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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과 방사능, 그리고 에너지대안'에 해당되는 글 41건

  1. 2016.08.31 에너지전환을 위한 태양광발전 활성화 방안 연구
  2. 2016.07.06 에너지전환을 위한 태양광발전 활성화방안 연구
  3. 2014.11.03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자립마을 상상하기
  4. 2014.10.29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자립마을 상상하기
  5. 2014.10.14 햇빛도시 서울만들기 청책토론회,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
  6. 2014.10.08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하는 태양광발전 청책토론회
  7. 2014.01.14 한국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1위, 녹색성장은 구호에 불과했다.
  8. 2013.12.11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핵사고 위험 2배로 높인다.
  9. 2013.11.12 방사능 걱정, 국내산 고등어는 먹어도 된다!? (1)
  10. 2013.11.11 후쿠시마 인근 8개지역 수입금지조치로 충분한가?
  11. 2013.11.07 일본산 사케에도 방사능 물질 검출, 생선만 위험한게 아니다.
  12. 2013.11.06 방사능 오염에 가장 위험한 생선은?
  13. 2013.11.05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믿을 수 있나?
  14. 2013.10.24 아! 명태, 그리고 방사능 오염!!
  15. 2013.09.23 방사능 걱정없는 안전한 사회를 원한다면...
  16. 2013.06.26 내가 명태와 표고버섯을 먹지 않는 이유
  17. 2013.06.07 핵마피아의 원전비리 근절, 에너지 정책 바꿔야 가능하다.
  18. 2012.03.09 후쿠시마 핵 재앙 1년, 핵 없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서울선언이 바로 내일입니다.
  19. 2012.02.20 [사설] 본말 전도 우려되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20. 2012.02.13 전국 42곳 지방자치단체 뭉쳐 탈핵 선언!‎
  21. 2011.11.07 내평생 처음 가져 본 땅 한평, 그 땅마저 빼앗아 가버린 정부
  22. 2011.05.18 MB의 잘못된 원전 인식, 비행사고와 원전사고가 어떻게 같단 말인가?
  23. 2011.04.18 거듭되는 사고 뭉치, 고리핵발전소 1호기 이제 폐기해야 한다.
  24. 2011.04.12 후쿠시마 원전 최악의 레벨 7 격상,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다. (4)
  25. 2011.04.05 국민성금 모아 원전유치자 후쿠시마 핵시설 견학 보냅시다. (1)
  26. 2011.04.01 일본 원전사고를 보면서도 신규원전 고집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1)
  27. 2011.03.23 원전사고 피해보상 국민들 주머니에서 나간다. (3)
  28. 2011.03.22 원전 식힌 냉각수에 바닷물이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 (5)
  29. 2011.03.18 신규 원전 건설계획 전면 중단 선언이 가장 시급하다. (2)
  30. 2011.03.16 한국은 방사능에 안전하다는 말보다 최악상황 대처요령 홍보해야 (3)

이 연구는 서울시가 에너지전환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확대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과정에서 서울시의 에너지전환 정책인 원전하나줄이기사업을 집중 조명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너지 전문가 37명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에서 진행된 분석은 다층적 관점(multi-level perspective)에 입각하여 니치(niche: 틈새)와 레짐(regime: 체제)의 개념을 적용하여 진행하였고 선행연구를 통해 도출한 리더십, 지원제도, 추진방향 및 달성방법, 그리고 시민참여를 핵심변수로 설정하였다.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1단계 사업은 원자력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200TOE 감축 목표를 6개월 앞당겨 달성할 만큼 큰 성과를 거두었고,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에너지 생산분야의 목표달성은 63%에 그쳤고, 2013년말 1차 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전체 에너지 공급량의 2% 수준에 머물고 있어 한계 또한 분명하다.

심층인터뷰 결과 태양광 확대정책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장의 리더십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중앙집중형 에너지체제에서 태양광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틈새(니치: niche)전략으로 설정하여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는 정치지도자의 정책의지와 리더십에 의해서 좌우된다. 서울시의 경우 태양광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데 있어서 서울시장의 리더십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울형 FIT(기준가격매입제도) 등의 태양광 발전 지원정책은 태양광사업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틈새전략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평가되었다. 이에 반해 중앙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매우 미흡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FIT를 폐지하고 RPS(·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를 도입한 것은 태양광 발전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되었다. 따라서 서울시의 태양광 활성화 정책이 성공하려면, 소규모 태양광에 대한 FIT 재도입 등 중앙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확인되었다.

부지확보의 어려움은 중앙정부의 에너지정책과 더불어 서울시의 태양광 확대정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태양광발전 확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태양광 부지확대 방안을 집중 조명하였다. 서울에서 가장 적합한 태양광 후보지는 학교와 공공건물 옥상, 주차장을 꼽았으며, 이와 더불어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설치가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그리고 태양광 설치부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부지임대 기준의 통일과 충분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며, 기존의 옥상 중심을 탈피하여 설치장소와 설치방식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는 소규모 분산형에 적합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민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시민들이 태양광을 통해 에너지 소비자에서 에너지 생산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전환의 필요성과 재생가능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며, 태양광을 설치한 시민이나 기관의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태양광 설치를 위한 시민참여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 에너지협동조합이다. 따라서 에너지협동조합이 제대로 정착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나 서울시 차원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주제어 : 에너지전환, 태양광, 태양광발전, 햇빛발전, 원전하나줄이기, 에너지협동조합, 미니태양광, 에너지정책, 재생가능에너지, 리더십, 거버넌스, 시민참여, FIT(발전차액지원제도)


