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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14.11.03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자립마을 상상하기
  2. 2014.01.14 한국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1위, 녹색성장은 구호에 불과했다.
  3. 2012.09.04 민주진보진영, 근본적 변화없으면 공멸한다.
  4. 2010.10.12 거짓녹색이 판치는 세상, '녹색의 진심'에 초대합니다. (1)
  5. 2010.02.08 녹색연합 2010년, 4대강사업 저지와 지방선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것 (1)
  6. 2010.01.01 녹색운동가가 뽑은 2009년 10대 뉴스
  7. 2009.12.21 이명박 대통령만 2번 연설했다고, 그건 거짓말이죠. (1)
  8. 2009.12.07 전세계가 코펜하겐 기후회의에 주목하는 이유
  9. 2009.08.18 온실가스 감축목표 정하는데 꼭 필요한 원칙이란?
  10. 2009.08.06 해수욕장을 점령한 해파리, 괴물과 같은 공포를 주었다. (100)
  11. 2009.08.06 해수욕장에서 생긴 일, 해파리의 역습 (3)
  12. 2009.08.05 선진국이라면서 개도국 기준의 CO2 감축목표, 설득력 없어 (1)
  13. 2009.08.05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온실가스 감축목표 발표
  14. 2009.04.23 녹색성장 구호만 요란, 기후변화 대책 낙제점 (1)
  15. 2009.04.21 4대강 정비사업, 낙동강 식수원 포기하려는가? (14)
  16. 2009.03.15 경제위기 대안찾기, 녹색일자리로 가능하다(1)
  17. 2008.12.1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하기 민망했던 기후변화 총회 (4)
  18. 2008.11.09 최고의 빼빼로맨을 찾습니다-빼빼로데이 에너지 다이어트 이색이벤트 (1)
  19. 2008.10.13 기후변화 대책 마련의 최대 걸림돌은 중앙정부
  20. 2008.09.07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제대로하자.


에너지전환 상상하기 최종 원고(1029 최승국).hwp

에너지전환과 자립마을 상상하기1)

최승국2)(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목  차>

1. 에너지전환이란?


2. 왜 에너지전환이 필요한가?

1) 에너지자원의 고갈

2) 에너지전환을 앞당겨야 하는 진짜 이유

o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o 핵발전소 수명연장

o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

o 밀양송전탑 갈등

o 재앙의 그림자, 기후변화


3. 왜, 어쩌다 이 상황이 되었을까?

o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 수요관리의 부재

o 핵발전소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력공급 정책

o 핵 마피아!

o 값싼 전기요금과 요금현실화에 저항하는 소비자 심리도 한몫?

o 재생가능에너지분야에 정책과 경제적 지원 부족

o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4. 에너지 전환마을, 에너지 전환도시

o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에너지전환도시 : 해외사례

o 한국의 에너지전환운동 사례

o 에너지전환운동이 성공하려면?


5.에너지전환도시, 은평! 무엇을 할 것인가?

1. 에너지 전환이란?


  에너지 전환이란 무엇인가? 지식백과사전을 찾으면 에너지 전환은 ‘광에너지, 화학에너지, 전기에너지, 기계에너지, 열에너지 등이 각각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전환마을, 녹색운동 등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에너지전환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즉, ‘기존에 주로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나 핵발전과 같은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원을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바꾸고, 에너지 사용을 원천적으로 줄이거나 효율을 향상시켜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를 만드는 과정’3)을 말한다.

  독일연방 환경부에서 규정한 에너지전환의 개념은 “The energy transition (German: Energiewende) is the shift by several countries to sustainable economies by means of renewable energy, energy efficiency and sustainable development. The final goal is the abolishment of coal and other non-renewable energy sources.”4)

  이러한 관점에서 에너지전환의 예를 생각해보면 매우 다양한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 화석연료와 핵에너지 → 재생가능에너지

 -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 체계→ 지역분산형 에너지 자립체계(에너지 민주주의)

 - 대규모 발전시스템 → 소용량 발전시스템

 -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수요관리 중심의 에너지 정책

 - 생태계에 부담을 주는 에너지 사용 →생태계에 무해하거나 이로운 에너지 사용

 - 위험한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

 - 에너지 다소비 →에너지 저소비 또는 에너지 무소비

   (에어컨과 선풍기, 내복입기, 에너지 효율등급...,)

 - 유한한 에너지원 이용 → 무한한 에너지원 이용

 - 수동적 에너지 소비자 → 능동적 에너지 생산자

 - 물자의 장거리 이동 → 지역생산품 이용(포컬 푸드, 도시농업, 지역생산품 이용 )

 - 승용차 이용→ 대중교통, 자전거, 가까운 거리 걷기

 - 개별적 또는 사적 이익에 기반한 에너지 → 공동체 에너지

 이 밖에도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화석연료나 핵에너지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변화는 에너지 전환 방법이 아니라 전환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2. 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가?


1) 에너지 자원의 고갈(제한된 에너지 자원)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할 때 우선 이야기 되는 것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석유와 석탄과 같은 천연자원의 고갈을 예로 들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현대문명의 초석이 되었던 석유생산은 이미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고 천연가스와 다른 에너지원들도 현재속도로 사용하게 되면 한 세기가 지나지 않아 바닥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주요 에너지원의 고갈시점으로 석유 50년, 천연가스 60년, 석탄 110년, 우라늄 6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2) 에너지 전환을 앞당겨야 하는 진짜 이유

청동기 시대가 끝나고 철기 시대가 도래한 것은 청동을 만들 구리와 주석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문명의 전환은 자원의 존재 여부보다는 문명의 발달과 인류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진다. 화석연료와 우라늄의 고갈 이전에 문명의 대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왜 시급히 에너지 전환을 이루어내야 하는지 살펴보자.


o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1백만분의 2라고 했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했다. 지진대 위에 위치한 일본의 핵발전소는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했다. 그런데 후쿠시마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그것도 4기의 핵발전소가 연이어 폭발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지역의 실제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실제 얼마일까? 핵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사고확률은 실제 100%라고 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전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가 가장 높은 한반도에서의 사고확률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핵사고의 위험 그 자체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 핵사고 이후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방사능 물질에 의해 전세계가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내가 제일 좋아하던 생선인 명태와 대구를 먹지 않게 되었고 송이버섯 다음으로 맛있는 표고버섯도 우리집 메뉴에서 사라졌다. 한번의 사고로 우리가 먹는 식탁의 음식물이 바뀌었고 여행지의 우선순위가 달라졌다. 방사능 공포는 단순한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 수백년, 수천년 이상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o 핵발전소 수명연장

이미 수명을 다한 핵발전소 수명연장 문제는 안전사고와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핵발전소 사고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핵사고 확률은 발전소 수와 더불어 발전소 운영 수명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실제 후쿠사마 사고시 폭발한 1,2,3,4호기가 모두 수명이 30년 넘은 것들이었다. 30년 이상된 노후발전소는 모두 폭발하였고, 30년 미만의 같은 지역에 있던 다른 6기의 발전소는 다행히 사고를 피했다. 이는 수명연장은 핵사고와 직접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한국은 이미 고리 1호기를 수명 연장하여 운영하고 있고, 월성 1호기도 수명이 다한 상태에서 수명연장 수순을 밟고 있다. 이들의 운영을 중단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o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영덕 지역이 신규핵발전소 후보지로 지정되어 있다. 삼척지역은 최근 주민투표를 통해 핵발전소 유치 반대를 분명히 했지만 중앙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추진을 강행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영덕지역은 더 취약하다. 이외에도 기존 핵발전소 부지내에 이미 계획되거나 건설중인 발전소도 상당하다. 핵사고 확률은 발전소 수에 정비례한다고 한다. 핵사고의 위험성을 높이지 않으려면 신규발전소 건설 계획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o 밀양송전탑 갈등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수년째 우리사회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송전탑 건설은 바로 원전이나 화력발전처럼 대규모 발전시설에서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로 에너지를 송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다.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본격적인 송전탑 갈등은 1998년부터 울진에서 태백을 거쳐 가평까지 오는 765kV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강원지역 주민들과 녹색연합이 연대하여 5년 가까이 투쟁을 이어갔다. 녹색연합은 국내 처음으로 내셔널트러스트 방식으로 신태백변전소 부지 1천평을 매입하여 토지수용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으나 전원개발특례법을 앞세운 토지강제 수용에 의해 송전탑 반대 싸움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때 시작한 765송전탑 반대운동이 밀양에서 활화산처럼 일어났다. 그러나 9년을 끌어온 이 싸움은 전국적 관심과 지지를 받았으나 역시 전원개발특례법에 의해 토지를 강제로 수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전원개발특례법에 있지 않다.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대규모 발전소를 짓는 이상 송전선로는 필요할 수밖에 없고 송전탑 건설을 막을 수 없다.

밀양과 같은 송전탑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피해와 공동체 파괴, 생태계 파괴를 막으려면 중앙집중식 대규모 전력공급 방식을 지역분산형 소규모 전력공급 방식을 전환하는 길밖에 없다.


o 재앙의 그림자, 기후변화

기후변화로 북극의 얼음이 사라지고 북극곰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기사를 접한지 제법 오래 되었다. 기후변화의 징후를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4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였던 한반도가 이제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을 느끼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여름장마가 없어지고 건기와 우기로 구별되는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사과산지로 유명했던 대구는 더 이상 그 명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고 주요 식물대의 북방한계선이 점차 북상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뉴스를 보면, 세계적인 멸종위기식물은 백운란이 위도 38도 지역인 강원도 양구에서 발견되었는데 예전의 북방한계선으로 확인되었던 36도보다 2도나 북으로 이동한 것이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하고 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지구의 온도가 2도씨 이상 상승하면 인류와 지구생태계에 피할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것이 기후분야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그런데 IPCC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3년간(1880-2012년)간 이미 지구평균 기온이 0.85도씨 상승했고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구 기온이 5.3도씨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한계치를 한참 넘어선 수치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한반도의 기온상승은 지난 100년간(1911년-2010년) 1.8도씨로 전세계 평균보다 2배나 높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2도씨 아래로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절박한 상황이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이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길 외엔 다른 특별한 대안이 없다.



3. 왜, 어쩌다 이 상황이 되었을까?


o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 수요관리 부재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공급위주의 정책이다. 즉, 수요가 발생하면 그 규모에 상관없이 에너지를 무한정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에너지 자원은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소비는 쉴새없이 늘어나고 정부는 그 추세에 맞추어 발전소를 지어대기 바쁘다. 그 결과 수요관리 정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선진국인 일본이나 영국보다 훨씬 많다. 또한 GDP 1천달러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를 석유환산톤으로 나타내는 에너지 원단위의 경우도 미국 0.221톤, 프랑스 0.2톤, 일본이 0.016톤인데 반해 한국의 경우 무려 0.351톤은 일본의 3배가 넘는다.

 

o 핵발전소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력공급 정책

끊임없이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가 매달리고 있는 전력원은 핵발전소(원자력)와 화력발전소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세계는 탈핵으로 가고 있음에도 원자력에 대한 한국 정부와 산업계의 집착은 거의 병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화력발전의 경우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지만 그 비중이 결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추세에 있다.


【 연말기준 원별 발전설비 규모 및 비중 (단위 : MW)

구분

원자력

석탄

LNG

석유

양수

신재생

합계 

‘02년

15,716

15,931

13,618

4,660

2,300

1,576

53,801

29.2

29.6

25.3

8.7

4.3

2.9

100

‘12년

20,716

25,128

21,885

5,293

4,700

4,084

81,806

25.3

30.7

26.8

6.5

5.7

5.0

100

연말기준 원별 발전량 규모 및 비중 (단위 : GWh)

구분

원자력

석탄

LNG

석유

양수

신재생

합계

‘02년

119,103

118,022

38,943

25,095

2,078

3,233

306,474

38.9

38.5

12.7

8.2

0.7

1.1

100

‘12년

150,623

200,482

126,358

15,610

3,675

11,632

508,380

29.6

39.4

24.9

3.1

0.7

2.3

100


     * 출처 : 제6차전력수급기본계획(산업통상자원부)



o 핵 마피아?

요즘은 우리사회에서 마피아란 이름이 붙은 단어들이 익숙해졌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와 관련되어 자주 거론되는 관피아나 정피아는 물론이고 세월호 참사로 해피아란 말도 등장했다. 원래 이탈리아 범죄조직의 이름이었던 마피아는 요즘 집단적 범죄나 나쁜짓을 하는 집단에 붙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불리어진다.

핵마피아 혹은 원전마피아는 관피아나 해피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지고 있다. 에너지분야에서 핵산업계와 결탁한 정부관료나 정치인, 그리고 관련 산업계에 연관된 집단을 총칭한다. 지난해 위조부품 납품 등 원전비리로 다수의 핵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원전마피아란 이름이 공공연히 다중의 입에 회자되었다. 위험천만한 위조부품 납품의 배후에는 핵마피아들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에서 핵산업이 기승을 부릴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이 핵마피아(원전마피아)가 결합되어 국민의 안전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이익을 챙기기 있기 때문이다.


o 값싼 전기요금과 요금현실화에 저항하는 소비자 심리도 한몫?

에너지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원가에도 못미치는 전기요금과 이로 인한 에너지 과소비이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나치게 낮아서 늘 요금현실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전체적으로 발전원가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으며, 특히 전체 소비전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의 8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값싼 전기요금 탓에 산업용 전기소비량은 OECD 평균보다 2배가량 높다.

