말에 도착한 수천명의 사람들이 이른 새벽부터 등록을 위해 회의장을 찾았지만 운영 미숙으로 인해 수백명의 사람들이 10시간 이상을 회의장 밖에서 추위에 떨다 저녁 6시까지도 등록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필자도 지난 토요일 밤에 코펜하겐에 도착했고 일요일에 등록을 받지 않았기에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지만 등록을 겨우 마친 시간은 오후 7시였다. 무려 10시간 반이나 추위와 배고픔에 떨어야 했고, 화장실조차 맘대로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필자기 기후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7번째인데 이렇게 엉망으로 행사를 진향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모로코나 인도와 같은 저개발국에서도 회의가 열렸지만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 이번 행사는 최악이라고 표현하기에도 부족했다. 한마디로 국제회의라고 말하기 창피할 지경이었다.

 

회의가 덴마크에서 개최하니 그 책임이 덴마크에도 일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후회의가 열리는 행사장은 모두 유엔에서 직접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치외법권 지역이나 다름없다. 다시 말해 모든 관리와 책임은 유엔에 있다. 결국 오늘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것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고 그 책임은 반기문 유엔 총장에게 향할 공산이 커졌다.

 

밖에서 10시간씩이나 떨고 있던 모든 대표단들은 유엔의 형편없는 처사에 분노했고 많은 사람들이 반기문 총장의 무능력을 지적했다. 하루 종일 기다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외친 구호는 아주 단순했다. “Let us in. UN, Shame on you!" 단 두마디였다.” “회의장에 들여보내 달라, 유엔은 부끄러운 줄 알라!”

                    <오전 8시에 시작된 줄이 오후 4시 반이 지나도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이렇게 10시간씩 밖에서 떨다 되돌아간 사람들 중에는 각국의 기자단과 정부 대표단도 대거 포함되어 있다. 그들도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입장을 요구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한국에서 결합한 환경부 출입기자 5명도 그렇게 10시간 이상 발이 묶여 취재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유엔이 초청한 각국 대표단도 발이 묶여 오늘 회의에 참석할 수조차 없었다. 나와 같은 시민단체 인사들도 어렵게 자비를 들여가면서 회의에 왔는데 결국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추위와 싸우며 유엔의 행태에 분노를 느껴야 했다.

 

그들 모두는 분노했고 반드시 오늘의 일을 문제제기 할 것이라 했다. 기자들은 펜으로 전세계에 유엔의 무능력을 비판할 것이고, 정부 대표단과 시민단체 대표단은 각각의 방식으로 항의를 할 것이다. 내가 오늘 블로그에 기사를 쓰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마감 시간이 훨씬 지난 7시에도 등록 창구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나는 기다리면서 몇 몇 대표단과 현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한테 오늘의 책임을 누가 져야하는지를 물어보았다. 모두들 하나 같이 그 책임은 유엔이 져야한다고 했다. 만약 유엔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손해배상 청구까지 감행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몇 몇은 꼭 찍어서 반기문 총장의 무능력을 비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충분히 예상했으면서도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토요일 등록을 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시위를 염려해 등록을 거부했으며 일요일은 아예 휴무를 실시했다. 기본적으로 기후회의는 2번째 월요일부터 정점을 이루기 때문에 주말과 일요일에 대거 대표단이 들어올 것을 고려한다면 이틀 모두 최소한 등록만은 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유엔은 안일하게 대처하다 오늘 같은 참상을 빚고 만 것이다.

주말에 등록을 받지 않았다면 월요일 등록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했다. 등록 창구를 늘이고 사람들을 추가배치하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빵과 커피라도 대접해야 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말 최악이었다.

아니, 더 근본적으로는 이번 회의의 중요성을 감안해 수용력이 더 큰 회의장을 잡거나 아니면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제한했어야 옳았다. 그렇지 않고 수용능력보다 훨씬 더많은 사람들의 참가신청을 허락해놓고 이제와서 수용력 운운하며 입장을 거부하거나 늦추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모두들 수백만원씩 비용을 들여서 이곳까지 왔는데 회의장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 또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반기문씨가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사태를 보면서 그의 리더십에 근본 문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유엔 사무총장 맡기에는 능력이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작은 사항을 보고 침소봉대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의 사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은 기후총회 15년동안 최악의 참상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당연히 최고 책임자인 사무총장이 지는 것이 마땅하다.