에너지전환을 위한 태양광발전 활성화 방안 연구.hwp


Posted by 최승국

지난 7개월간 정성을 다해 작성한 논문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에너지전환을 위한 태양광발전 활성화 방안 연구>. 서울시 에너지정책, 원전하나줄이기사업을 분석하고, 37명의 에너지전문가에 대한 심층면접 인터뷰를 통해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50대에 시작한 늦깎이 공부의 결과지만, 태양광발전 분야의 정책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 측면에서 본다면, 중앙정부의 정책지원 부재, 부지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전문가 인터뷰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에너지정책 변화 방향, 부지확대 방향, 그리고 시민참여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소규모 태양광에 대한 FIT(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 태양광 설치부지의 다변화와 설치방식의 다양화, 에너지협동조합을 포함한 시민참여와 거버넌스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Posted by 최승국


에너지전환 상상하기 최종 원고(1029 최승국).hwp

에너지전환과 자립마을 상상하기1)

최승국2)(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목  차>

1. 에너지전환이란?


2. 왜 에너지전환이 필요한가?

1) 에너지자원의 고갈

2) 에너지전환을 앞당겨야 하는 진짜 이유

o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o 핵발전소 수명연장

o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

o 밀양송전탑 갈등

o 재앙의 그림자, 기후변화


3. 왜, 어쩌다 이 상황이 되었을까?

o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 수요관리의 부재

o 핵발전소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력공급 정책

o 핵 마피아!

o 값싼 전기요금과 요금현실화에 저항하는 소비자 심리도 한몫?

o 재생가능에너지분야에 정책과 경제적 지원 부족

o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4. 에너지 전환마을, 에너지 전환도시

o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에너지전환도시 : 해외사례

o 한국의 에너지전환운동 사례

o 에너지전환운동이 성공하려면?


5.에너지전환도시, 은평! 무엇을 할 것인가?

1. 에너지 전환이란?


  에너지 전환이란 무엇인가? 지식백과사전을 찾으면 에너지 전환은 ‘광에너지, 화학에너지, 전기에너지, 기계에너지, 열에너지 등이 각각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전환마을, 녹색운동 등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에너지전환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즉, ‘기존에 주로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나 핵발전과 같은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원을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바꾸고, 에너지 사용을 원천적으로 줄이거나 효율을 향상시켜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를 만드는 과정’3)을 말한다.

  독일연방 환경부에서 규정한 에너지전환의 개념은 “The energy transition (German: Energiewende) is the shift by several countries to sustainable economies by means of renewable energy, energy efficiency and sustainable development. The final goal is the abolishment of coal and other non-renewable energy sources.”4)

  이러한 관점에서 에너지전환의 예를 생각해보면 매우 다양한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 화석연료와 핵에너지 → 재생가능에너지

 -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 체계→ 지역분산형 에너지 자립체계(에너지 민주주의)

 - 대규모 발전시스템 → 소용량 발전시스템

 -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수요관리 중심의 에너지 정책

 - 생태계에 부담을 주는 에너지 사용 →생태계에 무해하거나 이로운 에너지 사용

 - 위험한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

 - 에너지 다소비 →에너지 저소비 또는 에너지 무소비

   (에어컨과 선풍기, 내복입기, 에너지 효율등급...,)

 - 유한한 에너지원 이용 → 무한한 에너지원 이용

 - 수동적 에너지 소비자 → 능동적 에너지 생산자

 - 물자의 장거리 이동 → 지역생산품 이용(포컬 푸드, 도시농업, 지역생산품 이용 )

 - 승용차 이용→ 대중교통, 자전거, 가까운 거리 걷기

 - 개별적 또는 사적 이익에 기반한 에너지 → 공동체 에너지

 이 밖에도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화석연료나 핵에너지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의 변화는 에너지 전환 방법이 아니라 전환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2. 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가?


1) 에너지 자원의 고갈(제한된 에너지 자원)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할 때 우선 이야기 되는 것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석유와 석탄과 같은 천연자원의 고갈을 예로 들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현대문명의 초석이 되었던 석유생산은 이미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고 천연가스와 다른 에너지원들도 현재속도로 사용하게 되면 한 세기가 지나지 않아 바닥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주요 에너지원의 고갈시점으로 석유 50년, 천연가스 60년, 석탄 110년, 우라늄 6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2) 에너지 전환을 앞당겨야 하는 진짜 이유

청동기 시대가 끝나고 철기 시대가 도래한 것은 청동을 만들 구리와 주석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문명의 전환은 자원의 존재 여부보다는 문명의 발달과 인류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진다. 화석연료와 우라늄의 고갈 이전에 문명의 대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왜 시급히 에너지 전환을 이루어내야 하는지 살펴보자.