그렇다고 한국의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모두 산업계에만 떠넘길 상황은 아니다. 주택용 전기요금 또한 원가에 못미치게 공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전기요금 인상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소비자들은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 요금보다 적게 나오는 전기요금, 그것을 현실화하는 문제에 정권의 지지도가 출렁이는 상황은 한번쯤 깊이 새겨보아야 할 문제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타에너지원에 비해 값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에너지소비의 전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부문의 에너지소비증가 추세는 2000년 이후 연평균 5.7%로 전체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2.8%의 2배가 넘고 있다. 1차에너지보다 더 싸게 공급되는 전기요금! 요금 현실화만이 이러한 심각한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


(전기요금 수준) 원가이하 낮은 수준으로 OECD국가 중 가정 및 산업용 요금이 가장 저렴 (출처 :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 산업통상자원부)


【 전기요금 국제비교 (한국=100, 2011년 기준)


【가정용】

【산업용】

o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 정책과 경제적 지원 부족

한국은 현재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에너지는 2%수준이며, 2030년 정부의 목표치가 11%이다. 그나마 현재 흐름이라면 달성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이에 반해 서구 선진국들의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 속도는 가히 놀랄 정도이다. 유럽연합(EU) 전체의 2020년 전체 전력생산량 중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22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기하기로 한 독일은 이미 전체 전력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었으며, 꾸준히 그 비율을 늘려 2035년에는 55~60%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국가별 신재생에너지 공급목표를 보면, 스웨덴 49%, 핀란드 38%, 오스트리아 34%, 프랑스 23%이며 이웃 중국이 15%이다. 한국의 2030년 11%에 비해 10년 빠른 목표임에도 월등히 높다.


한국에서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어려운 이유를 태양광 발전부분을 예로 들어보자. 잘 알다시피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이 태양광 산업이 급속도로 확산된 배경에는 발전차액지원제도(Feed in Tariff : FIT)라는 든든한 원군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 제도를 운영하다 폐기하고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 : RPS)로 대체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가장 최근인 금년 4월 실시된 태양광 입찰시장에서 경쟁률이 무려 5대1에 이르렀고 입찰에 응한 발전사업자 80%는 안정된 판매시장마저 확보하지 못한 채 현물시장에 내몰리게 되었다. 그리고 현물시장에선 9개월만에 가격이 1REC(1,000킬로와트)당 195,571원에서 98,275원으로 정확히 반토막 나버렸다. 태양광 시장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며,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o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전력을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분야의 에너지를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 난방용 에너지, 수송에너지, 상업에너지, 산업에너지 등 우리 생활에서 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에너지전환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2000년에서 2012년까지 우리나라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연평균 2.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90년대에 비해 상당히 둔화되긴 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비하면 한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산업용 에너지소비증가율이 3.5%로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인 석탄소비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산업용 석탄수요가 급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4. 에너지전환 마을, 에너지전환 도시

 

o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에너지전환도시

  에너지 제로하우스,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자립 빌딩을 통한 에너지전환 실험들이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생태도시, 교통도시로 유명하지만 태양의도시를 선언한 대표적인 에너지전환 도시이다. 미래 도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한두번쯤은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다. 스웨덴의 말뫼는 풍력발전단지와 바이오매스, 태양광이 어우러진 에너지자립마을! 모든 에너지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완전 자립하고 있는 스웨덴 최고층 빌딩 터닝토루소가 주변 풍경과 어울려져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머렉시는 바이오디젤 등을 이용하여 에너지 자립율 170%를 달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해외사례들이 있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에너지전환 상상학교에서 다른 분들이 소개할 수 있도록 남겨둔다.

 

o 한국의 에너지전환운동

“서울특별시가 최근 ‘햇빛도시 서울만들기’를 기치를 내걸고 태양광 보급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4.2%인 전력자립률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대적으로 줄이는 계획과 더불어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안을 마련 중이며, 2020년까지 2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신축공공건물 태양광 설치 비율을 현행 13%에서 2020년 30%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민간건물의 경우에도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을 20% 기준을 강화시키며, 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500여개 학교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며, 민간건설사와 협조하여 신축주택에도 적극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도록 할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5)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에도 상당히 많은 에너지자립마을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의 에너지자립마을은 2014년까지 에너지자립도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서울시의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다. 성대골마을, 새재미마을, 십자성마을 등은 이미 익숙한 이름이 되었고, 둔촌한솔 솔파크, 방학우성 2차아파트, 방아골마을, 돋을마을, 전농2동 레미안 아름숲, 쌍용프래티넘 보블(구로), 긴고랑길마을(광진), 산골마을(은평) 등이 에너지자립마을 대열에 합류했다.

에너지전환 현장 탐방코스로 유명한 통영의 연대도, 핵폐기장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부안 주민들이 만든 에너지자립마을 등은 대도시가 아닌 지역차원에서 의미있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소개한 곳보다 훨씬 더 많은 지역에서 마을단위로, 또는 도시 규모로 에너지전환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국에서 에너지전환 운동은 아직은 시작단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은 분명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되어가고 있고 우리나라의 실험들도 이미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협동조합과 대안운동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은평에서의 에너지전환운동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o 에너지전환운동이 성공하려면?

에너지전환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정부차원에서의 관련법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중앙정부차원에서 폐기했던 FIT제도를 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만이라도 부활해야 한다. 또한  REC 입찰과정에서 소규모 사업자들에 대한 쿼터를 별도로 설정하고 안정된 가격에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발전사업자가 사업부지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 및 교육청, 일선학교 등에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서울형FIT, 기후변화기금 융자, 적극적인 부지알선 등을 각 지자체가 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도시 전체를 에너지전환 대상으로 정한다면, 가장 좋은 것은 도시계획단계에서 에너지전환을 전제로 한 생태도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태양열, 태양광, 지열, 풍력, 집단에너지 등 대안에너지의 공급 및 이용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이 주로 건축물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를 확대하여 신·재생에너지로 특화된 단지를 조성하면 에너지 대체효과도 크고, 운영 및 관리도 유리하다. 태양광과 태양열을 이용하는 경우, 태양에너지의 활용을 위한 건축물 설계만이 아니라 단지 내 모든 건축물에 고르게 채광이 가능하도록 건물의 높이와 배치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6)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시민참여이다. 특히 마을단위로 이루어지는 에너지전환 운동의 관건은 정부지원보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마을을 바꾸어 내는 것이다. 어느 지역부터 시작할 것인가? 전환의 핵심수단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참여주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모든 내용을 시민들이 함께 토의하고 함께 결정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함께 집행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오류들도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을 극복해 가는 것도 시민들의 몫이다. 그렇기에 이 운동은 어느 특정 단체나 개인이 주도하기보다 지역에서 활용가능한 모든 관계망을 연계하여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5. 에너지전환도시, 은평! 무엇을 할 것인가?


<나로부터 시작하여 협동으로 마을을 바꾸자.>

 - 은평의 미래, 에너지전환도시를 만들자.


o 에너지 절약 : 절약의 또 하나의 발전소(절전소)

o 에너지효율향상

o 에너지전환 지역확동 참여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과 함께

 - 에너지컨설팅 진행

 - 에너지전환 교육 진행

 - 은밀함연대 활동

 - 태양과바람 1, 2호기 가동 중

 - 태양과바람 3호기 추진 중

 - 에너지 전환(자립)마을 만들기 활동

 - 참여하기 :  http://cafe.daum.net/energy-coop, 02-6407-0419

o 태양광 발전 확대 : 협동조합 참여, 미니태양광 설치, 주택형 태양광

o 도시농업, 로컬푸드, 지역 생산품 이용

o 에너지전환(자립)마을 만들기

 -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


1) 이 글은 2014년 10월 29일, 은평상상허브에서 강의한 <전환마을학교> 강의 내용입니다.



2) 최승국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은평시민정치네트워크 공동대표, 내가꿈꾸는나라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녹색연합 사무처장,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대통령자문지속가능발전위원회 운영위원, 서울시 에너지위원회 부위원장,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총무 등을 역임했다.


3) 최승국, 2001, 에너지시민연대


4) Berlin, Germany: Federal Ministry for the Environment.


5) 최승국, 2014년, 에너지전환을 통한 생태도시 가반마련에 관한 연구


6) 오용준, 2009년, 저탄소 에너지 절약형 도시계획 통합모델



Posted by 최승국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OECD 국가중 1위로 밝혀져 녹색성장을 강조해 온 한국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 민망스러운 상황에 처했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역행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되었다.

한국은 1990년대비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128%로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는데 2위가 터키(115%), 3위 칠레(92%)로 상위 3개국의 증가율이 눈에 띄게 높았고 4위를 차지한 멕시코는 33%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리고 대부분 유럽 선진국과 일본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어서 한국과는 대비되고 있다. 독일(-25%), 영국(-23%), 덴마크(-11%), 프랑스(-6%), 이탈리아(-3%), 일본(-1%)은 20년 전보다 배출량을 적게 기록함으로써 교토의정서에 따른 의무감축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도 OECD 국가 중 6위를 기록하는 등 경제 규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증가율 모든 측면에서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영국(7위), 프랑스(9위), 이탈리아(10위)보다 한국의 온실가스 절대 배출량이 높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렇게 한국이 경제규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증가속도가 높은 것은 경제성장 단계에 있기도 하지만 보다 본질상으로론 화석연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행동에 소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 국가들은 화석연료 대신 재생가능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로의 급속한 전환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은 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녹색성장은 구호에 불과했음이 확인된 셈이다.

우리가 여전히 화석연료에 근거한 경제성장을 외치고 있는 사이 기후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기후재앙은 서서히 인류를 압박해 오고 있다. 이번 겨울 북미대륙에 몰아치고 있는 이상한파(영하 60도)와 뜨거웠던 지난 여름의 기후는 기후변화가 우리 삶을 직접 위협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굳이 자연생태계와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류의 지탱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역할에서 한국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집중 투자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사회 전체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쪽으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 2012년, 진보진영 무엇을 할 것인가

 

 

■ 대한민국 진보의 자화상

o 민주통합당에서 민주진보진영의 희망을 볼 수 없다.

4.11총선은 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총선 참패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민주당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민주당의 패배는 의외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었다. 민주당은 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으며, 공천을 비롯한 총선과정에서 어떤 감동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총선 패배에 따라붙는 평가는 ‘다 차려놓은 밥상도 걷어찼다’는 것이며, 결국 한번 걷어찬 밥상을 이번 대선에서 다시 차려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총선에서 민심이 새누리당을 선택한 것은 내용이야 어떻든 형식상 보여지는 면에서는 민주당보다 새누리당이 더 개혁적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실제 새누리당은 당명을 바꾸고 비대위를 구성하고 개혁적 슬로건을 내거는 등 국민들의 변화 요구에 상당히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 큰 문제는 총선이 끝난 이후의 모습이다. 민주당은 총선 패배 이후에도 국민들의 변화의 욕망을 수렴하지 못함으로써 지지율의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고, 수권정당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진행 중인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은 ‘2부 리그’로 전락하여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 상태로라면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진보진영의 승리를 보장하기 어렵다.

 

o 진보정치의 몰락을 자초하는 통합진보당 사태

진보정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진보진영이 뭉쳐서 통합진보당을 만들고 총선에서 10% 지지율을 보이며 원내 3당의 위치를 차지할 때만해도 진보정치의 부흥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곧이어 터진 비례대표 경선 부정사건으로 통합진보당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고 이는 곧 진보정치의 몰락으로 이어질 위기를 의미한다.

진보정치의 몰락은 구 민주노동당에서 촉발된 이른바 ‘종북주의’ 논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종북주의가 현 시기 무슨 의미가 있으며, 무엇을 위한 논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세간에서 “길거리에 던져두면 개도 안 물어갈 종북주의 논쟁”라고 이야기되듯 현 시점에서 종북주의 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종북주의 논쟁의 뿌리는 80년대 운동권의 이념적 근거인 NL과 PD에 두고 있다. 하지만 언제적 논쟁인가? 아직도 NL, PD가 존재하는가?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80년대에 살고 있는 것이며, 역사발전을 저해하는 사람들이다.

통합진보당의 위기 한 가운데 이석기씨가 있다. 이석기로 대표되는 특정 정파를 위해 당을 버렸고 이는 국민들로부터 진보정당이 버림받는 결과를 만들었다. 국민의 뜻이나 당보다 우위에 있는 정파주의는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지금도 통합진보당은 구당권파와 신당권파로 나누어 서로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두 정파가 서로 비난할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구 당권파야 그렇다 치더라도 신당권파 또한 당의 통합보다 정파의 입장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 부결 파동에서 보여준 신당권파의 모습 그 어디에도 제정파의 통합을 통해 당을 살려보겠다는 모습을 읽기 어렵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통합진보당내의 제 세력은 구성원간의 통합을 통한 진보정치 실현 의지가 애초부터 높지 않았으며, 더욱이 국민 눈높이를 바라보는 정치를 할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받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o 박원순과 안철수 효과로 드러난 진보의 한계와 과제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박원순과 안철수 효과는 정치변화를 바라는 강한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낼 정당이 없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시민의식은 엄청나게 성장하였고 이들은 정치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은 이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기존 정치권의 관행에 묻혀 있었다. 또한 야권의 지도자들은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결국 안철수의 지지를 받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다. 현재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보여주고 있는 리더십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에 필요했던 리더십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시대와 국민들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와 지도자를 원한다. 그럼에도 이를 담아낼 그릇이 여전히 없다. 때문에 국민들은 안철수 현상에 열광하는 것이다. 안철수 현상은 안철수 개인의 현상이 아니라 시대현상이며, 이를 정치권에서 수렴하지 못하면 민주/진보 정당은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금년 대선승리도 어렵게 될 것이다.

 

o 시민운동과 진보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시민운동의 전성기였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성과로 진보진영은 각 분야별로 다양한 목소리를 내게 되었고 이를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시민운동이었다. 시민운동의 급성장은 민주화 운동과 통일운동의 성과가 밑거름이 되었으며, 시민운동의 성장은 반대급부로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한 재야운동의 일정한 약화를 가져온다.

진보 가치를 가진 시민운동은 2000년 총선연대를 정점으로 일정한 정체기를 맞게 되고 뉴라이트라는 보수성향의 시민운동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2000년 총선연대 활동에 놀란 보수진영이 조직적 견제와 반격에 나서게 됨으로서 시작되었으며, 민주정부 수립이후 사회적 요구 자체가 변화한 것도 시민운동 진영의 영향력 축소와 무관하지 않다.