 

결국 한국이 낳은 세계적 인물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운명은 이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나는 그가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다. 자신의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당당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가 책임을 지는 방식은 자리를 물러나는 것도 있겠지만 이번 총회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할 분명한 합의를 끌어내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그의 추락한 리더십을 회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방안을 선택하든 그의 진정성이 묻어난다면 세계인들은 그를 다시 신임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의 재선은 이미 물건너 가 버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불명예 퇴직하는 한 지도자의 모습을 또 지켜보아야 하는 불행한 국민이 될 것이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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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2012년 열릴 예정인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한국에서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환경관련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것 자체야 환영할만한 일일 수 있으나 한국정부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정부가 앞 다투어 각종 국제회의와 국제행사를 개최하지만 그 행사에 걸맞는 수준의 내용을 전혀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 총회이다. 한국은 람사르 총회를 개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사서 습지보전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그들이 한 것은 4대강을 포함한 대규모 습지를 파괴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새만금 갯벌매립, 송도갯벌매립으로 이미 엄청난 습지가 사라졌고 4대강 사업으로 107개의 습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환경올림픽이라는 람사르 총회 개최국으로써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환경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세계자연보전총회을 2012년 제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자연보전총회를 개최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총회가 개최될 제주의 서귀포 앞 강정마을의 아름다운 연산호 군락지는 해군기지 건설로 심각한 훼손이 불가피하며,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설악산, 북한산 등에 대규모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환경올림픽을 유치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이번에 정부가 나서서 유치하고자 하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이하 기후회의)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기후회의가 열리는 이곳 코펜하겐에는 1만 5천명의 대표단이 참여한 가운데 총회가 열리고 있고 2012년 만료될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열기가 뜨겁다. 지난 일요일엔 5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 기후위기를 극복할 합의를 반드시 만들어낼 것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18일 열리는 정상회의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전세계 110개국 정상들이 참여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올 예정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한국정부가 내어놓을 전략과 카드는 참으로 옹색하기 짝이 없다. 2050년까지 1990년대비 50%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지구의 기온이 파국을 막는 마지노선인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씨 이상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진단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요 선진국들은 1990년대비 40% 이상을 2020년까지 감축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정부가 가지고 있는 패는 2020년까지 2005년대비 4%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목표는 1990년 대비 91%나 증가한 수치이다. 정부가 이 수치를 내놓은 근거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라는 데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 세계 9위 국가이며, 내년에 선진 20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나라,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나라인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 수준의 온실가스 감추목표를 내놓는다는 것을 누가 동의할 수 있겠는가? 동의여부를 떠나 지구 전체의 생존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노력은 하지 않고 무임승차를 하겠다는 정부의 태도가 윤리적으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이러고도 기후회의를 한국에서 유치하겠다고 한다. 녹색운동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기후회의 유치 자체를 반대할 생각은 없다. 더구나 2002년 남아공에서 열린 지속가능한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 이후 필자를 포함한 녹색운동가들이 2012년 열릴 WSSD 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심도깊게 논의한 바도 있다. 이 같은 환경회의 유치가 한국의 환경보전 정책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람사르 총회 유치 노력을 할때도 한국의 환경단체들은 한국정부가 총회 개최국의 지위에 걸맞는 노력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는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국제행사 유치는 말 그대로 행사에 그치고 환경 정책은 훨씬 후퇴하고 말았다. 환경보전 의지가 없는 환경행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미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가 한국에서 열리기로 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대규모 환경 관련 회의를 한국에 유치하려하고 있다. 나는 한국정부에게 분명하게 요구한다. 2012년 기후회의를 유치하려면 총회 의장국의 면모에 걸맞는 온실가스 감축 의지부터 천명해야 한다. 인류와 자연생태계 전체의 운명이 걸린 이번 코펜하겐 총회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합의를 이루어내는데 한국정부가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 현재 제시된 4% 감축안으로는 어림도 없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2005년 대비 25% 감축 수준의 입장을 천명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반환경적인 개발정책들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4대강 죽이기 사업이 기후변화를 방지하는 사업으로 둔갑되어 있고 원자력발전을 통해 녹색성장을 하겠다는 터무니없는 발상을 걷어치워야 한다. 그리고 나서 당당하게 녹색성장을 주장하고 당당하게 총회 개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