o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1백만분의 2라고 했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했다. 지진대 위에 위치한 일본의 핵발전소는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했다. 그런데 후쿠시마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그것도 4기의 핵발전소가 연이어 폭발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지역의 실제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실제 얼마일까? 핵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사고확률은 실제 100%라고 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전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가 가장 높은 한반도에서의 사고확률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핵사고의 위험 그 자체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 핵사고 이후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방사능 물질에 의해 전세계가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내가 제일 좋아하던 생선인 명태와 대구를 먹지 않게 되었고 송이버섯 다음으로 맛있는 표고버섯도 우리집 메뉴에서 사라졌다. 한번의 사고로 우리가 먹는 식탁의 음식물이 바뀌었고 여행지의 우선순위가 달라졌다. 방사능 공포는 단순한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 수백년, 수천년 이상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o 핵발전소 수명연장

이미 수명을 다한 핵발전소 수명연장 문제는 안전사고와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핵발전소 사고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핵사고 확률은 발전소 수와 더불어 발전소 운영 수명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실제 후쿠사마 사고시 폭발한 1,2,3,4호기가 모두 수명이 30년 넘은 것들이었다. 30년 이상된 노후발전소는 모두 폭발하였고, 30년 미만의 같은 지역에 있던 다른 6기의 발전소는 다행히 사고를 피했다. 이는 수명연장은 핵사고와 직접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한국은 이미 고리 1호기를 수명 연장하여 운영하고 있고, 월성 1호기도 수명이 다한 상태에서 수명연장 수순을 밟고 있다. 이들의 운영을 중단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o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영덕 지역이 신규핵발전소 후보지로 지정되어 있다. 삼척지역은 최근 주민투표를 통해 핵발전소 유치 반대를 분명히 했지만 중앙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추진을 강행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영덕지역은 더 취약하다. 이외에도 기존 핵발전소 부지내에 이미 계획되거나 건설중인 발전소도 상당하다. 핵사고 확률은 발전소 수에 정비례한다고 한다. 핵사고의 위험성을 높이지 않으려면 신규발전소 건설 계획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o 밀양송전탑 갈등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수년째 우리사회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송전탑 건설은 바로 원전이나 화력발전처럼 대규모 발전시설에서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로 에너지를 송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다.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본격적인 송전탑 갈등은 1998년부터 울진에서 태백을 거쳐 가평까지 오는 765kV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강원지역 주민들과 녹색연합이 연대하여 5년 가까이 투쟁을 이어갔다. 녹색연합은 국내 처음으로 내셔널트러스트 방식으로 신태백변전소 부지 1천평을 매입하여 토지수용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으나 전원개발특례법을 앞세운 토지강제 수용에 의해 송전탑 반대 싸움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때 시작한 765송전탑 반대운동이 밀양에서 활화산처럼 일어났다. 그러나 9년을 끌어온 이 싸움은 전국적 관심과 지지를 받았으나 역시 전원개발특례법에 의해 토지를 강제로 수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전원개발특례법에 있지 않다.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대규모 발전소를 짓는 이상 송전선로는 필요할 수밖에 없고 송전탑 건설을 막을 수 없다.

밀양과 같은 송전탑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피해와 공동체 파괴, 생태계 파괴를 막으려면 중앙집중식 대규모 전력공급 방식을 지역분산형 소규모 전력공급 방식을 전환하는 길밖에 없다.


o 재앙의 그림자, 기후변화

기후변화로 북극의 얼음이 사라지고 북극곰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기사를 접한지 제법 오래 되었다. 기후변화의 징후를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4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였던 한반도가 이제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을 느끼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여름장마가 없어지고 건기와 우기로 구별되는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사과산지로 유명했던 대구는 더 이상 그 명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고 주요 식물대의 북방한계선이 점차 북상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뉴스를 보면, 세계적인 멸종위기식물은 백운란이 위도 38도 지역인 강원도 양구에서 발견되었는데 예전의 북방한계선으로 확인되었던 36도보다 2도나 북으로 이동한 것이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하고 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지구의 온도가 2도씨 이상 상승하면 인류와 지구생태계에 피할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것이 기후분야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그런데 IPCC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3년간(1880-2012년)간 이미 지구평균 기온이 0.85도씨 상승했고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구 기온이 5.3도씨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한계치를 한참 넘어선 수치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한반도의 기온상승은 지난 100년간(1911년-2010년) 1.8도씨로 전세계 평균보다 2배나 높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2도씨 아래로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절박한 상황이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이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길 외엔 다른 특별한 대안이 없다.



3. 왜, 어쩌다 이 상황이 되었을까?


o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 : 수요관리 부재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공급위주의 정책이다. 즉, 수요가 발생하면 그 규모에 상관없이 에너지를 무한정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에너지 자원은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소비는 쉴새없이 늘어나고 정부는 그 추세에 맞추어 발전소를 지어대기 바쁘다. 그 결과 수요관리 정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선진국인 일본이나 영국보다 훨씬 많다. 또한 GDP 1천달러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를 석유환산톤으로 나타내는 에너지 원단위의 경우도 미국 0.221톤, 프랑스 0.2톤, 일본이 0.016톤인데 반해 한국의 경우 무려 0.351톤은 일본의 3배가 넘는다.

 

o 핵발전소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전력공급 정책

끊임없이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가 매달리고 있는 전력원은 핵발전소(원자력)와 화력발전소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세계는 탈핵으로 가고 있음에도 원자력에 대한 한국 정부와 산업계의 집착은 거의 병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화력발전의 경우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지만 그 비중이 결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추세에 있다.