진보성향의 시민운동은 2000년대 초반 이후 한계를 보이면서, 새로운 모색기에 접어든다. 특히 활발한 SNS 활동과 진보 의제의 정치권 수렴 등으로 시민운동은 이전 같은 사회적 변화의 중심역할을 하기 어렵게 되었으며, 이명박 정부의 시민운동 탄압정책도 시민운동 진영의 약화를 부추기게 된다. 이에 시민사회진영은 ‘시민정치운동’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큰 흐름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운동도 이제 지난 20년의 운동을 성찰하고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기이다. 더 이상 이슈 주창형 운동에 머물지 않고 시민의 뜻에 따라 활동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 진보의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o 아직도 보수와 진보의 기준을 자본주의(자유주의)와 사회주의로 구분하나

해방이후 한국(남한)의 진보진영이 사회주의 또는 주체사상을 이념적 근거로 했던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의 많은 부분이 사회주의 세력에 의해 진행되었고, 남북분단 과정에서 남측은 친일파가 여전히 득세하는 반면 북측은 나름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는 독립운동 세력이 정권을 잡았다. 그 이후 적어도 1970년대 초기까지는 상대적으로 북측이 남측보다 안정된 사회를 유지했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우위를 유지하였다. 여기에 남한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외세의 힘도 실제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세로부터 벗어나고 분단된 민족의 통일을 이룩함은 물론 계급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운동, 즉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NLPDR)론이 1980년대 당시 진보성향의 운동권의 주류 이념이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측과 연대하여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움직임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북측은 구성원들의 먹고사는 문제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자본주의(신자유주의) 문제가 엄청 심각한 지금 상황에도 전세계 어디를 가도 사회주의 체제가 더 우수한 체제라고 입증할 대상이 없다. 유럽에서 집권 경험이 있는 사회민주주의를 근거로 한 사민당이나 노동당도 한국사회 운동권이 80년대 따라배웠던 프롤레타리아트 일당독재에 기반한 사회주의 이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제 더 이상 사회주의니 자본주의니 하는 것이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시대가 변했고 진보의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o 전통방식의 진보가 사회전반의 발전을 가져왔나?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기존의 진보운동이 사회전반의 바람직한 발전을 가져 왔는가이다. 생명운동을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모두 반생태적이며 지독히 인간중심의 체제이다. 결국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모두 경제성장을 통한 부국강병만 주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주의 할 것 없이 경제성장의 이면에 엄청난 사회갈등과 문제를 내포할 수밖에 없었다. 이젠 누구나 부정할 수 없는 극심한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사회 양극화 등이 그것이며, 이는 기존의 진보 논리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통일문제는 또 어떠한가? 진보진영은 통일문제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가? 그들이 생각하는 통일 방안은 진정 통일의 길을 앞당기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가?

정치권이 목을 매고 있는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향상이 구성원들의 행복으로 직결되는지도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마지막 남은 풀 한포기가 말라죽고, 마지막 물고기 한 마리마저 사라졌을 때 그때야 비로소 인간은 금화를 씹어먹고 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던 어느 인디언 추장의 말이 새삼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o 이제 보수와 진보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진정한 진보는 무엇인가? 나는 진보의 조건을 다음과 같은 네가지로 정리하고 싶다. 첫째, 대립이 아니라 통합(화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진보이다. 둘째, 구성원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보이다. 셋째, 미래세대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진보이다. 넷째,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가 진보된 사회이다. 얼핏보면 당연한 말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우리 사회가 과연 이같은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되짚어 보자.

 

 

■ 2012년, 진보는 무엇을 해야 하나?

o 사회양극화 극복이 우선 과제이다.

20대 80 사회, 또는 1%와 99% 대립이라는 사회양극화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진보진영, 아니 우리 사회 모두의 우선 과제이다. 양극화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 문제이다. 전체 일자리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양극화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지금 대학문을 나서는 청년들 대부분은 곧바로 실업자가 된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이 양극화의 고착화를 막는 길이며, 우리사회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부양해야할 노인 인구가 늘어난다고 하면서도 정작 일할 수 있는 노인들을 잉여인간으로 취급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났으면 당연히 일할 수 있는 나이도 길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맞게 정년이 조정되어야 하며, 사회비용 증가를 막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등 사회 시스템이 재편되어야 한다.

 

o 교육문제의 근본 해법이 필요하다.

교육문제의 근본 해법은 대학을 가지 않아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된다. 유럽 선진 국가들의 대학 진학률은 40%대인 반면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80%를 웃돌고 있다.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럽과 한국, 어느 사회가 더 행복하며, 미래지향적인가? 사교육 없는 사회니, 대학 제도 개선이니 하며 정치권에서 매년 호들갑을 떨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고 서민들의 허리는 점점 휘어지고 대졸 실업자는 쌓여가고 있다. 이젠 대학원을 나오고 석,박사 학위를 받아도 설자리를 찾기 어렵다.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당당하게 사회구성원으로 일할 수 있다면 왜 목숨걸고 대학가려 하겠는가?

대학 진학률이 낮아지면 그만큼 개인과 사회적 비용 지출도 줄어들게 되어 국가 재정운영과 가게의 숨통이 트이게 된다. 또한 그 비용으로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할 수 있다. 고등학교 교육만 받아도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사회, 대학은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만 진학하도록 하는 근본적 변화를 만들어 보자.

 

o 남북통일, 지금 하지 않으면 어렵다.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 통일은 이산가족의 상봉과 같은 과거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미래 가치와 행복을 창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통일이 밥먹여 주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렇다. 통일이 밥먹여 준다’. 통일이 되면 한반도의 경제력이 커지고 새로운 발전의 길이 열리며, 국제사회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통일은 우리에게 더 좋은 밥을 먹여주는 길임에 분명하다. 통일을 통해 한국사회는 한단계 비약할 수 있으며, 한반도를 동북아시아의 중심으로, 나아가 세계사의 주역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이 통일의 적기이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항상 주변 국가들의 영향을 받아왔다. 주변국가들의 세력 교체기가 한반도의 변화의 시기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의 힘의 균형추가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세력교체기가 통일의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지금 통일하지 않으면 북한은 중국의 영향권으로 넘어가 통일의 길은 요원해지게 된다. 움츠려왔던 통일운동의 깃발을 다시 높이 들어야 한다.

북한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중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주변 4강과 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는데, 오직 남한만이 북한의 상황을 뒷짐지고 구경만 하고 있다. 이대로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제3자로 물러서 있을 것인가? 결코 그래서는 안된다. 지금이 인도주의적 지원과 남북경협 확대 등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남북 긴장완화와 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o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

산업화 이후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지만 인류의 행복이 그만큼 커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경제성장과 복지정책만으로 인류의 행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류 행복은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할 때만 지속가능하게 된다. 이제 경제발전을 위해 자연을 착취의 대상으로 삼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자연생태계와 함께 존재하고 번영을 모색해야 한다.

산업화와 경제발전 과정에서 지구생태계는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통해 인류의 행복을 꿈꾸기 위해 우리는 다음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생태계와 생물종다양성 보장, 기후변화 방지와 에너지문제 해결, 핵과 방사능 공포로부터 해방, 과학기술의 민주적 이용 등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이다.

o 2012년 대선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앞에서 이번 대선에서 민주진보진영의 승리가 쉽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에서 보여주었던 참담한 실정을 다시 5년 연장할 수는 없다. 새누리당 정권의 연장은 단순히 보수진영의 집권 연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운명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사회양극화와 갈등의 심화, 남북간의 긴장고조, 국민경제의 몰락..., 더 이상 이들에게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맡겨둘 수 없고 반드시 제대로 된 정부를 만들어 내야 한다.

‘민주/진보진영의 집권 가능성은 있는가?’ 솔직히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의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면 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면, 전체 진영의 힘으로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지지할 정당과 후보가 없다면 시대의 요구에 가까운 후보 선택해야 한다. 아직까지 민주진보진영을 지지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지지할 대선후보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지지할 정당과 후보가 없다고 이번 대선을 포기하여서는 절대 안된다. 앞에서 제시한 시대의 요구, 새로운 진보의 가치에 보다 가까운 후보를 선택하고 힘을 모아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투표참여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다. 실망하지 말고 차선 또는 차악이라도 선택하자. 이번 대선에서는 절대 강자는 없을 것이다. 결국 51대 49의 싸움이 될 것이다. 승리의 열쇠는 투표참여에 있다. 내가 지지할 최선의 후보와 정당이 없다면 차선을 선택하자. 차선도 없으면 차악이라도 선택하여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 이것이 선거의 힘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보여주었듯이 결코 포기하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의 힘을 보여주자.

 

최승국(생명운동가, 녹색연합 전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4대강사업이 녹색성장산업이라 거짓말하는 세상, 원자력이 친환경에너지로 둔갑하는 세상, 수많은 갯벌을 없애면서 그 옆에 엄청난 예산을 들여 인공 습지를 만드는세상, 숱한 멸종위기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국제 기구로부터 생물종다양성의 해에 공로상을 받는 대통령이 있는 세상...,

온 세상이 개발의 광풍에 휩싸여 있던 시기부터 20년간 올곧게 녹색의 가치를 지켜온 곳이 있습니다. 거짓 녹색에 맞서 참 녹색을 말하는 곳이 있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뭇 생명들이 죽어가는 것에 안타까워 숱하게 눈물도 흘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4대강 파괴현장을 누비며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곳이 있습니다. 백두대간의 개념을 복원하고 백두대간보호법을 제정하는 등 한반도 생태계를 올곳게 지켜내기 위해 땀을 흘려온 곳이 있습니다. 이 땅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야생동물과 야생식물들의 보금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오늘도 현장을 누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후변화로부터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마음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고민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들이 공개적으로 녹색에 대한 진심(盡心)을 나누고자 합니다.

함께 오셔서 녹색의 마음을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오셔서 녹색의 가치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오셔서  녹색을 키워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하시면 생명을 지키는 힘이 그 만큼 성장합니다.
님의 소중한 발걸음과 마음을 기다립니다.

혹 마음은 있으되 시간이 안되시는 분은
녹색의 마음을 담아 아래 후원계좌로 그 마음을 보내주세요.
감사히 녹색의 가치와 생명을 지키는데 소중히 쓰겠습니다.


녹색연합 사무처장 최승국 드림


Posted by 최승국

녹색연합은 2010년 운동 기조로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며 회비에 의한 재정자립 등 조직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금년 6월 지방선거에서 4대강을 지켜내기 위해 4대강사업을 추진하는 세력에 대한 심판을 하기위해 지방선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것과 전지구적 재앙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 등을 활발히 펼쳐 나갈 것을 다짐했다. 아래는 사무처장인 필자가 총회에서 밝힌 7대 운동기조이다.


1. 녹색운동 20년을 성찰하고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2011년이면 녹색연합이 창립한지 만 20주년이 됩니다. 올 한해는 지난 20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녹색연합은 이를 위해 지난해 총회와 전국운영위원회에서 ‘20주년기념사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하고 위원회 구성과 기념사업 내용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20주년 위원회 활동은 지난 20년 동안 녹색연합은 물론 시민사회 전반의 활동을 다룬 ‘녹색운동 20년사(백서)’를 편찬하는 일과 ‘녹색운동의 새로운 비전과 철학’을 마련하는 활동이 주요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2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녹색한마당 축제’를 진행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활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녹색연합의 운동 의제와 조직체계도 새롭게 구성할 것입니다.

이러한 20주년 활동은 녹색연합만의 일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녹색운동 20주년을 그간 우리 활동을 성찰하는 계기이자 새로운 도전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활동이 시민사회 전반의 참여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녹색운동에 직·간접으로 참여해 왔던 분들을 모셔서 1,000인 위원회를 구성하여 20주년 사업을 진행할 것이며, 우리 활동을 결과를 모아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서적으로 출판할 것입니다. 녹색연합 20주년 기념사업이 녹색운동의 새로운 전망을 만들고 우리 사회에 올바른 녹색의 대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2. 조직의 근본을 튼튼히 다지겠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시민운동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이 재정의 어려움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드러내 놓고 시민운동을 고사시키기 위한 숱한 압박을 해 오고 있고, 때문에 많은 시민단체들이 재정 어려움으로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히 녹색연합은 지난 몇 년 동안 회원확대를 통한 재정자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 결과 다른 시민단체들에 비해 재정 안정성을 높일 수 있었고 그만큼 녹색운동도 힘있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새롭게 녹색연합에 가입하신 회원이 1,500명을 넘었고 그만큼 단체의 재정도 튼튼해질 수 있었습니다. 녹색연합은 향후 3년 동안 회원확대를 위한 정책을 지속하여 2012년 말에는 본부 회원 1만, 전국회원 2만명을 달성할 것이며, 회비와 후원금을 통해 재정의 100%를 자립할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재정자립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녹색운동가들의 활동력을 높이는 것이며, 녹색연합과 함께하는 전문가, 자원활동가,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녹색운동가의 평균 활동 수명이 5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중간 년차의 실무자들이 힘들어하고 조직을 떠나는 경우가 많고 이는 곧 조직의 역량을 약화시키며 조직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녹색운동가들이 안정되게 일할 수 있고 그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직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보며, 이를 위해 더 많은 신경을 쓰는 한해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운동을 시민, 자원활동가,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녹색연합은 본부 사무처와 더불어 5개의 전문기구와 10개의 지역조직이 함께 만들어 가는 조직입니다. 각 조직들이 운영과 재정의 독립성을 갖고 활동하고 있지만 녹색연합 공통의 정체성과 통합성을 강화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입니다. 아직 본부 사무처의 역량이 넉넉지 않아 이 분야 활동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각 분야의 활동을 통해 지역조직과 전문기구의 통합성을 높이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3. 한국사회와 세상의 변화에 함께 하겠습니다.

2010년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은 오는 6월에 있을 지방선거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지방자치단체를 이끌어 갈 단체장과 지방의원 및 교육감, 교육위원을 선출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한국사회는 민주주의가 현격하게 후퇴하였고 4대강사업 등으로 인해 한반도의 자연생태계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와 독선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4대강을 지켜내고 올바른 가치를 가진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녹색연합도 강령과 정관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지방선거를 통한 새로운 희망과 대안을 만들어 가는데 최대한 힘을 모을 것입니다.