 

다시금 분명히 말하지만 기후회의 유치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온실가스 감축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한 조치없이 총회만 유치하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될 뿐이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
처장

Posted by 최승국

기후회의가 중반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본 게임은 오늘부터다 시작이다. 지난 1주일동안 의장이 제시한 초안과 각 분야별 작업반이 물밑에서 작업한 내용을 바탕으로 오늘부터 진검승부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곳에 도착하여 이틀밤을 보냈지만 아직 시차적응이 안되어 새벽 3시에 일어나 원고를 쓰고 오늘 일정을 모두 챙겼으나 아직 6시가 채 안되었다. 이 참에 고국에 있는 독자들께 코펜하겐의 열기를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잠시 전해드린다.

                      <코펜하겐의 상징인 '인어 공주'>

어제는 회의가 열리지 않아 시내를 둘러볼 수 있었다. 토요일에 5만명 이상(주최측 10만)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가 거리를 휩쓸고 지나간 뒤라 일요일 거리는 한산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날씨도 은근히 추우니 거리에 나서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내 생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
 

                        <한 기업에서 설치한 서명운동 광고>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코펜하겐에서 진행되는 기후변화 총회의 열기는 일요일에도 식지 않았다.

      <숙소 옆에 있는 인어공주 동상 앞에서 기후행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곳곳에서 기후위기를 알리고 협상타결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었고 시내 곳곳에는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번 기후회의를 계기로 온실가스 배출의 트랜드를 바꾸자는 현수막>


             <대형 교회에 걸린 기후정의 현수막, 이번 회의기간동안 교회와 성당의 참여가 돋보이고 있다>

관공서, 교회, 상가 등 가릴 것 없이 기후열기로 가득했다.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 탄소의 부피는?>


그리고 시내는 자전거를 탄 사람들로 붐볐고 백화점 앞에는 세워진 자전거가 헤아일 수 없을만큼 많았다. 덴마크가 왜 자전거 이용율이 세계 1위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4대강사업에 자전거 도로를 내면서도 정작 시내 교통대책에 자전거 관련 정책이 아직도 걸음마 단계인 한국과는 너무나 비교가 되었다.

 

                     <중심가에 있는 백화점 앞에 세워진 자전거 행렬>

이제 앞으로 5일이 중요하다. 모두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자국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번 총회에서 의미있는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높다.

               <WWF가 진행하는 캠페인, 얼음 공룡이 녹고 있다>

한국도 경제력과 온실가스 배출 규모에 비해 책임있는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1주일 뒤 참담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모두 각자의 욕심을 내려놓고 인류와 지구생태계를 위한 결단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승국

 

Posted by 최승국

코펜하겐의 열기가 겨울의 추위를 녹일만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인류와 지구생태계의 운명을 결정할 제15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110개국 정상이 참여하고 대표단 규모만 무려 1만5천명에 이른다. 한국도 정부와 시민단체, 기업을 대표해 300여명이 참여한다. CNN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총회가 열리기 1주일 전부터 앞 다투어 코펜하겐과 기후변화 관련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세종시와 4대강사업 뉴스에 파묻혀 기후회의와 관련된 소식은 일부 언론에서만 접할 수 있고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시작된 기후위기가 마치 남의 일처럼 여겨진다.