【 연말기준 원별 발전설비 규모 및 비중 (단위 : MW)

구분

원자력

석탄

LNG

석유

양수

신재생

합계 

‘02년

15,716

15,931

13,618

4,660

2,300

1,576

53,801

29.2

29.6

25.3

8.7

4.3

2.9

100

‘12년

20,716

25,128

21,885

5,293

4,700

4,084

81,806

25.3

30.7

26.8

6.5

5.7

5.0

100

연말기준 원별 발전량 규모 및 비중 (단위 : GWh)

구분

원자력

석탄

LNG

석유

양수

신재생

합계

‘02년

119,103

118,022

38,943

25,095

2,078

3,233

306,474

38.9

38.5

12.7

8.2

0.7

1.1

100

‘12년

150,623

200,482

126,358

15,610

3,675

11,632

508,380

29.6

39.4

24.9

3.1

0.7

2.3

100


     * 출처 : 제6차전력수급기본계획(산업통상자원부)



o 핵 마피아?

요즘은 우리사회에서 마피아란 이름이 붙은 단어들이 익숙해졌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와 관련되어 자주 거론되는 관피아나 정피아는 물론이고 세월호 참사로 해피아란 말도 등장했다. 원래 이탈리아 범죄조직의 이름이었던 마피아는 요즘 집단적 범죄나 나쁜짓을 하는 집단에 붙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불리어진다.

핵마피아 혹은 원전마피아는 관피아나 해피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지고 있다. 에너지분야에서 핵산업계와 결탁한 정부관료나 정치인, 그리고 관련 산업계에 연관된 집단을 총칭한다. 지난해 위조부품 납품 등 원전비리로 다수의 핵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원전마피아란 이름이 공공연히 다중의 입에 회자되었다. 위험천만한 위조부품 납품의 배후에는 핵마피아들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에서 핵산업이 기승을 부릴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이 핵마피아(원전마피아)가 결합되어 국민의 안전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이익을 챙기기 있기 때문이다.


o 값싼 전기요금과 요금현실화에 저항하는 소비자 심리도 한몫?

에너지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원가에도 못미치는 전기요금과 이로 인한 에너지 과소비이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나치게 낮아서 늘 요금현실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전체적으로 발전원가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으며, 특히 전체 소비전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의 8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값싼 전기요금 탓에 산업용 전기소비량은 OECD 평균보다 2배가량 높다.

그렇다고 한국의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모두 산업계에만 떠넘길 상황은 아니다. 주택용 전기요금 또한 원가에 못미치게 공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전기요금 인상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소비자들은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 요금보다 적게 나오는 전기요금, 그것을 현실화하는 문제에 정권의 지지도가 출렁이는 상황은 한번쯤 깊이 새겨보아야 할 문제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타에너지원에 비해 값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에너지소비의 전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부문의 에너지소비증가 추세는 2000년 이후 연평균 5.7%로 전체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2.8%의 2배가 넘고 있다. 1차에너지보다 더 싸게 공급되는 전기요금! 요금 현실화만이 이러한 심각한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


(전기요금 수준) 원가이하 낮은 수준으로 OECD국가 중 가정 및 산업용 요금이 가장 저렴 (출처 :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 산업통상자원부)


【 전기요금 국제비교 (한국=100, 2011년 기준)


【가정용】

【산업용】

o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 정책과 경제적 지원 부족

한국은 현재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에너지는 2%수준이며, 2030년 정부의 목표치가 11%이다. 그나마 현재 흐름이라면 달성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이에 반해 서구 선진국들의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 속도는 가히 놀랄 정도이다. 유럽연합(EU) 전체의 2020년 전체 전력생산량 중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22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기하기로 한 독일은 이미 전체 전력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었으며, 꾸준히 그 비율을 늘려 2035년에는 55~60%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국가별 신재생에너지 공급목표를 보면, 스웨덴 49%, 핀란드 38%, 오스트리아 34%, 프랑스 23%이며 이웃 중국이 15%이다. 한국의 2030년 11%에 비해 10년 빠른 목표임에도 월등히 높다.


한국에서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어려운 이유를 태양광 발전부분을 예로 들어보자. 잘 알다시피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이 태양광 산업이 급속도로 확산된 배경에는 발전차액지원제도(Feed in Tariff : FIT)라는 든든한 원군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 제도를 운영하다 폐기하고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 : RPS)로 대체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가장 최근인 금년 4월 실시된 태양광 입찰시장에서 경쟁률이 무려 5대1에 이르렀고 입찰에 응한 발전사업자 80%는 안정된 판매시장마저 확보하지 못한 채 현물시장에 내몰리게 되었다. 그리고 현물시장에선 9개월만에 가격이 1REC(1,000킬로와트)당 195,571원에서 98,275원으로 정확히 반토막 나버렸다. 태양광 시장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며,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o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전력을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분야의 에너지를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 난방용 에너지, 수송에너지, 상업에너지, 산업에너지 등 우리 생활에서 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에너지전환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2000년에서 2012년까지 우리나라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연평균 2.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90년대에 비해 상당히 둔화되긴 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비하면 한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산업용 에너지소비증가율이 3.5%로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인 석탄소비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산업용 석탄수요가 급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4. 에너지전환 마을, 에너지전환 도시

 

o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에너지전환도시

  에너지 제로하우스,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자립 빌딩을 통한 에너지전환 실험들이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생태도시, 교통도시로 유명하지만 태양의도시를 선언한 대표적인 에너지전환 도시이다. 미래 도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한두번쯤은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다. 스웨덴의 말뫼는 풍력발전단지와 바이오매스, 태양광이 어우러진 에너지자립마을! 모든 에너지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완전 자립하고 있는 스웨덴 최고층 빌딩 터닝토루소가 주변 풍경과 어울려져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머렉시는 바이오디젤 등을 이용하여 에너지 자립율 170%를 달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해외사례들이 있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에너지전환 상상학교에서 다른 분들이 소개할 수 있도록 남겨둔다.