인류는 역사상 경험해보지 못한 대재앙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바로 기후변화로 인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 15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 15)에서는 당면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합의에 이르는데 실패하였습니다. 인류가 주요한 합의에 이르는데 필요한 시간을 한해 미루는 사이 기후변화의 위기는 그만큼 심각해질 것입니다. 금년 멕시코시티 회의에서 의미있는 합의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일과, 각 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과 실행방안을 내 올 수 있도록 모든 사회 구성원이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녹색연합도 한국은 물론 지구촌 시민사회와 더불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 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은 거짓 녹색이 참 녹색을 가리고 주인행세를 한 시기였습니다. 4대강 토목사업과 원자력 산업 등을 녹색으로 위장해 녹색성장을 주도해 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해 녹색운동 진영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녹색담론은 녹색연합을 비롯한 녹색운동 진영이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던 내용이었음에도 이명박 정부의 거짓 녹색담론에 대해 애써 외면해 버림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녹색의 가치를 알려내는데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거짓 녹색으로 포장된 물질 만능주의가 세상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녹색연합은 참된 녹색의 담론과 생각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녹색사회, 녹색경제, 녹색주의 담론이 제대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녹색운동 속에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4. 4대강사업 저지운동은 올해도 계속될 것입니다.

올 한해가 4대강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직접 활동 이외에 각 분야의 활동을 4대강과 연계하여 힘있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에 대한 소송은 녹색연합이 중심이 되어 진행해야 합니다. 소송 진행을 지원하는 것과 함께 소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활동이 배치되어야 합니다. 내 외부에서 논의 중인 각계인사 시국선언 조직이나 4대강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운동 등도 녹색연합이 함께 해 나갈 일이 될 것입니다. 앞에서 제시한 지방선거 대응도 녹색운동 진영은 4대강 사업과 연계하여 풀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킬 핵심 단서를 현장에서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이미 함안보나 강천보에서 분명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얼마든지 발생할 것입니다. 특히 올 여름 장마철이 4대강 사업의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올 여름은 기상 특성을 볼 때 비가 많이 오고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 높습니다. 정부는 장마철 홍수를 대비해 공기를 최대한 앞당기려 할 것이나 현실상 한계가 있습니다. 집중 호우와 태풍 등으로 4대강 사업의 한계가 드러날 것입니다. 이 때를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킬 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5. 생태계 보전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녹색연합은 지난 시기동안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 눈부신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 결과 백두대간보호법 제정과 보호구역 지정,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등의 직접 성과를 만들어 냈을뿐만 아니라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갯벌 보전운동, DMZ 및 접경지역보전운동, 야생동물보호운동, 미군기지 환경문제, 무분별한 도로 건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문제 등 한국사회에서 자연생태계 보전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연생태계 보전운동이 답보상태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분야 운동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백두대간 보전운동은 보호구역 지정 이후 분명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고 야생동물 보호활동도 잦은 담당자 교체 등으로 운동의 발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군기지 등 군사활동으로 인한 환경문제 대응도 새로운 역할과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는 백두대간 보호법 지정 이후 5년 동안의 변화와 한계를 짚어보며 백두대간 보전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녹색연합의 특성에 맞는 분명한 야생동물 보호운동 방향과 과제를 설정하고 운동의 결실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군기지 환경운동도 지난 15년간 운동을 평가하고 새로운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이 운동을 통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이에 맞는 운동방식과 과제를 찾아가는 한해가 될 것입니다. 조금은 다른 성격의 운동 분야이지만 사육곰 정책을 폐지하는 활동도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과제입니다. 올해는 반드시 분명한 성과를 내는 한해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최근 녹색연합의 새로운 의제로 채택된 DMZ 및 접경지역 보전운동과 숲길 운동은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구체성 있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DMZ과 접경지역의 장기 보전 방향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이를 위한 구체성 있는 일정표(타임 테이블)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정책당국과 이해 관계자를 설득하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숲길 운동을 중심으로 한 걷기 문화는 우리사회의 하나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울진 숲길, 서울 성곽길, 제주 올레길을 포함한 다양한 걷기 운동과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걷기운동을 녹색운동의 방향에 맞도록 모범을 만들고 확산하는 역할이 올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올 연말에는 자연생태 보전운동의 비전을 새롭게 설정하는 일을 진행할 것입니다.

 

6.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운동의 의제를 분명히 할 때입니다.

반핵운동으로 출발한 에너지 운동은 다양한 부침을 겪으면서 지금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운동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의 역사는 반핵운동과 궤를 같이 하지만 지난 경주 핵폐기장 싸움 이후 녹색연합을 포함한 주요 환경단체의 반핵운동은 매우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정부는 원자력 확대 정책을 분명히 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새로운 원전 부지 건설을 모색할 것입니다. 녹색연합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반핵운동 진영의 역할분담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호응을 하여야 합니다.

기후변화 대응 활동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과 지난 코펜하겐 기후총회 이후 주어진 과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며, 인류가 직면한 최대 위기를 극복하는데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그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하는 과제가 한국의 시민사회에 요구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련해서는 지구 공통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목표를 다시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동시에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 할당이 사회 형평성에 맞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흡수원으로써 산림의 보존과 확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 역량 강화 등도 기후변화 대응 활동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며, 지난해 우리 운동의 큰 성과를 만든 재생종이 사용 운동도 기후변화와 연계하여 진행하면 더 큰 효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에너지 분야 활동은 그간 녹색연합이 해 오던 운동과제 중 우리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재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마을이 지구를 구한다’, ‘숲과 바람과 태양의 학교’, ‘탄소발자국 줄이기’, ‘에코 캠프스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하여 재구성하여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가격체계 개편, 재생가능에너지 확산운동, 송전탑 대응 등의 활동도 녹색연합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해 나갔으면 합니다.

 

7. 녹색의 대안을 찾아가는 운동을 새롭게 발굴할 것입니다.

녹색운동이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고 우리사회의 새로운 녹색 대안을 만드는 일임에도 녹색연합 활동이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분야를 소홀히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올 1년 활동을 통해 녹색의 대안을 마련하는 운동과제를 발굴할 것입니다. 또한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살고 있는 서울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운동 과제를 발굴하여 내년부터 본격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사람의 변화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환경을 지키는 것도 사람이고 파괴하는 것도 사람인데 우리는 그동안 너무 환경파괴 현장만 보면서 운동을 해 온 듯 합니다. 이제 다시 사람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지난 해 말에서 발표한 환경분야 올해의 10대 뉴스가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함께 공유하고자 이곳에 올립니다. 지난해 10대 뉴스를 보면서 새해에도 녹색운동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거짓 녹색에 맞서 진정한 녹색이 승리하는 한해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각오가 더 커집니다. 새해엔 모든 시민들과 뭇생명들에게 희망을 주는 녹색운동을 힘차게 펼쳐볼 생각입니다. 네티즌들의 많은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전국 41개 환경단체 연대기구인 한국환경회의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09년 10대 환경뉴스’를 발표했다. 10대 환경뉴스는 뉴스의 상징성, 환경정책에 미친 영향, 사회적 파장과 중요성, 향후 환경문제의 발전과제를 내포하고 있는 사안들을 중심으로 선정되었다. 한국환경회의 소속단체들이 후보 선정에 참여했고, 동등하게 투표를 진행했다. 선정된 의제는 순위와 관계없이 시간 순서로 배정했다.

선정된 ‘10대 환경뉴스’는 1.환경파괴, 혈세낭비 4대강 사업 2.녹색성장기본법 추진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무력화 3.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그린벨트 해제 4.환경부, 국립공원 케이블카 규제완화 시도 5.석면 공포 현실화 6.신종 인플루엔자 강타 7.올레길 둘레길 서울성곽길 등 걷기문화 확산 8.편법과 탈법의 온상, 골프장 사업 9.지리산댐 재추진 10.COP15 합의안 도출 실패,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의지 미흡 등이다. 10대 환경뉴스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경주 방폐장 부지 지질안정성의 문제점, 체세포 배아복제와 존엄사 허용 법원판결 그리고 2010년 중고등학교 교과서와 지도서의 재생종이 출판 등도 주목받았다.

2009년, 한국 사회 주요 환경 키워드는 ‘4대강’, ‘녹색성장’, ‘코펜하겐’, ‘규제완화’, ‘바이러스’, ‘걷기’ 등이었다. 정리하면,

하나. 올 6월, 역사상 유례없는 4대강 개조사업의 마스터플랜이 공개되었다. 대통령의 반성과 사과로 잠잠해진 ‘한반도대운하’ 논란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재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속전속결로 진행된 4대강 사업은 위헌과 위법 논란 속에 국민 저항에 부딪혔다. 바로 이 시각에도 국회는 ‘4대강 예산’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MB 핵심 의제인 4대강 사업은 한 치 타협의 여지없이 강경하게 국회를 냉각시켰다. 내년도 8조6천억 원의 4대강 예산 때문에 급식, 교육, 보건의료, 장애인 지원 등의 민생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 4대강 사업은 환경위기를 넘어 민주주의의 위기와 사회복지의 후퇴를 동시에 발생시킨 올해 최대의 환경뉴스였다.

둘. 이명박 대통령 임기 2년 동안, ‘저탄소 녹색성장’은 토건중심의 개발정책을 그럴듯하게 포장했다. 1월에 발표한 ‘녹색뉴딜사업’은 ‘녹슨 삽질’로 비판받을 만큼 토목산업과 대기업 중심의 신재생산업 육성이 주요 목표였다. 국무총리실 주도의 녹색성장기본법은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규정하는 해프닝 속에, ‘기본법 위의 기본법’으로 군림했다. 반대로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그 위상이 환경부 산하로 축소될 기로에 있다. 특히 4대강 사업은 녹색성장의 핵심 국책사업으로 청와대와 여당의 힘을 받아 추진되었다. 환경단체는 MB식 녹색성장이 ‘회색성장’이라며 비판했다. 그럼에도 녹색성장은 기업의 탄소배출과 신재생산업, 국민의 녹색 생활화를 전면으로 부각시킨 국가적 계기였다.

셋. 12월에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일주일’이라는 코펜하겐 기후변화당사국총회가 열렸다.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구속력 있는 포스트교토 합의문에 선진국과 개도국이 도장을 찍을 수 있을 지 관건이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한국은 기후변화의 ‘얼리무버(Early mover)’를 자처했지만, 온실가스 감축량은 불과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에 머물렀다. 전 세계 국가정상들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상승하는 것을 막자는데 동의했지만, 그 과제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한국은 2012년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를 유치하겠다고 공식 표명했다.

넷. 올 한 해, 16개 정부부처는 대대적인 규제완화 실적표를 만드는데 집중하였다. 정부는 기업에 애로가 되는 규제는 원칙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환경부는 2월에 “이미 그 가치가 훼손되었다면, 개발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기본 전제로 ‘환경규제, 4대 분야 86개 과제 대폭 정리’를 발표했다. 자연보전권역과 수도권 공장입지 규제완화, 상수원 주변 공장입지 규제완화와 자연공원법 규제완화가 ‘환경보전의 책임부처’인 환경부에 의해 직접 추진되었다. 환경부는 국립공원의 핵심구역인 자연보존지구에도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도심 허파인 그린벨트도 지속적으로 해제되었다. 또한 각종 규제완화 속에 골프장 사업이 전국적으로 난립하였다. 골프장은 편법과 탈법의 온상이 되었다.

다섯. 작년 광우병 사태에 이어, 올해 역시 석면, 바이러스, 걷기 등 국민들의 건강권이 주요한 의제였다. 석면 폐광산 주변의 주민들과 석면 공장 노동자들이 석면폐와 흉막반 등 석면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세계보건기구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베이비파우더, 여성용 화장품, 염전에도 발견되면서 석면 파동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석면특별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인플루엔자 피해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 국민 1/10 가량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국내 대책이 질책되었고, 백신 처방에서 빈부 간 불평등 문제도 제기되었다. 한편 지리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 서울 성곽길 등 걷기문화가 확산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선정된 10대 환경뉴스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환경파괴 혈세낭비 4대강 사업
- 녹색성장기본법 추진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무력화
-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그린벨트 해제
- 환경부, 국립공원 케이블카 규제완화 시도
- 석면 공포 현실화
- 신종 인플루엔자 강타
- 올레길 둘레길 서울성곽길 등 걷기문화 확산
- 편법과 탈법의 온상, 골프장 사업
- 지리산댐 재추진
- COP15 합의안 도출 실패,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의지 미흡


1. 환경파괴 혈세낭비 4대강 사업

“국민들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던 운하사업이 ‘4대강 살리기’사업으로 둔갑하여 진행되고 있다. 4대강에 22개의 보를 설치하고 준설작업을 벌이며 수천 년 동안 흘러온 강의 흐름을 바꾸는 이 사업이 고작 몇 개월의 작업 끝에 나온 마스터플랜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국가재정법, 환경영향평가법, 문화재보호법, 하천법 등 현행법을 무시한 채 진행되는 이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1만 여명의 국민이 참여하여 ‘4대강 사업 위헌위법심판을 위한 국민소송단’을 구성하고 강 유역별로 고시된 지방국토관리청의 하천공사 시행계획 및 실시계획에 대한 행정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부산대전전주 등 각 법원에 제기했다. 22조원이라는 막대한 4대강 예산마련을 위해 서민지원, 복지, 교육, 농어민지원 등의 민생예산들은 대폭 삭감하여 2010년 예산안 처리에 사회정치적 갈등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 녹색성장기본법 추진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무력화
올해 2월 입법 예고되어 국회 계류 중인 녹색성장기본법과 녹색성장위원회(이하 녹색위)는 환경, 사회, 경제부문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온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이하 지속위)를 무력화시켰다. 지난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김상희 의원은 법적 근거도 없는 녹색위가 법정기구인 지속위의 활동을 축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예산 또한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가 국회 입법권과 예산권을 침해하고, 국가재정법상 ‘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 ‘예산의 전용과 이용’ 조항 등을 위반한 것이다. 녹색성장기본법은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왜곡한다는 비판 속에, 기후변화, 에너지, 지속가능성에 관한 기본법을 통합하는 ‘기본법 위의 기본법’의 권한을 부여받았다. 또 사회약자를 보호하기보다 기업입장을 대변하는 측면이 강했다. 탄소세 도입을 철회하고, 기업의 조세부담 강화 조항을 삭제했다. 온실가스의 배출허용총량을 느슨하게 적용한 것도 산업계의 입김 때문이었다.