왜일까? 정말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한국에서는 예외적인 일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한반도에서의 기후변화 속도는 전세계 평균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지난 한세기동안 전세계의 평균기온이 0.74도 상승한 반면 한반도의 기온은 1.5도나 높아졌다. 4계절이 뚜렷했던 기후는 이제 봄과 가을이 거의 사라진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한반도 주변의 생태계가 바뀌고 여름철 바다는 해파리가 점령해 버려 해수욕조차 즐기기 어렵게 되었다. 생활속에서 기후변화를 실감할 정도로 심각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너무 태연하다. 워낙 대형 현안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정부가 기후변화와 관련 제대로 된 정보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총회를 앞두고 요란한 녹색성장 구호와 함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했다.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1990년 기준으로 본다면 91%나 증가한 수치이다. 온실가스 배출 세계9위, 경제규모 15위, G20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는 너무도 부끄러운 목표치이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높아져서는 안된다. 따라서 이번 총회에서 합의될 의정서에는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중기 감축목표와 함께 각국의 감축목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의 감축목표는 1990년 대비 40%는 되어야 한다.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라며 91%나 증가한 수치를 내놓으며 녹색성장의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허세를 부리는 모습이 참으로 민망할 따름이다. 이러니 국민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낄 수가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도 엄중하다. 현재 각국이 내놓은 감축목표를 모두 달성한다고 해도 지구의 온도는 3.5도 상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정말 기후재앙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실랑이를 벌일 여유가 없다. 더 늦으면 그만큼 위기는 심화되기 때문이다. 유엔 기후협약 사무총장의 말처럼 이제 더 이상 형식적 발언이나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즉각적이고 의미있는 행동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번 총회에서 반드시 2012년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정부도 녹색성장이라는 구호만 내세우지 말고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과 경제력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시민단체가 제시한 2005년 대비 25%감축 요구가 결코 지나친 것이 아니다. 온실가스 감축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최승국(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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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끝없는 갈등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그리고 그 갈등의 중심엔 늘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모으고 사회통합에 앞장서야 함에도 늘 편을 가르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세종시 수정과 관련해 자신이 대통령 선거당시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세종시 원안추진 입장이 표를 얻기 위해 한 마음에 없는 거짓말이었다며 텔레비전에 나와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말하는 것에서 우리는 그의 진면목을 확인했다.

 

전 국민 70% 이상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목소리를 연일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몰아세우며 오직 자신만이 역사적 사명을 띄고 있는 것처럼 4대강 사업을 몰아붙이는 것에서 우리는 그가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는 전혀 고려치 않고 오로지 자신만이 옳다는 독선과 아집으로만 똘똘 뭉쳐 있는 슬픈 현실을 확인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지구상에서 이런 식의 파업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며 헌법에 보장된 단체행동권조차 부정하고 있다. 정녕 이명박 대통령은 유럽에서 파업이 진행될 때 정부는 물론 모든 국민들이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불편함을 함께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이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길 했을까 의심스럽다.

 

하기야 아직 검증도 되지 않은, 하나에 수천만원씩 하는 로봇 물고기가 4대강의 수질오염을 감시할 것이니 염려 말라고 텔레비전에 나와서 전국민을 상대로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니 합법적 파업조차 전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쁜 파업으로 몰아붙이는 것쯤이야 일도 아닐 수 있다. 멀쩡한 강을 막고 강바닥을 파내어 강을 죽이는 사업을 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이름을 붙이고 이를 믿어달라고 생떼를 쓰는 사람이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쯤은 그에겐 눈도 깜짝하지 않을 일일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회갈등 조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BS 사장을 억지로 교체한 것이 불법임이 드러났고 자신의 친위방송을 만들기 위한 미디어법 개악과정도 숱한 문제가 있었음이 헌재의 판단에서도 확인되었다. 용산참사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맹신적인 개발논리에 의해 수많은 서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거리로 쫒겨나고 있다.

 

전세계는 두바이발 쇼크에서 제2, 제3의 경제위기 가능성에 두려움에 쌓여있고, 엄습해오는 기후위기 속에서 전체 인류와 지구생태계의 운명을 건 협상을 다음주부터 코펜하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아무런 필요성도 없는 논쟁과 갈등에 세월을 허비할 여유가 전혀 없다.

 

이미 지난 정권시절 한나라당을 포함한 정치권이 합의한 세종시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고 정부가 힘을 보태면 된다. 이명박 정부가 우려하는 대로 자족기능이 떨어지면 박근혜 의원이 이야기하듯 원래의 계획을 집행하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면 된다. 바로 원안 플러스 알파가 정답이다.

 

국내경기 부양을 위해 국가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면 멀쩡한 강을 죽이는 4대강사업이 아니라 전세계의 당면과제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그 돈을 투자하면 된다. 3년간 20조 이상을 투자하면 장담컨대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분야에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국가가 될 것이고 한국 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지금보다 월등이 앞서 있을 것이다.