 

o 한국의 에너지전환운동

“서울특별시가 최근 ‘햇빛도시 서울만들기’를 기치를 내걸고 태양광 보급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4.2%인 전력자립률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대적으로 줄이는 계획과 더불어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안을 마련 중이며, 2020년까지 2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신축공공건물 태양광 설치 비율을 현행 13%에서 2020년 30%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민간건물의 경우에도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을 20% 기준을 강화시키며, 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500여개 학교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며, 민간건설사와 협조하여 신축주택에도 적극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도록 할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5)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에도 상당히 많은 에너지자립마을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의 에너지자립마을은 2014년까지 에너지자립도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서울시의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다. 성대골마을, 새재미마을, 십자성마을 등은 이미 익숙한 이름이 되었고, 둔촌한솔 솔파크, 방학우성 2차아파트, 방아골마을, 돋을마을, 전농2동 레미안 아름숲, 쌍용프래티넘 보블(구로), 긴고랑길마을(광진), 산골마을(은평) 등이 에너지자립마을 대열에 합류했다.

에너지전환 현장 탐방코스로 유명한 통영의 연대도, 핵폐기장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부안 주민들이 만든 에너지자립마을 등은 대도시가 아닌 지역차원에서 의미있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소개한 곳보다 훨씬 더 많은 지역에서 마을단위로, 또는 도시 규모로 에너지전환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국에서 에너지전환 운동은 아직은 시작단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은 분명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되어가고 있고 우리나라의 실험들도 이미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협동조합과 대안운동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은평에서의 에너지전환운동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o 에너지전환운동이 성공하려면?

에너지전환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정부차원에서의 관련법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중앙정부차원에서 폐기했던 FIT제도를 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만이라도 부활해야 한다. 또한  REC 입찰과정에서 소규모 사업자들에 대한 쿼터를 별도로 설정하고 안정된 가격에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발전사업자가 사업부지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 및 교육청, 일선학교 등에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서울형FIT, 기후변화기금 융자, 적극적인 부지알선 등을 각 지자체가 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도시 전체를 에너지전환 대상으로 정한다면, 가장 좋은 것은 도시계획단계에서 에너지전환을 전제로 한 생태도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태양열, 태양광, 지열, 풍력, 집단에너지 등 대안에너지의 공급 및 이용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이 주로 건축물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를 확대하여 신·재생에너지로 특화된 단지를 조성하면 에너지 대체효과도 크고, 운영 및 관리도 유리하다. 태양광과 태양열을 이용하는 경우, 태양에너지의 활용을 위한 건축물 설계만이 아니라 단지 내 모든 건축물에 고르게 채광이 가능하도록 건물의 높이와 배치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6)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시민참여이다. 특히 마을단위로 이루어지는 에너지전환 운동의 관건은 정부지원보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마을을 바꾸어 내는 것이다. 어느 지역부터 시작할 것인가? 전환의 핵심수단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참여주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모든 내용을 시민들이 함께 토의하고 함께 결정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함께 집행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오류들도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을 극복해 가는 것도 시민들의 몫이다. 그렇기에 이 운동은 어느 특정 단체나 개인이 주도하기보다 지역에서 활용가능한 모든 관계망을 연계하여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5. 에너지전환도시, 은평! 무엇을 할 것인가?


<나로부터 시작하여 협동으로 마을을 바꾸자.>

 - 은평의 미래, 에너지전환도시를 만들자.


o 에너지 절약 : 절약의 또 하나의 발전소(절전소)

o 에너지효율향상

o 에너지전환 지역확동 참여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과 함께

 - 에너지컨설팅 진행

 - 에너지전환 교육 진행

 - 은밀함연대 활동

 - 태양과바람 1, 2호기 가동 중

 - 태양과바람 3호기 추진 중

 - 에너지 전환(자립)마을 만들기 활동

 - 참여하기 :  http://cafe.daum.net/energy-coop, 02-6407-0419

o 태양광 발전 확대 : 협동조합 참여, 미니태양광 설치, 주택형 태양광

o 도시농업, 로컬푸드, 지역 생산품 이용

o 에너지전환(자립)마을 만들기

 -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


1) 이 글은 2014년 10월 29일, 은평상상허브에서 강의한 <전환마을학교> 강의 내용입니다.



2) 최승국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은평시민정치네트워크 공동대표, 내가꿈꾸는나라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녹색연합 사무처장,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대통령자문지속가능발전위원회 운영위원, 서울시 에너지위원회 부위원장,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총무 등을 역임했다.


3) 최승국, 2001, 에너지시민연대


4) Berlin, Germany: Federal Ministry for the Environment.