3.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그린벨트 해제
지난 1970년대에 농경지, 임야, 대지, 자연취락을 포함해 도시의 무분별 확산, 자연환경 보전이라는 취지로 그린벨트가 지정된 지 37년 만에 최대 규모의 그린벨트가 해제되었다. 2008년 9월 3일 국무회의에서 ‘개발제한구역 조정 및 관리계획’을 심의, 의결하면서 2020년까지 기존 해제 가능한 물량의 최대 30%까지 그린벨트 추가 해제를 결정했다. 이어, 2009년 3월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도권 보금자리 주택용으로 그린벨트를 80㎢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그린벨트 지역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평가도 없이 ‘기훼손지’, ‘보전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이라고 못을 박고, 각종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린벨트는 그 동안 수도권의 허파로, 완충지대로 수도권이 과밀팽창 방지하는 역할을 해 왔다. 때문에 그린벨트 해제,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신중해야하며, 앞으로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겨졌다.

4. 환경부, 국립공원 케이블카 규제완화 시도
지난 5월 환경부가 ‘자연공원법개정안’을 제출하면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가 다시 쟁점으로 올랐다. 환경부는 작년 말, 친환경 로프웨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국립공원 안에 케이블카 설치 규정 완화에 불을 당겼다. 이번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연공원 안 자연보존지구 내 케이블카 허가 길이가 기존의 2km에서 5km로 늘어나, 지리산 천왕봉, 설악산 대청봉에까지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해진다. 시민사회단체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으로 우리나라의 5%에 불과한 국립공원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인사 100인 서명, IUCN 서한 전달 등을 진행했고 12월 28일 현재 지리산·설악산·북한산 봉우리에서 77일째 1인 시위 등을 전개하고 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도는 ‘과연 환경부의 존립근거가 무엇인지’ 되묻는 상징적인 환경현안이었다.

5. 석면 공포 현실화
지난해 석면에 의한 폐질환,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의 심각성을 인식해 ‘환경보건법’이 제정되었고 올해 3월부터 본격 시행되어 환경보건위원회구성과 시행규칙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홍익어린이집 석면노출, 여성화장품과 베이비파우더의 석면 검출, 각종 공사현장에서의 석면발생 등 환경보건법이 시행되었어도 석면공포는 전국에 확산되었다. 여성 화장품과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검출된 석면에 대해 식약청 검사결과, 제품 판매중지와 회수명령을 내렸으나, 이미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은 놀람과 공포로 해당 회사를 상대로 피해보상청구를 하기도 했다. 철거공사현장에서 발생되었던 노동자들의 석면피해를 막기 위해 8월부터 노동부가 새로운 석면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석면 공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또 11월에는 전국 주요 염전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6. 신종 인플루엔자 강타
신종 인플루엔자(이하 신종플루)가 지난 5월 멕시코에서 처음 발생한 뒤 208개국에서 총 9,596명의 사망자(11월 기준, WHO 보고)가 발생했다. 신종플루는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생긴 기존에 없던 호흡기질환으로 질병 확산의 속도가 빨라 학교, 직장, 군대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의 2차 감염에 대한 불안이 크게 확산되었다. 국내에서도 지난 8월 15일 최초 사망자가 발생한 이래 사망자 수가 117명으로 급격히 늘어났고 하루 감염자 수만 만 명에 이르렀다. 정부는 취약계층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개인위생관리에 철저히 신경 쓰기를 당부했다. 신종플루로 각종 행사가 취소됐고 휴교하는 학교가 속출했다. 정상적인 단체생활은 위협받았고, 한국사회는 전염성 질환에 얼마나 취약한 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집단 사육되는 가축으로부터 발생하는 신종 전염병이 계속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축산업과 육식문화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7. 올레길 둘레길 서울성곽길 등 걷기문화 확산
걷기열풍은 올해도 불었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서울성곽길 등 걷는 길은 전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걸으면서 건강을 살피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생태를 체험하는 생태관광 역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착한여행, 생태관광, 책임여행으로 불리는 대안여행은 여행을 통해 해당지역의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기 때문에 대규모 관광으로 인한 환경훼손, 공동체 파괴를 지양하고 있다.

환경부 등 정부에서도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생태관광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소통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이익이 지역사람들과 생태계보호에 돌아갈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또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등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걷는 길을 조성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운영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일에는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 편법과 탈법의 온상, 골프장 사업
골프장 문제가 연말까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 골프장로부터 금품을 수수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동희 안성시장 또한 현재 골프장 사업으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다. 인허가를 둘러싼 문제는 올 3월 안성 미산 골프장 사업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미산 골프장에 대해 부실한 입목축적 조사를 지적하며 부결결정을 내려 인허가를 취소한 것이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재임기간 3년 동안 경기도 관내 골프장 건설 인허가 건수와 면적 또한 새로운 이슈로 제기 될 만하다. 무려, 32개(468홀) 골프장, 면적으로는 2천392만㎡, 여의도면적(290만㎡)의 8.3배를 골프장으로 허가했다. 골프 지사라 불릴만하다. 강원도 지역에서도 골프장 사업은 뜨거운 현안이다. 홍천 구만리 골프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사전환경검토서를 부실하게 작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관련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기는 횡성 섬강 골프장, 원주 여산 골프장 또한 마찬가지다. 인허가를 둘러싸고 불법행위가 공공연하고,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는 편법이 동원된다. 골프장 사업이 각종 편법과 탈법의 온상이 된 것이다. 현재 280여개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추가로 122개소가 건설예정이다.

9. 지리산댐 재추진
2001년 여론의 반대로 백지화 되었던 지리산댐이 2009년 6월 낙동강유역종합치수계획에 포함되어 재추진되고 있다. 이는 4대강 사업 중 낙동강 사업의 일환으로 진주 남강댐 수위를 높여 부산경남 식수원으로 하겠다는 계획이 지역주민들의 심한 반발에 부딪치자 국토부가 지리산댐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지리산댐 건설시 천혜의 원시림인 칠선계곡 하부가 수몰됨으로서 인근지역의 생태계 교란이 예상된다. 수몰예정지 휴천면 용유담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이곳만은 지키자’에 선정할 정도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계곡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11월,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결과 발표 자료에 의하면 임천강(용유담)은 지리산 반달곰의 중요한 생태이동통로이어서, 댐을 건설하게 되면 이동통로가 단절되어 반달가슴곰 서식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주민의 의견을 묻는 공론화의 장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지리산댐 건설계획이 지리산 주민의 삶터 수몰로 인한 공동체 파괴, 농사피해, 유형무형의 인문, 자연자원 수몰 등, 지리산의 생명들을 위협하고 있다.

10. COP15 합의안 도출 실패,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의지 미흡
2009년 12월부터 2주간 진행된 15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 정치적 선언문 수준인 ‘코펜하겐 합의문’에서는 1)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이내 유지 2)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숲의 보전 3) 선진국의 기후변화대응 지원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코펜하겐 합의문으로는 증가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제어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2005년 대비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4% 감축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는 한국이 지구온도 상승에 미친 역사적 책임량이나 감축능력을 고려할 때 너무나 미미하다. 게다가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방안이 원자력에너지 확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12기 추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겨울철 전력소비가 피크를 치고 있어, 공급 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전환이 시급히 요구된다.

2009년 12월 28일
한국환경회의
Posted by 최승국
코펜하겐 기후회의가 큰 성과없이 끝났다. 회의 성과와 상관없이 한국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총회에서 2번 연설을 한 것을 놓고 그 의미를 부여하느라 요란한 듯 하다. 대부분 언론들은 이명박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이번 총회에서 2번 연설을 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명확한 오보이다.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도 2번의 연설을 하는 것을 전세계인이 함께 지켜보았다.

 

            <2번 연설을 한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연설 후 기자회견 장면>

볼리비아 대통령이 2번 연설을 하게 되었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전세계로 생중계되었음에도 한국 언론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명박 대통령 예찬에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남미의 좌파 대통령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2번 단상에 올라 연설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랄레스 대통령은 2번 모두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기후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변하면서 기후변화를 막기위해서는 자본/제국주의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데서 이명박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가 자평한 것처럼 한국의 녹색성장에 공감하여 이명박 대통령에게 2번 발언 기회를 주었다면 볼리비아 대통령에게 주어진 2번의 기회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결론은 2번 발언을 한 것은 한국의 녹색성장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 두 번째 연설은 기후총회에서 소규모 그룹인 EIG(환경건전성그룹)을 대표해서 발언한 것이다. 마치 LDC(최빈국 : 가장 가난한 국가 그룹) 국가들을 대표해서 한 아프리카 대통령이 발언을 한 것과 같다. 그것은 이번 총회에서 각국 대표단 연설과는 별도로 협상에서 발언권이 약한 소 그룹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부여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이 속해있는 EIG 그룹에 속해있는 나라들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스위스, 멕시코, 리히텐슈타인, 모나코, 한국 등 5개 국가가 그것이다.  하나 같이 기후회의에서 중심이 되는 나라가 없다. 그동안 기후총회에서는 EIG 그룹의 활동이 워낙 미미하여 박쥐라는 별칭이 붙어 다닐 정도였다. 그만큼 한국이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주요언론들은 MB어천가를 부르며 이명박 대통령의 2번 연설이 마치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참으로 민망하다.

 

청와대가 특별히 이명박 대통령의 2번 연설의 의미를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호응이라고 했다는데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번 총회에서 주요 쟁점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이견이었다. 때문에 각 국가의 감축목표나 정책은 논의 대상 자체가 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 총회가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합의에 실패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언론은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회와 관련하여 한국 언론들은 숱한 오보를 연발하면서 한국 언론의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 그 중 대표적 사례의 하나가 이번 연설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코펜하겐을 비롯하여 유럽은 지금 폭설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비행기가 결항하고 기차를 비롯한 교통이 마비상태에 있다. 때문에 필자도 귀국을 하지 못하고 코펜하겐에 발이 묶여 있다. 미국에서도 폭설로 많은 피해가 있다고 한다. 지구 기상이 점점 위기의 징후를 경고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각국 지도자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말로만 "No more talking, act now!" 를 외치지만 막상 아무도 더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한국도 녹색성장을 외치지만 결국은 녹색으로 치장은 그린워시(Green wash)에 정신이 없다.

제발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에 나서기 바란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코펜하겐 기후회의의 쟁점과 전망>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쏠리고 있다. 오늘부터 2주일동안 안데르센 동화의 나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인류와 지구의 운명을 결정할 ‘제 15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이하 COP15)’가 열리기 때문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분명한 선택을 하여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인류와 생태계의 대재앙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코펜하겐 안팎의 열기는 뜨거울 수밖에 없다.

 

이번 회의 열기만큼이나 참가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모이는 각국의 대표단이 1만5천명에 이를 것이고, 각국의 정상이 참여하는 나라만 105여개국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정부와 기업, 민간단체에서 3백명 규모의 대규모 참가단이 조직되었고 이명박 대통령도 참가할 예정이다. 국제회의에 이만한 대표단이 파견되는 것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오늘 시작되는 COP 15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992년 기후변화협약이 합의되고 이를 바탕으로 1997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가 만들어졌지만 실제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것은 그로부터 7년 2개월이 지난 2005년 2월이었다. 미국의 교토의정서 탈퇴와 각국의 이해관계에 발이 묶여 나라별 비준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요 선진국이 합의한 1차 공약기간인 2012년까지 1990년대비 온실가스를 5.2% 감축하기로 한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도리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어 기후위기는 더욱 심각해졌다. 감축의무국은 아니지만 한국의 경우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1990년 대비 무려 100%나 증가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시대 개막 합의해야

 

COP15에서는 2년전 채택된 발리 로드맵의 약속대로 오는 2012년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의정서가 채택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의정서에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여야 할지에 대한 공유비전과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달성해야 할 온실가스 감축 중기목표와 함께 각국의 감축목표가 포함되어야 한다. 파국으로 가는 길을 막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1990년대비 온실가스를 5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2020년 목표 수준과 이를 국가별로 어떻게 나눌지는 매우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원하는 협상결과 또한 너무나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 발리 로드맵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번 회의가 갖는 중요성과 반드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최근 미국과 중국 등에 대해 적지 않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에 화답하여 양국이 보다 전향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최종 합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분명히 드러나는 미국과 중국, 선진국과 개도국의 온도차이

 

이번 총회에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쟁점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그 첫째 조건은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이 포스트 교토(Post Kyoto) 체제인 새로운 의정서 체제에 반드시 참여하여 감축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이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감축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입장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이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담은 기후변화법이 코펜하겐 총회 이전에 미국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쟁점이자 이번 회의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관심사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차이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온실가스 최대배출국인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주요 개발도상국들이 국제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감축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 등은 선진국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며, 개발도상국들은 자발적으로 결정한 감축행동을 취하되, 의무감축이나 검증을 받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 번째는 온실가스 배출에 역사적 책임이 큰 선진국들로 하여금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과 재정지원에 관한 부분이다. 이는 개발도상국이 요구하는 협상타결의 전제조건이자 개도국의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이번 협상에서 앞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이 부분에 대한 합의에 이르기는 크게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총회에서는 포스트 교토체제에 대한 최종합의가 이루어 질수도 있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최종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합의문이 채택될 가능성도 높다. 즉 선진국의 감축목표와 개도국의 감축행동, 개도국에 대한 재정지원 등에 대한 방향을 담은 정치적 합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내년에 속개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후속일정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선택, 그리고 기후회의에 냉담한 한국 언론

 

이처럼 이번 회의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회의이기 때문에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주부터 매일같이 기후위기와 코펜하겐 총회관련 소식을 주요기사로 내보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주요 방송과 신문들은 이 문제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 언론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한 한국사회에서 이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여전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협상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에 급급해 있다. 또한 이번 회의를 앞두고 국내 감축목표를 제시하였지만 개발도상국 수준의 턱없이 낮은 목표(2005년 대비 2020년까지 4%(BAU대비 30%) 감축)를 제시함으로써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온실가스 감축의 심각성 인식과 전국민의 결의를 끌어낼만한 의미있는 숫자가 못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절체절명의 기후위기를 공동으로 타개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의무감축을 받지 않겠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시민단체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고 코펜하겐 총회에서도 국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OECD국가이자 G20회의 개최국임을 자랑하며 선진국 행세를 하면서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서만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려는 이중적 태도가 설득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 9위, 세계 경제규모 15위의 한국의 책임과 경제력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한국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 이번 총회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합의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국사회에서도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승국(녹색연합 사무처장/COP15 공동대응단장)


Posted by 최승국

정부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여론 수렴을 하고 있지만 시나리오가 턱없이 낮은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의 원칙과 여론수렴(공론화) 방안에 대해 정리해 본다.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설정과 공론화 방안>

1. 정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 발표

- 정부가 오랜 논란 끝에 지난 8월 4일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포함된 3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 시나리오 내용을 보면 2020년까지 BAU 대비 21%, 27%, 30% 감축 중 하나를 선택하겠다는 계획이다.