노사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노동자를 탄압하도록 부추길 것이 아니라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되 해마다 계속되는 갈등의 원인을 찾아 이를 해결해 주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파업에 대해 노조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파업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대통령만 빼고 모두가 알고 있다. 파업을 하지 않고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조건을 정부와 기업이 앞장서서 만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 믿는다.

 

아직도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아았다. 그 기간내내 지금처럼 갈등만 조장한다면 한국사회는 점점 활력을 잃을 것이고 그만큼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의 통치 철학을 바꾸어야 한다. 편을 가르고 자기편만 챙기는 뒷골목 깡패들이나 하는 짓거리를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살펴서 이를 통치에 반영해야 한다. 자신의 임기내에 무엇인가를 남기려는 조급증과 토목사업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대한민국의 100년 대계를 고려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불행한 국민을 만들게 되면 이명박 대통령 또한 불행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부디 얼마남지 않은 기대와 기회를 놓치지 않길 간절히 희망한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녹색성장 구호를 요란하게 내걸고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실상 인류가 직면한 최악의 기후변화문제를 대응하는데 있어서는 대부분 낙제점을 받았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주도하는 녹색성장은 겉만 요란하지 실제 환경문제, 기후문제 해결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7대 광역지자체 기후변화 대응 수준>

실제 TV광고나 각 지역을 다니면 그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녹색성장’ 구호이다. 그리고 정부나 지자체가 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업을 녹색성장으로 포장하여 진행하고 있어 우리 실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얼핏보면 한국은 환경문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각 지자체 등에서 내걸고 있는 녹색성장은 그야말로 겉만 번지르한 구호에 불과하고 실제 녹색사회를 위한 노력은 여전히 낙제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녹색연합과 녹색사회연구소가 조사한 <8대 광역지자체 건축, 교통, 도시분야 기후변화 대응 현황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는 기후변화 대응에 ‘매우 소극적’이었으며, 인천, 광주, 대구, 대전 등의 주요 지자체들 대부분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예산과 공무원 수가 가장 많은 서울시의 경우 ‘평균 수준(중간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조사 대상 중 어느 한 곳도 당면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이거나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곳은 없었다. 서울시가 중간 정도의 점수를 받고 있지만 서울시가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이 많은 예산과 인구, 전문인력 등의 토대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역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서울을 비롯한 8대 광역지자체가 이 정도라면 실제 더 작은 도시, 시골로 내려가면 그 수준은 가히 미루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녹색의 구호는 광역지자체만이 아니라 저 멀리 떨어진 강원도와 제주도까지 가리지 않고 모든 곳에서, 아니 대부분 정부와 지자체의 일선행정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실제 지난달 강원도의 한 전방부대를 방문하는 길에 곳곳에서 녹색성장 슬로건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새마을 운동 하듯이 일사분란하게 녹색성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서울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 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8대 광역지자체 건축, 교통, 도시분야 기후변화 대응 현황 평가 연구>로서 서울, 부산, 광주, 인천, 울산, 대구, 대전, 경기도 가 조사 대상이었으나 경기도는 자료 제출을 거부해 나머지 7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이다.

 

조사내용을 종합한 것을 보면 광역지자체 간에도 건축, 교통, 환경생태, 도시계획, 도시재생 등의 영역별로 계획 수위 및 추진 실적 등의 격차가 많이 드러났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특화된 단일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었고, 기후변화 대응 대책 마련에 있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어 닥쳐오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지자체들의 기후변화 대응이 부족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1) 도시건축교통 관련 중앙부처 대책의 구체적인 달성 목표치 미설정, 2)수립된 세부실천 과제의 경우에도 대부분 자율적 참여 수준에 한정되어 있거나 제도적 지원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며, 3) 지방정부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 계획 수립 가이드라인이 제공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분석되었다. 이는 다시말해 중앙정부차원의 기후변화 종합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녹색성장을 내세우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탄소’ 사회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실상은 저탄소 사회와는 거리가 먼 정책인 4대강정비사업 등의 토목사업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근본 대택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요란한 녹색성장 구호를 걷어치우고 제대로된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은 정부와 국민 모두 잘 알고 있다. 올 연말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논의 될 포스트 교토체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도 근본 대책마련에 서둘러야 한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