5) 최승국, 2014년, 에너지전환을 통한 생태도시 가반마련에 관한 연구


6) 오용준, 2009년, 저탄소 에너지 절약형 도시계획 통합모델



Posted by 최승국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전환이 우리사회의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기후변화, 에너지자원의 고갈 등은 더 이상 현재와 같은 에너지 다소비구조와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체계로는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에너지 전환과 관련하여 2014년 10월 29일 은평구에서 강의를 진행하였고 그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본 원고에서는 에너지전환의 개념, 왜 에너지전환이 필요한가?, 현재의 위기상황의 원인은 무엇인가? 등을 우선 진단하였다. 그리고 나서 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에너지전환 마을 사례를 소개하고 에너지전환 운동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였다. 끝으로 에너지 전환을 마을(도시) 단위에서 진행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은평을 예로써 설명하였다.


첨부 파일에 이 내용을 공유하니 에너지전환, 에너자립마을, 탈핵사회를 앞당기는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에너지전환 상상하기 최종 원고(1029 최승국).hwp


Posted by 최승국

원순씨와 함께한 '햇빛도시 서울만들기 청책토론회'를 잘 마쳤습니다. 서울 시민청 태평홀을 가득메운 시민들의 뜨거운 토론열기로 인해 사회를 맡은 저는 땀으로 흠뻑 젖어버렸습니다.


발제자와 자유토론자들은 서울을 햇빛도시로 만들기 위해 태양광발전을 확대하려는 서울시의 노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중앙정부가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폐지한 상태에서 태양광발전 판매 가격이 최근 9개월 사이에 반토막이 나고, 또 입찰시장에서 경쟁율이 5대 1이나 되어 80%의 발전사업자들이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력의 안정적인 판매망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서울형 발전차액지원제도 확대, 기금융자, 발전소 부지 확보 등과 더불어 중앙정부 정책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으며, 협동조합이나 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이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장혁재 기후환경본부장은 청책토론회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서울시의 태양광발전정책을 근본적으로 다시 수립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앞으로 2개월동안 그 작업이 진행될 것입니다. 제대로 된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입니다.


협동조합 차원에서도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Posted by 최승국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태양광발전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청책토론회를 엽니다. 중앙정부에서 재생에너지 정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 차원에서 태양관 산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을 햇빛도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차원의 발전차액지원제도 폐지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급목표를 소극적으로 잡은 탓에 태양광발전을 통한 전기 판매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어 관련 업계와 에너지전환을 바라는 모든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을 함께 만드는 자리입니다. 함께 해 주시면 큰 힘이 되겠지요.



Posted by 최승국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OECD 국가중 1위로 밝혀져 녹색성장을 강조해 온 한국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 민망스러운 상황에 처했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역행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되었다.

한국은 1990년대비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128%로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는데 2위가 터키(115%), 3위 칠레(92%)로 상위 3개국의 증가율이 눈에 띄게 높았고 4위를 차지한 멕시코는 33%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리고 대부분 유럽 선진국과 일본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어서 한국과는 대비되고 있다. 독일(-25%), 영국(-23%), 덴마크(-11%), 프랑스(-6%), 이탈리아(-3%), 일본(-1%)은 20년 전보다 배출량을 적게 기록함으로써 교토의정서에 따른 의무감축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도 OECD 국가 중 6위를 기록하는 등 경제 규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증가율 모든 측면에서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영국(7위), 프랑스(9위), 이탈리아(10위)보다 한국의 온실가스 절대 배출량이 높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렇게 한국이 경제규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증가속도가 높은 것은 경제성장 단계에 있기도 하지만 보다 본질상으로론 화석연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행동에 소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 국가들은 화석연료 대신 재생가능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로의 급속한 전환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은 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녹색성장은 구호에 불과했음이 확인된 셈이다.

우리가 여전히 화석연료에 근거한 경제성장을 외치고 있는 사이 기후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기후재앙은 서서히 인류를 압박해 오고 있다. 이번 겨울 북미대륙에 몰아치고 있는 이상한파(영하 60도)와 뜨거웠던 지난 여름의 기후는 기후변화가 우리 삶을 직접 위협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굳이 자연생태계와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류의 지탱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역할에서 한국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집중 투자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사회 전체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쪽으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정부가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핵발전소(원전) 비중을 29%로 설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현재 2천1백만 킬로와트 규모의 원전을 4천3백만킬로와트로 2배이상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 위험을 2배로 높이는 결과를 만들 것이다.


전세계는 지금까지 3번의 대형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있었다. 1979년 미국의 드리마일,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그리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3개국이 갖는 공통점은 핵발전소 수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4개국 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핵발전소 사고확율은 그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핵발전소 수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전세계가 탈핵으로 가고 있는데 한국만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다.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들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핵발전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고는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한 나라는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과 방사능의 위험이 얼마나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확인하였으며, 이로 인해 더 이상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국민여론은 분명하다.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의 위험이 있는 핵발전소는 추가 건설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자는데 있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 세계는 이미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전세계의 재생가능에너지에 의한 전기 생산량이 원자력에 의한 전기 생산량보다 많다. 대안이 분명 있음에도 정부는 핵마피아(원자력 산업계)의 로비에 밀려 핵발전 위주의 에너지정책을 고집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 터질지 모를 핵과 방사능 위험 속에서 살고 싶지 않다. 정부는 국민들의 염원을 수렴하여 에너지 정책을 대폭 수정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추가 핵발전소 건설을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전체 에너지원에서 핵발전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수요관리를 강화해 전체 에너지소비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일본 후쿠시마에서는 방사물질이 꾸준히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일본은 물론이고 태평양에서 잡은 수산물을 먹어도 될 것인지 두려워하고 있다. 핵사고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만 일어나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앞에서 밝혔듯이 핵사고는 핵발전소 보유수와 비례한다.