- 이를 2005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05년 대비 8%증가, 동결, 4% 감축하는 내용이다.

- 정부는 이 수치를 발표하면서 EU가 제시한 개발도상국 감축 권고치인 BAU대비 15 - 30% 감축 요구를 충족했기 때문에 획기적이라고 자화자찬했다.

 

 

2. 정부 감축 시나리오 발표의 의미

1) 긍정의 측면

-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써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은 천명한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 한국 정부의 감축 목표 설정은 COP 15을 준비하는 논의에서도 국제사회의 논의를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 부정의 측면

- 한국정부가 발표한 감축 시나리오는 모두 너무나 낮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 세계 9위, 누적배출량 세계 22위,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임을 고려하면 개발도상국 기준의 감축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설득력이 전혀 없다.

- 한국은 이미 38개 의무감축국이 평균 5.2% 감축 약속의 기준년도로 삼는 1990년 대비 100%나 온실가스 증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에 2005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것은 1990년대비 100% 증가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 시나리오 3가지 중 가장 적극적인 세번째 경우도 1990년 대비 91%나 증가하는 경우이다.

- 정부가 감축기준으로 정한 BAU 대비는 객관성이 없고 BAU 증가예상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 따라서 감축 목표 설정을 BAU 기준이 아닌 목표연도 기준의 절대량이어야 한다.

- 온실가스 감축은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국 정부의 정책의지이다.

- 그런데 이번 감축시나리오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견인하기 위한 정책의지가 담긴 수단(에너지가격 합리화, 탄소세 도입 등)이 제시되지 않고 에너지효율제고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 수단에만 의지하고 있다.

 

 

3.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의 원칙과 방향

1) IPCC 4차보고서는 기후변화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금세기 안에 CO₂농도를 400 - 450ppm으로 안정화시켜야 하며, 산업화 이전에 비해 2℃ 이하로 온도 상승을 제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것이 국제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첫 번째 목표여야 한다. 즉, 전 세계가 공동의 노력으로 이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모든 논의는 여기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이것이 생존을 위한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국가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감축목표를 잡는다면 지구는 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다른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고통을 감내하는데 한국만 그 책임을 회피한다면 이는 ‘무임 승차’를 하겠다는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용인되지 않을 것이다.

 

2) 환경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오염자 부담의 원칙’이다. 온실가스 관련해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기후변화 협상과 관련하여 이를 ‘역사적 책임’으로 명명하고 있다. 다른 표현으로 한다면 그간의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에 따라 감축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한국은 현재까지 누적배출량 순으로 세계 22위로 전체 배출량 대비 0.7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개도국 중에는 브라질, 멕시코와 비슷하고, 선진국 중에는 스페인, 호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3) 다음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준년도 설정으로, 이는 각 국가들간의 형평성 문제이다. 이미 교토 의정서 상에서 AnnexⅠ국가들은 1990년을 기준으로 2012년까지 온실가스 5.2%를 감축하기로 약속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금 와서 2000년 또는 2005년을 기준년도로 삼는 것은 앞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기울여 온 국가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우게 되며, 형평성 논리에서도 맞지 않다. 따라서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면 온실가스 감축의 기준년도는 당연히 1990년이 되어야 한다.

 

 

4. 한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시 고려되어야 할 기준

1) 기준 : 정부 시나리오가 개도국을 염두에 두고 BAU대비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한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은 경제 규모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볼 때 현실성이 없다. 따라서 BAU대비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그렇다면 감축 기준은 국제사회가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는 1990년을 설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2) 감축 목표 :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대목이다. 정부가 제시한 감축 시나리오는 2020년에 1990년대비 91% 이상 배출량 증가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제시한 역사적 책임이나 현재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볼 때 이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발상이다. 한국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비슷한 영국의 경우 1990년대비 34%를 감축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과 누적배출량이 비슷한 스페인의 경우 1990년 대비 배출량 증가 상한선을 37%를 넘지 않도록 설정하였다. 이렇게 볼 때 한국정부가 제시한 감축시나리오는 국제사회에서 동의받기 어려운 것이다.

한국의 감축목표를 NGO에서 수치로 제시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오늘 토론에서는 방향만 제안하기로 한다. 감축목표 설정시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비전(산업화 이전에 비해 2℃ 이하로 온도상승 유지)을 함께하면서 한국이 갖는 경제규모와 온실가스 배출량,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역사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 수준은 앞에서 제시한 영국과 스페인 등을 고려하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3) 공론화 및 사회합의 방안

정부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발표한 후 2차례 공청회와 대국민 여론조사, 전문가 여론조사를 거쳐 금년 내에 감축목표를 확정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올해 안에 확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공청회 2차례, 여론조사 2차례로 사회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더구나 여론 수렴이라는 것이 3가지 시나리오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라면, 턱없이 낮은 수준의 목표가 설정된 상황에서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

이미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정부의 감축 시나리오가 터무니없이 낮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고, 정부 공청회 등이 형식적 통과의례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보다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한국사회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역사적 책임을 다할 수 있고 한국경제에도 올바른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공론화 및 사회합의 방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산업계의 의견만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시나리오 발표 이후에도 국무총리 등이 나서서 국익과 기업경쟁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음을 설명하는 것으로 보아 공론화가 제대로 된 의견수렴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바람직한 공론화를 위해서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위원회(가칭)’와 같은 사회합의기구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사정 위원회와 같은 방식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구에는 정부관계자와 각계 전문가 및 시민단체, 나아가 사회 약자인 노동자, 농민, 소비자 등의 참가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5. 마무리하며

- 지구온난화는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며,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현안이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책임을 다하는 것은 구성원 모두의 의무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가 현재 수준의 삶을 유지하면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을 세워서 될 일이 절대 아니다.

- 과거 개발중심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던 사회에서는 국민소득 2만불 달성과 같은 성장중심의 구호가 상징이 되었지만, 이제 우리가 선택해야 할 부분은 성장이 아닌 인류 공존을 위한 ‘절제’를 나타내는 구호가 상징화되어야 하며, 이것이 바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이다.

- 그렇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설정은 현재 우리사회의 기술 수준이나 성장욕구를 반영하기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내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그러나 정부의 감축 시나리오는 다분히 산업계의 입장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논의 과정에서 올바른 감축목표와 감축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대다수 국민, 특히 저소득층 등 사회 약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확정하기 전에 충분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론화 방안을 통해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자료>

 

o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의 원칙과 한국의 적정 감축량(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2009. 8.11)

o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최승국, 녹색연합, 8월 5일)

o 국가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을 위한 공청회 NGO 의견서(녹색연합 외 10개 단체, 8월 13일)

o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을 위한 합리적 사회 공론화 방안(조성돈, 환경정의, 8.11)

o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세계 정책 동향과 시사점(박진희, 동국대, 8.11)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바쁜 일정속에서 잠시 짬을 내어 가족과 함께 서해안에 있는 작은 섬의 해수욕장을 찾았다. 작년에 처음 가 보았는데 서해인데도 갯펄이 아닌 모래 백사장이 기가막히게 아름다웠고 물이 얕고 깨끗해서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그런데 이번 방문은 처음부터 엄청난 고통과 공포를 수반했다. 바로 해파리에 쏘여 다리가 붓고 고통도 만만치 않았으며, 해파리 공포로 바닷물에 들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밀물때면 해수욕장 가장자리는 그야말로 해파리 세상이었다. 한 마리로 해파리의 역습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괴물같은 해파리의 해수욕장 습격>

<보기만 해도 두려움을 느끼는 거대한 해파리 출현 / 저 사람은 무사할까?>

내가 처음 해파리를 발견한 것은 바닷물에 들어간지 채 10분이 안되어서였다. 갑자기 허벅지에 강한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고통이 느껴졌고 순간 다리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한동안 무슨 일인지 몰랐다. 잠시 뒤 주변을 보니 지름이 1미터 가까이 되어 보이는 해파리 한 마리가 떠 있었다. 그 녀석이 내 다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었다.

 

  <고무보트용 노를 이용해 해파리를 제거하는 피서객들>

순간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중학교 3학년인 조카가 울면서 물밖으로 뛰쳐 나왔다. 무릎과 발등에 해파리에 쏘인 흔적이 금방 나타났다. 붉게 스치고 간 흔적이 생기더니 금새 부풀어 올랐다. 갑자기 당한 충격이라 많이 놀랐는지 쉽게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가족들이 모두 물 밖으로 나와 어찌해야 할지 논의했다. 근처에 있는 구조대에게 물어보았더니 자신들도 대책이 없고, 해파리에 쏘인 자리는 식초를 뿌려주면 통증이 좀 빨리 가라앉는다고 했다. 그래서 식초 한병을 구해 왔다. 그러는 사이 초등학교 6학년인 조카가 또다시 울면서 나왔다. 그 역시 해파리가 팔을 훑고 지나간 것이다.

 


  <해파리가 쏜 발(상)/ 하루가 지나도 상처와 고통이 사라지지 않았다(하)

식초 한병을 다 부어가며 통증을 완화시켰다. 나도 허벅지를 살펴보니 흔적이 점점 커져오는 것을 느꼈다. 식초를 뿌리고 좀 있다가 다시 물에 들어가 보았다. 아직도 물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20미터쯤 헤엄을 쳐 가다 다시 강한 충격을 받았다. 이번엔 오른쪽 다리였다. 역시 해파리에게 당한 것이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어른들도 해파리에 쏘이고 나서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어 나왔다.

 

<해파리에 공격의 흔적(상)/ 역시 하루가 지나도 상처가 가라앉지 않았다(하)

그때부터는 해파리와 전쟁을 시작했다. 바닷가에는 생전 처음 보는 엄청난 크기의 해파리가 둥둥 떠 다니고 있었고 이제는 물에 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해파리를 건져내는데 많은 사람들이 발벗고 나섰다. 아내와 처형을 포함하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막대기든 삽이든 있는대로 챙겨서 해파리를 건져내었다. 워낙 커서 쉽게 건져지지 않았다. 물렁물렁한 해파리를 막대기로 밀어내려면 산산이 부서져 버렸고 한 조각 한 조각이 무서운 괴물로 변했다. 부서진 조각에라도 닿으면 그 독성은 본체와 다름없이 강한 독성을 내뿜었고 작은 조각도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해파리 퇴치 작전 중인 피서객>

해파리를 건져내던 사람들도 손과 발에 해파리의 공격(?)을 받고 고통스러워했다. 이제 해파리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한참동안의 전쟁끝에 아름답던 모래사장은 해파리 시체가 널부러져 있어 흉측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이곳은 작년에 보았던 그 아름다운 추억의 해수욕장이 아니었다.

 

                                                   <해변에 즐비한 해파리 시체들>

모두들 1년 사이에 너무 많이 변했다고 했다. 작년에도 작은 해파리가 있었지만 이렇게 위협적이진 않았다. 1년 사이에 엄청나게 달라진 상황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미 몇 년전부터 해파리의 공격에 대한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었다. 기후변화(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파리가 남해는 물론 서해와 동해안까지 점령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그 기세가 더욱 강해진 것이다.

 

한마디로 자연의 역습이다. 이제 상어와 같은 거대한 동물 때문이 아니라 해파리 때문에 여름 바다가 공포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한 여름의 무더위를 식히고 신나게 수영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바다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자연을 파괴하고 온실가스를 맘껏 배출한 결과가 오늘 우리에게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심해질 것이다. 인간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해파리보다 더 강한 것들이 인간을 공격해 올 것이다. 이제 자연과의 또 다른 전쟁을 치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낸 자연환경이다. 여기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해파리의 공습이 기후 재앙의 시작이 아니길 바란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서해안에 있는 작은 섬에 있는 해수욕장을 찾았다. 작년에 처음 가 보았는데 서해인데도 갯펄이 아닌 백사장이 기가막히게 아름다웠고 물이 얕고 깨끗해서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그런데 이번 방문은 처음부터 엄청난 고통을 수반했다. 바로 해파리에 쏘여 다리가 붓고 고통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밀물때면 해수욕장 가장자리는 그야말로 해파리 세상이었다. 한 마리로 해파리의 역습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해수욕장에 나타난 초 대형 해파리, 보기만해도 공포스럽다>

내가 처음 해파리를 발견한 것은 바닷물에 들어간지 채 10분이 안되어서였다. 갑자기 허벅지에 강한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고통이 느껴졌고 순간 다리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한동안 무슨 일인지 몰랐다. 잠시 뒤 주변을 보니 지름이 1미터 가까이 되어 보이는 해파리 한 마리가 떠 있었다. 그 녀석이 내 다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었다.