한국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에 이어 핵발전소를 5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핵발전소를 짓는다면 미국, 프랑스에 이어 3번째로 핵발전소를 많이 보유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만큼 핵사고의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로 일본열도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되었고 심각한 고농도 오염지역만도 남한면적과 비슷한 규모이다. 한반도 어느 한곳에서라도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면 남한 전역이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고농도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순식간에 변할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정부는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기본계획을 철회하고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에너지 수요관리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고등어는 먹어도 된다?!

명태와 함께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생선이 아마 고등어일 것이다. 고등어는 옛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밥상을 꾸며주고 있다. 싱싱한 고등어 한마리를 노릇노릇하게 구워내면 밥 한공기는 그냥 뚝딱 먹어치울 수 있다. 입맛이 없을때는 신김치와 함께 만든 김치찜은 저절로 군침을 돌게 한다. 지금은 재개발로 없어졌지만 대학시절부터 즐겨 찾았던 종로 피맛골에 가면 그 유명한 고갈비 집이 있다. 고등어갈비의 줄임말인데 막걸리 안주로 제격이다. 그리고 웬만한 생선구이집엔 고등어 구이가 빠지지 않는다.

옛날 냉장고도 없고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고등어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왕소금에 절여 보관하였는데 그 유명한 안동 간고등어가 바로 이렇게 만들어졌다. 지금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반고등어도 이와 같은 방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안동 간고등어는 그 맛이 일품으로 안동지방의 특산물로 유명세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고등어는 특유의 비린맛이 있어 굽거나 찜을 하는 등 요리를 해서 먹어야 하는 것 같지만 날것 그대로 먹는 고등어회는 생선회 중에서 일품으로 친다. 고등어가 매우 예민한 탓에 산채로 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등어 회는 그만큼 신선하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고등어회는 제주도에서 먹는 것이 일품이다. 이외에도 고등어로 할 수 있는 요리는 수십가지도 넘는다.

그런 고등어도 명태와 함께 수난을 겪고 있다. 바로 방사능 때문이다. 후쿠시마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방사능으로 인해 모든 수산물이 일단은 방사능 오염 잠재군으로 분류된다. 그들이 어떤 종류의 수산물이든, 살았던 곳이 동해이든, 태평양이든, 러시아 근해이든 가리지 않는다. 그만큼 방사능이 주는 공포는 거대하고 또한 실제 위험성도 높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모든 생선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은 아니다. 또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되는데 무턱대고 수산물을 기피할 수만도 없다.

그래서 어떤 수산물은 위험하고 또 어떤 종류는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해서는 앞에서 다루었으니 국내산과 러시아 등 일본 이외에서 들여오는 수산물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으니 다른 종류에 대해서는 다음에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 앞에서 이야기해오던 고등어 이야기를 계속할까 한다.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내가 일하는 사무실 식구 한명이 색다른 선물을 받았다는 말을 했다. 지인이 매년 제주산 고등어를 보내주는데 올해는 선물세트에 <방사능 검사완료>라는 스티커가 눈에 띄게 붙어있더라는 것이다. 아마 선물을 고르는 사람은 참 많이 망설였을 것이다. 귀한 사람한테 선물을 하는데 생선을 보냈다가 괜히 욕을 먹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추석 선물로 평소 많이 팔리던 굴비세트나 제주산 고등어 같은 것들이 평소보다 훨씬 판매량이 줄었다고 한다. 어쨌든 그 분은 제주산 고등어에 대한 애착이 있었을테고 다행히 방사능 검사를 했다는 표시가 붙어있으니 안심하고 그 선물을 보냈으리라 짐작이 된다.

사실, 내게도 매년 명절에 제주산 고등어와 갈치가 든 선물꾸러미를 보내주시는 분이 계셨는데 올해는 선물이 오지 않았다. 이 분도 아마 비슷한 고민 끝에 선물을 하지 않기로 한 모양이다. 내가 명색이 녹색운동을 하고 있고 먹을거리 안전을 평소에 많이 신경쓰는 모습을 보아왔기에 방사능 파동에 생선을 보내는 것이 껄끄러웠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평소엔 잘 몰랐는데 올해 제주산 고등어를 받지 못하고 나니 새삼 그동안 내가 받은 정성에 대한 고마움이 더 느껴졌다.