 

                         <고무보트용 노를 이용해 해파리를 끌어내는 피서객들>

순간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중학교 3학년인 조카가 울면서 물밖으로 뛰쳐 나왔다. 무릎과 발등에 해파리에 쏘인 흔적이 금방 나타났다. 붉게 스치고 간 흔적이 생기더니 금새 부풀어 올랐다. 갑자기 당한 충격이라 많이 놀랐는지 쉽게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가족들이 모두 물 밖으로 나와 어찌해야 할지 논의했다. 근처에 있는 구조대에게 물어보았더니 자신들도 대책이 없고, 해파리에 쏘인 자리는 식초를 뿌려주면 통증이 좀 빨리 가라앉는다고 했다. 그래서 식초 한병을 구해 왔다. 그러는 사이 초등학교 6학년인 조카가 또다시 울면서 나왔다. 그 역시 해파리가 팔을 훑고 지나간 것이다.

 

                                                 <해파리에 쏘인 발등>

식초 한병을 다 부어가며 통증을 완화시켰다. 나도 허벅지를 살펴보니 흔적이 점점 커져오는 것을 느꼈다. 식초를 뿌리고 좀 있다가 다시 물에 들어가 보았다. 아직도 물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20미터쯤 헤엄을 쳐 가다 다시 강한 충격을 받았다. 이번엔 오른쪽 다리였다. 역시 해파리에게 당한 것이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어른들도 해파리에 쏘이고 나서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어 나왔다.

 

                     <해파리에 쏘인 모습(상) / 하루가 지나도 상처와 고통이 가시지 않고 있다(하)

그때부터는 해파리와 전쟁을 시작했다. 바닷가에는 생전 처음 보는 엄청난 크기의 해파리가 둥둥 떠 다니고 있었고 이제는 물에 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해파리를 건져내는데 많은 사람들이 발벗고 나섰다. 아내와 처형을 포함하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막대기든 삽이든 있는대로 챙겨서 해파리를 건져내었다. 워낙 커서 쉽게 건져지지 않았다. 물렁물렁한 해파리를 막대기로 밀어내려면 산산이 부서져 버렸고 한 조각 한 조각이 무서운 괴물로 변했다. 부서진 조각에라도 닿으면 그 독성은 본체와 다름없이 강한 독성을 내뿜었고 스치기만 해도 엄청난 아픔을 안겨주었다.

                                           <해파리 제거 작전 중인 모습>

해파리를 건져내던 사람들도 손과 발에 해파리의 공격(?)을 받고 고통스러워했다. 이젠 해파리가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한동안 해파리와의 전쟁을 치루고 나니 아름답던 모래사장은 해파리 시체가 널부러져 있어 흉측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이곳은 작년에 보았던 그 아름다운 추억의 해수욕장이 아니었다.

 

                               <해변에 즐비한 해파리 시체들>

모두들 1년 사이에 너무 많이 변했다고 했다. 작년에도 작은 해파리가 있었지만 이렇게 위협적이진 않았다. 1년 사이에 엄청나게 달라진 상황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미 몇 년전부터 해파리의 공격에 대한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었다. 기후변화(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파리가 남해는 물론 서해와 동해안까지 점령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그 기세가 더욱 강해진 것이다.

 

한마디로 자연의 역습이다. 이제 상어와 같은 거대한 동물 때문이 아니라 해파리 때문에 여름 바다가 공포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한 여름의 무더위를 식히고 신나게 수영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바다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자연을 파괴하고 온실가스를 맘껏 배출한 결과가 오늘 우리에게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심해질 것이다. 인간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해파리보다 더 강한 것들이 인간을 공격해 올 것이다. 이제 자연과의 또 다른 전쟁을 치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낸 자연환경이다. 여기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해파리의 공습이 기후 재앙의 시작이 아니길 바란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정부가 어제 녹생성장위원회 명의로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2005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정부 발표의 핵심이다. 이 정도면 감축목표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정부가 내놓은 감축 시나리오 세가지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해 시나리오 1은 21%, 시나리오 2는 27%, 시나리오 3은 30%를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2005년 온실가스 배출량(594백만톤CO2) 대비 절대기준으로 환산하면, 각각 1안은 8% 증가, 2안은 동결 3안은 4% 감소시키는 것에 해당한다. 즉 정부는 다른 나라가 감축 기준으로 삼는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나 증가한 2005년을 기준으로 삼으면서도 2020년까지도 온실가스를 전혀 줄이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OECD 가입국가를 포함한 30여개 의무감축 대상국가는 교토의정서 상에서 1990년 대비 2012년까지 평균 5.2%를 감축하도록 약속하였다. 그리고 포스트 교토가 시작되는 2013년부터 추가 감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과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비슷한 영국은 1990년대비 절대량을 기준으로 34%나 감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90년 대비 이미 100나 배출량이 증가한 상황인데 이를 유지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획기적인 일이라 자평하고 있으니 잘못하면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까 염려된다.

 

이미 OECD 국가이며, 틈만 나면 선진국 진입 운운하는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에서만큼은 굳이 선진국임을 거부하고 개도국 대우를 해달라며, 개발도상국 기준에 맞추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의지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감축목표가 유럽연합이 개도국에 요구하는 수준인 배출전망치 대비 15-30% 감축 요구를 충족했기 때문에 획기적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써 참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부끄럽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규모에서 세계 9위를 달리고 있으며, 누적배출량에서도 22위에 올라있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무엇을 보나 한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주장하기 어려움에도 여전히 개도국 위치를 주장하며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행태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아니 비난만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더욱 두려운 것은 기후변화의 위기는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와 지구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공동으로 감내해야할 책임과 같은 것이다.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경우 인류가 겪게될 것은 공멸에 가까운 참담한 재앙에 직면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현실이다.

 

그런데 온실가스 배출 순위 9위인 한국이 아직도 개도국 행세를 하면서 감축책임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은 국제사회는 물론 미래세대에게 부끄럽고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어제 발표한 시나리오에 얽매이지 말고 열린 자세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다시 정해야 한다. 국가 이기주의가 아니라 인류와 지구생태계의 명운이 걸린 일이다. 인류가 감수해야할 수준에 맞게, 그 속에서 한국의 위상과 책임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고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한국은 이미 OECD 가입국가이며 온실가스  배출 순위 세계 9위인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에선 개도국 지위를 인정하라고 하면 누가 인정하겠는가? 국내외의 여론을 의식한다면 차라리 발표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뻔 했다.

정부가 어제 녹생성장위원회 명의로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을때 든 생각이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2005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정부 발표의 핵심이다. 이 정도면 감축목표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정부가 내놓은 감축 시나리오 세가지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해 시나리오 1은 21%, 시나리오 2는 27%, 시나리오 3은 30%를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2005년 온실가스 배출량(594백만톤CO2) 대비 절대기준으로 환산하면, 각각 1안은 8% 증가, 2안은 동결 3안은 4% 감소시키는 것에 해당한다. 즉 정부는 다른 나라가 감축 기준으로 삼는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나 증가한 2005년을 기준으로 삼으면서도 2020년까지도 온실가스를 전혀 줄이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OECD 가입국가를 포함한 30여개 의무감축 대상국가는 교토의정서 상에서 1990년 대비 2012년까지 평균 5.2%를 감축하도록 약속하였다. 그리고 포스트 교토가 시작되는 2013년부터 추가 감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과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비슷한 영국은 1990년대비 절대량을 기준으로 34%나 감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90년 대비 이미 100나 배출량이 증가한 상황인데 이를 유지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획기적인 일이라 자평하고 있으니 잘못하면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까 염려된다.

 

이미 OECD 국가이며, 틈만 나면 선진국 진입 운운하는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에서만큼은 굳이 선진국임을 거부하고 개도국 대우를 해달라며, 개발도상국 기준에 맞추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의지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감축목표가 유럽연합이 개도국에 요구하는 수준인 배출전망치 대비 15-30% 감축 요구를 충족했기 때문에 획기적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써 참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부끄럽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규모에서 세계 9위를 달리고 있으며, 누적배출량에서도 22위에 올라있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무엇을 보나 한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주장하기 어려움에도 여전히 개도국 위치를 주장하며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행태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아니 비난만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더욱 두려운 것은 기후변화의 위기는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와 지구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공동으로 감내해야할 책임과 같은 것이다.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경우 인류가 겪게될 것은 공멸에 가까운 참담한 재앙에 직면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현실이다.

 

그런데 온실가스 배출 순위 9위인 한국이 아직도 개도국 행세를 하면서 감축책임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은 국제사회는 물론 미래세대에게 부끄럽고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어제 발표한 시나리오에 얽매이지 말고 열린 자세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다시 정해야 한다. 국가 이기주의가 아니라 인류와 지구생태계의 명운이 걸린 일이다. 인류가 감수해야할 수준에 맞게, 그 속에서 한국의 위상과 책임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고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녹색성장 구호를 요란하게 내걸고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실상 인류가 직면한 최악의 기후변화문제를 대응하는데 있어서는 대부분 낙제점을 받았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주도하는 녹색성장은 겉만 요란하지 실제 환경문제, 기후문제 해결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7대 광역지자체 기후변화 대응 수준>

실제 TV광고나 각 지역을 다니면 그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녹색성장’ 구호이다. 그리고 정부나 지자체가 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업을 녹색성장으로 포장하여 진행하고 있어 우리 실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얼핏보면 한국은 환경문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각 지자체 등에서 내걸고 있는 녹색성장은 그야말로 겉만 번지르한 구호에 불과하고 실제 녹색사회를 위한 노력은 여전히 낙제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녹색연합과 녹색사회연구소가 조사한 <8대 광역지자체 건축, 교통, 도시분야 기후변화 대응 현황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는 기후변화 대응에 ‘매우 소극적’이었으며, 인천, 광주, 대구, 대전 등의 주요 지자체들 대부분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예산과 공무원 수가 가장 많은 서울시의 경우 ‘평균 수준(중간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조사 대상 중 어느 한 곳도 당면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이거나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곳은 없었다. 서울시가 중간 정도의 점수를 받고 있지만 서울시가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이 많은 예산과 인구, 전문인력 등의 토대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역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서울을 비롯한 8대 광역지자체가 이 정도라면 실제 더 작은 도시, 시골로 내려가면 그 수준은 가히 미루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녹색의 구호는 광역지자체만이 아니라 저 멀리 떨어진 강원도와 제주도까지 가리지 않고 모든 곳에서, 아니 대부분 정부와 지자체의 일선행정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실제 지난달 강원도의 한 전방부대를 방문하는 길에 곳곳에서 녹색성장 슬로건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새마을 운동 하듯이 일사분란하게 녹색성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서울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 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8대 광역지자체 건축, 교통, 도시분야 기후변화 대응 현황 평가 연구>로서 서울, 부산, 광주, 인천, 울산, 대구, 대전, 경기도 가 조사 대상이었으나 경기도는 자료 제출을 거부해 나머지 7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이다.

 

조사내용을 종합한 것을 보면 광역지자체 간에도 건축, 교통, 환경생태, 도시계획, 도시재생 등의 영역별로 계획 수위 및 추진 실적 등의 격차가 많이 드러났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특화된 단일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었고, 기후변화 대응 대책 마련에 있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어 닥쳐오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지자체들의 기후변화 대응이 부족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1) 도시건축교통 관련 중앙부처 대책의 구체적인 달성 목표치 미설정, 2)수립된 세부실천 과제의 경우에도 대부분 자율적 참여 수준에 한정되어 있거나 제도적 지원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며, 3) 지방정부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 계획 수립 가이드라인이 제공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분석되었다. 이는 다시말해 중앙정부차원의 기후변화 종합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녹색성장을 내세우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탄소’ 사회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실상은 저탄소 사회와는 거리가 먼 정책인 4대강정비사업 등의 토목사업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근본 대택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요란한 녹색성장 구호를 걷어치우고 제대로된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은 정부와 국민 모두 잘 알고 있다. 올 연말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논의 될 포스트 교토체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도 근본 대책마련에 서둘러야 한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낙동강 유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 내용을 보면 ‘정부가 낙동강 식수원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정부가 남강댐 용수량을 늘려 부산·경남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나 대구시가 안동댐으로 취수원을 이전하겠다는 계획, 낙동강 하도정비사업 계획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식수원으로써 낙동강을 포기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낙동강 본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골재채취 현장>

낙동강은 부산, 경남, 대구, 경북 지역 주민 대부분의 식수원으로서 생명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4대강 살리기를 하겠다는 구실로 낙동강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최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내용들은 결과적으로 영남권 주민들의 식수원을 남강댐이나 안동댐 등으로 이전하고 낙동강은 골재채취와 유역 개발을 통한 토건 세력들의 잇속을 챙기는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렇게 한다고 영남권 주민들의 식수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가 3조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남강댐의 예를 보면 이러한 사업이 얼마나 황당한지 잘 드러난다. 정부는 남강댐 운영수위를 현재 41미터에서 45미터로 높여 용수 공급량을 증대시키고 부산까지 100킬로미터의 관로를 매설해 하루 107만톤의 물을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정부합동조사나 환경부의 용역결과를 보면 이 계획이 얼마나 터무미없는 계획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환경부의 용역보고서를 정부의 계획대로 적용할 경우 남강댐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용수량은 정부계획의 4.5%에 불과한 4만8천여톤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국토해양부는 이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남강댐이 영남권 주민들의 식수원 해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정부는 기어이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4대강 정비사업으로 낙동강 수질 악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취수원을 무리하게 찾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실효성도 없는 사업까지 엄청난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추진하게 되는 것이다.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안동댐의 경우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과 함께 낙동강 식수원을 포기한 것이란 비판을 대구지역 주민으로부터 받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4대강 정비사업의 핵심중의 하나인 하도정비, 즉 준설은 그야말로 강바닥을 파헤쳐 강을 망치는 사업이다. 정부는 낙동강에서만 1억5천만㎥ 규모의 골재를 채취할 계획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2008년 낙동강 유역 21개 지자체가 채취한 골재량 1천3백만㎥의 11.5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2012년까지 약  3년 동안 매년 낙동강에서 2008년 골재 채취량의 3.8배를 준설해야 가능한 양이다. 이 과정에서 낙동강 식수원 오염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부는 4대강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대체 상수원과 광역상수도 확장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강댐 추가 용수공급과 광역상수도 추진은 낙동강 하도정비와 함께 정부가 낙동강 수질 관리를 공식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낙동강 유역의 오염 부하량이 영산강에 비해 20배 이상 많아도 수질 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은 낙동강이 식수원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낙동강에서의 취수를 포기하는 순간 낙동강의 수질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결국 낙동강은 심각한 오염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이는 영남 주민들의 불행으로 연결된다.

              <골재채취가 끝났으나 낙동강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최근 가뭄과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물문제가 얼마나 심각하지를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으로 낙동강의 식수를 포기하고 막무가내식 토목공사만을 한다면 그 결과가 얼마나 비참할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물문제로 부산과 대구시민들이 겪어왔던 갈등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정부가 식수원으로서의 낙동강을 포기하는 순간 물분쟁은 물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것이다. 국가전체로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불행을 피하려면 생태계 파괴와 식수원을 망치는 4대강 정비사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지구의날을 앞둔 나의 생각이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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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고 있는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나는 녹색일자리(Green collar job)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이미 오바마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방안이기도 하고 유럽사회에서도 경제위기와 실업극복의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조망되고 있다.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 몇 차례에 걸쳐 녹색일자리를 통한 경제위기, 실업극복, 나아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나누어서 제시해 보고자 한다.

경제위기 대안찾기 1편 : 현 상황에 대한 인식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은 우리가 여지껏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위기 국면이라는데 대해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지난해 가을 미국발 경제위기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한국정부는 이를 남의 일처럼 여겼지만 이젠 그들조차 현재의 위기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시인하고 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여러 가지 견해가 있겠지만 나는 4가지로 분류해 보고자 한다. 첫째, 역사상 경험하지 못했던 심각한 경제의 위기이다. 위기의 시작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왜곡된 금융구조와 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신자유주의는 이미 이러한 위기를 오래전부터 내포하고 있었다. 경제상황이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1930년대 겪었던 대공황에 못지않은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따라 위기의 상처는 다르게 남을 것이다.

 

둘째, 지금의 상황은 사상 최악의 고용의 위기, 즉 실업의 문제를 낳고 있다. 대학을 막 졸업한 수십만의 젊은이들은 대학문을 나서자마자 실업자가 되는 참담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명박씨는 수백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대통령이 되었지만 지금 일자리는 한해에 고작 몇 만개 수준에 머물고 있고 전체 일자리 수는 오히려 뒷걸음을 치고 있다. 일자리 문제는 비단 이번 경제위기 때문에 발생한 것만은 아니다. 이미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시기에도 소위 ‘고용 없는 성장’이 하나의 흐름이 되었고 이는 곧바로 사회문제를 낳아 왔다. 고용의 문제,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가 다시 회복한다 해도 희망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셋째, 지구 생태계의 위기이다. 지난 가을부터 한반도는 유례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지금도 강원도 일부지역은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고 많은 들녘은 봄 농사를 준비하기에 물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가뭄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였고 전세계는 각종 기후변화의 재앙에 시달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인류 전체의 3분의 1이 물부족에 시달리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죽어갈 것이다. 해안선 상승으로 런던, 암스텔담, 로스엔젤레스 등 세계 굴지의 대도시들이 물속에 잠겨버릴 날도 멀지 않았다. 경제위기, 고용의 위기와 함께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도, 지구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오래전부터 가치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오로지 돈의 가치에 의해 지배당하고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존엄성마저 사라지고 있다. 부의 축적을 위해서는 자신이 발 딛고 살아야 할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기본이고 같은 인간들끼리 죽고 죽이는 일도 아무 망설임 없이 자행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용산참사나 강호순 사건 같은 일이 발생해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2009년, 우리는 이런 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이런 위기를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우리 스스로, 시민들이 나서서 대안을 만들지 못하면 인류와 지구생태계의 미래는 존재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 다음편에서는 현재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통해 왜 녹색일자리가 대안이 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Posted by 최승국

                             <총회장에 전시된 기후 위기를 알리는 얼음 인간> 

지난 12월 1일부터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제 14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가 12일 폐막했다. 총회에 참석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이만의 환경부 장관에게 “한국의 기후변화 대책을 더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남들이 다 하고 난 다음에 시작하면 따라가는 것 밖에 안 되니 때를 맞춰 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고 한다.

 

두 번째 문구는 한국을 대놓고 비판하기 어려우니 예의상 표현한 의전상의 말로 해석되고 실제로는 한국의 기후변화 대책이 너무 성의가 없음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나로서는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껴야 했다. 국제기구에 우리 사람을 배출했으면 그가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 있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대표를 만나 에둘러 한국이 좀 더 성의를 보일 것을 요구해야 했으니 반기문 총장으로서도 이런 말을 하기 참으로 민망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 대한민국 국민들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반기문 총장이 이런 말을 꺼낸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그를 직접 만나 들은 것은 아니니 짐작해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확언컨대 한국이 온실가스 의무감축에 너무 소극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에너지 사용 세계 10위, 온실가스 배출 세계 9위 국가인 한국이 정작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는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알러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가 한국의 보다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경제성장을 더 해야 한다는 이유로 한국은 여전히 감축의무를 받는 대신 자발적 감축을 하겠다는 것이다. 경제규모 세계 12위이자 OECD 국가인 한국이 의무감축을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나라는 아무도 없는데도 말이다.

 

이번 총회에 참석해서도 환경부 장관은 ‘저탄소 녹색성장’과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 등 갖은 수사를 동원하면서도 정작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서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해야 하고, 우리의 능력에 맞게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말은 부드럽게 했지만 결국은 여전히 의무감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환경부장관이나 정부 관료들은 이러한 우리의 입장이 국제사회에 통할 것이라 보는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국제사회의 눈치도 눈치이지만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것은 필수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2050년까지 1990년대비 온실가스를 80%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자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니 온실가스 감축을 하지 않고는 이제 경제성장도 국민의 삶의 질도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교토의정서를 탈퇴했던 미국도 보다 적극성을 갖고 기후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만 여전히 뒷걸음질을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내년부터 기후변화총회를 정상급 회의로 격상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제 환경부 장관이 아니라 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석하여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는 일만 남은 셈이다. 반기문 총장은 아마 내년 총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도 기후변화 대책에 좀 더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주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우리 국민들은 또 한번 민망함에 고개를 숙여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계속 보일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사진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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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에 과자를 선물하는 대신 에너지 다이어트에 참가하여 노트북도 받고 지구온난화도 줄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의미있는 일이 있을까?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로 불린다. 물론 상술에 편승한 것이지만 이왕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는 날이라면 과자를 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정말 뜻있는 날이 되지 않을까? 에너지시민연대에서는 빼빼로데이를 기후변화로부터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에너지 다이어트(‘빼빼하다’는 의미는 ‘날씬하다’는 뜻을 가짐)의 날로 정하고 대국민 캠페인과 경품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올해의 주요사업으로 개인당 10리터 석유모으기를 통해 10억리터의 석유를 절약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빼빼로데이 행사를 통해 10만명의 서약참가자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3만5천명이 이미 서약에 동참한 상황이라고 한다.

 

에너지시민연대는 또한 캠페인 참가자들 중 에너지절약 우수 아이디어를 낸 111명을 선정해 노트북과 자전거, 통기타, 자가발전 손전등 등의 경품을 지급한다. 빼빼로데이에 친구들에게 과자를 사주는 대신 서명에 참가하여 에너지절약에도 기여하고 경품도 탈 수 있다면 정말 의미가 큰 하루가 될 것이다.

 

에너지 과다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지구온난화) 문제는 이미 전세계인들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할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리고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환경문제 차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기후문제가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캠페인 참가를 위한 자세한 내용은 에너지시민연대 홈페이지( www.enet.or.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에너지시민연대는 녹색연합을 포함한 260여개 환경, 소비자, 여성 단체들이 모여 기후변화 방지와 에너지절약을 위해 결성한 연대기구이다. 
 

<최승국>
Posted by 최승국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더해감에 따라 각 단위별로 기후변화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지만 중앙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이제 과학자들과 환경단체만이 우려하는 가설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리고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인류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 급박한 과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기후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나 이에 대응하는 각 분야의 노력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차원에서 진행되는 현상이지만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 배출은 각 개인이나 가정, 기업, 사무실 등 지역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차원의 대응이 중앙정부의 대응 못지않게 중요하며, 그 핵심 열쇠를 갖고 있는 곳이 지방자치단체이다. 그럼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정책 수립현황은 어느 정도일까?

 

유감스럽게도 그간 이 분야에 대한 정확한 조사나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래서 녹색연합에서는 올 한해 동안 16개 광역지방단체의 온실가스 배출현황과 기후변화 대응 현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경기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았고 서울특별시가 가정상업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서울시가 다른 지자체와 상당한 차이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의 집중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 또한 가장 심각한 수준임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또한 10개의 광역 지자체가 기후변화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주 7곳은 중앙정부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방정부의 기후변화 대응과 정책실행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는 다름 아닌 중앙정부의 역할 부재임으로 파악되었다. 중앙정부가 정확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아 지자체마다 인벤토리 산정방법이 달라 서로 비교하기 어렵고 기초통계 부족으로 신뢰성도 보장하기 어려운 처지이다. 또한 국가차원의 감축목표가 설정되어 있지 않아 감축목표를 제시한 지자체별 목표연도나 기준연도가 제각각이었다. 정부차원에서 하루빨리 인벤토리 구축방법을 표준화하고 기후변화 대응 정책수립과 추진에 대한 지침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정부나 지자체의 감축목표 수립의 기준연도는 교토의정서에서 제시한 1992년으로 통일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가간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실효성 있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기후변화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상설부서와 제대로 된 예산 반영이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도 지자체별로 그 차이가 너무 컸다. 예를 들면 서울시의 예산은 연간 600억원인데 반해 한 광역자치단체의 예산은 겨우 1천만원만 책정되어 있었다. 물론 예산 편성의 기준도 각각 달라 상대비교가 의미가 적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된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예산 지원은 필수이다. 중앙정부에서 전담부서 운영에 대한 지침 제시와 예산 지원방안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지자체별 기후변화 대책 수립에서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립된 대책을 보면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확대 계획을 중심으로 대부분 비슷하게 짜여져 있다. 물론 에너지와 기후변야의 대책이 지자체별로 크게 다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지역의 이해와 요구에 기초하여 수립한다면 지금보다 지역특성을 담아내는 계획을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

 


Posted by 최승국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제대로 하자

최승국(녹색연합 사무처장)


정부가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서둘고 있다. 오는 8월 중순 공청회를 거쳐 8월말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열고 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에너지기본법에 근거하여 수립되는 20년 계획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과 집행의 근간이 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기본계획 수립의 근거가 되는 에너지기본법을 만드는 역할을 함께 했던 나로서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자 하는 데는 대환영이다. 그럼에도 내가 일하고 있는 녹색연합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이번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놓고 심각한 우려와 문제제기를 해오고 있다. 왜일까?

2030년까지의 에너지 정책의 핵심을 결정할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사회 각분야의 제대로 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하나의 이유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만들고자 하는 계획안이 많은 독소조항과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녹색연합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가칭 ‘에너지시민회의’를 만들어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지적하는 문제점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에너지 가격과 수요전망의 잘못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마련한 기본계획의 초안을 보면 2030년 국제유가를 배럴당 1백달러로 예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수요가 연간 1.7%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지금도 130달러를 넘나들고 있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15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에너지 수요를 더욱 적극성을 갖고 줄여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에너지 구조를 화석연료에서 독립하여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정부는 안이한 국제유가 전망을 내놓으면서 에너지 효율향상 등을 통한 에너지수요를 줄이려는 의지를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둘째, 핵발전소 비중의 지나친 확대이다. 기본계획 초안을 보면 핵발전소 비중을 현재 설비 비중의 26%에서 37-42%로 상향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발전비중으로 예측하면 현재 40% 수준의 핵발전 비중을 60%로 확대하겠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는 지난 30년 가까이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건설을 둘러싼 엄청난 사회 갈등과 이에 따른 사회비용을 잘 알고 있다. 여전히 고준위핵폐기물 처리방안에 대한 사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정부의 계획을 실행하려면 추가 핵발전소를 9-13기 건설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새로운 발전소 부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을 놓고 볼 때 신규핵발전소 건설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을 고려할 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될 것이다. 잘못된 기본계획은 새로운 사회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다.

셋째, 지나치게 낮게 잡은 재생가능에너지 목표이다. 이미 유럽은 상당량의 에너지를 태양광,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확보하고 있으며 이웃 중국조차 2030년 전체에너지의 2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확보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2030년 재생가능에너지 목표를 겨우 9%를 잡고 있다. 이는 고유가와 에너지위기를 맞아 전세계가 재생에너지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그 성장률이 매년 20-30%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분야에 아예 손을 놓겠다는 것과 같으며 그 결과는 석유에 이어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서조차 또 다시 대외 의존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넷째, 기본계획은 말 그대로 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는 종합계획이어야 함에도 최종 에너지 소비의 17%만을 차지하고 있는 전력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많고 수요관리를 통해 에너지절감 효과가 큰 수송분야나 건물, 난방 계획과 산업분야의 생산과정에서의 에너지 수급계획이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번 기본계획 작성의 목적이 핵발전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절차와 관련한 내용이다. 이번 기본 계획 수립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정부는 제대로 된 의견 수렴없이 일을 추진하다 시민단체의 문제제기에 부딪혀 두 달정도 일정을 조정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충분한 검토와 각계의 의견을 반영하기에 잡혀진 일정이 너무 촉박함은 물론 의견 수렴 의지조차 부족해 보인다. 이 사안은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다. 좀 더디 가더라도 충분한 절차와 의견 수렴을 거쳐 제대로 된 국가기본계획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 08년 8월 작성
Posted by 최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