그럼, 우리 밥상의 단골 메뉴인 고등어는 먹어도 될까? 우리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고등어는 안전한가? 고등어는 명태와는 서식하는 곳이 다르고 이동경로도 틀리기 때문에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다른 글에서 밝혔듯이 일본에서 들여오는 수산물 중 고등어의 방사능 오염빈도는 명태 다음으로 높다. 이 말은 일본에서 수입되는 고등어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제주도를 비롯하여 한반도 근해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방사능 오염 경력이 없다. 해양수산부나 민간에서 조사한 통계에서도 국내산 고등어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고등어의 이동경로도 일본에서 자라는 무리들과 섞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국내산 고등어는 방사능 걱정없이 먹어도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 국내산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진짜 국내산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한번 더 필요하다. 워낙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능 공포가 크기 때문에 일본산을 국내산으로 둔갑해서 팔고 있다는 소문 아닌 소문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등어를 구입할 경우 원산지가 어디인지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과 함께 원산지 표시를 확인해 준 기관이 믿을 수 있는 곳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생선의 원산지 표시가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생협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협에서는 공급자와 직거래를 통해 물건을 공급받고 있고 별도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더 믿고 구입해도 좋다.

이 글을 쓰면서 국내산 고등어라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여간 다행이 아니다. 먹을 수 없는 생선만 나열한다면 독자들도 맥이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고등어와 더불어 아직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수산물이 적지 않다는 것을 희망으로 생각하며, 다른 수산물의 안전도 하루빨리 확보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국민들 사이에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가 한참 높아가던 2013년 8월 초순,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방사능 위험은 과장되었으며 방사능 괴담을 유포하는 사람을 찾아서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정부는 9월 6일 방사능 오염에 대한 임시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특별대책의 핵심은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를 비롯해 이바라키, 군마, 미야기, 이와테, 도치기, 치바, 아오모리현 등 8개지역에서 생산하는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를 요구하던 시민단체들은 많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의 특별대책 발표 이후 국민들이 느끼는 방사능 공포의 체감도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8개지역이 어디 어디인지, 예전과 지금의 차이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와 닿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점은 이번 조치로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수입 식품에 대한 방사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그럼, 임시대책이 발표되기 전에는 어떤 상태였을까? 특별대책이 발표되기 이전에는 후쿠시마현 주변의 8개지역에서 생산되는 까나리, 대구, 민어, 산천어, 농어, 황어, 붕어, 잉어, 뱀장어 등 50개 품목의 수산물에 대해서 수입을 금지해 왔다. 그럼, 이 시기에 해당 지역으로부터 수입된 품목은 무엇이었을까? 정부 발표에는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없다. 짐작컨대 특별대책 발표전에도 해당지역으로부터 수입되는 수산물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정신 멀쩡한 사람이라면 핵발전소가 터져서 방사능이 계속 바다로 흘러드는 지역에서 수산물을 수입해서 유통하려는 엄두를 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조치로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만한 일인가? 유감스럽게도 절대 그렇지 않다. <그림 1>의 세슘오염지도 및 <그림 2> 해양오염지도와 <그림 3>의 특별대책에 포함된 8개현을 비교해 보면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세슘오염지도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PNSA에 실린 일본 오염지도를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가 옮긴 것을 재인용한 내용이다.

이 지도를 보면 후쿠시마 사고로 일본 열도 전체의 약 70%가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이 오염은 적어도 300년은 지속될 것이고 도쿄를 포함한 파란색 안쪽은 고농도로 오염된 지역으로 최소 500년 이상 지나야 안전한 곳이 될 수 있다고 김익중 교수는 예상했다. 무서운 사실은 이 고농도 오염지역이 남한 전체의 면적과 비슷한 규모로 일본열도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만약 한반도에서 핵발전소가 폭발한다면 남한땅 전체가 고농도로 오염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1> 일본열도 세슘 오염지도

<그림 2> 방사능 해수 영향 지도


그리고 <그림 2>는 ASR(http://www.asrltd.com)에서 작성한 <방사능 해수 영향 지도 : 후쿠시마를 기억하라(Remember Fukushima: Presenting The Radioactive Seawater Impact Map>이다.

 후쿠시마 사고로 일본 열도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되고 도쿄를 포함하여 일본 면적의 20%가 고농도로 오염되어 있는 상황이며, 해양오염은 일본 열도 동쪽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어류는 한곳에 머물러 있기보다 일정한 흐름을 갖고 이동을 한다. 그런데 일본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곳은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이 고작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조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림 3> 정부가 수입금지 조치한 후쿠시마 인근 8개지역 지도 : 2013년 9월 6일,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를 내렸다.

실제 인재근 의원실에서 일본 수산청과 후생노동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개 현의 수산물과 26개 현의 식품에서 일본과 한국에서 정한 세슘137의 기준치를 훨씬 뛰어넘는 심각한 수치의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식약처에서 실시한 방사능 검사 결과 국내로 수입된 일본산 식품 중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은 홋카이도 지역과 도쿄도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 2가지 사례만 보더라도 후쿠시마 인근 8개지역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는 너무나 미흡한 수준에 불과하다.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가장 현명한 조치는 일본산 수산물 전체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일본열도 동쪽에서 잡힌 수산물은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일본 수입식품, 수산물만 위험한가?


나는 해산물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가끔 일식집에 가서 탕류나 생선 종류를 먹는다. 그러면서도 내가 먹는 음식의 원산지가 어디인지 물어본 적이 많지는 않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참 이상한 일이다. 20여년간 녹색운동을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먹을거리에 신경을 쓰게 되었고 2008년 광우병 파동이 한바탕 온나라를 휩쓸고 난 이후부턴 뭐 하나 먹어도 원산지가 어디인지, 성분이 무엇인지 신경을 쓰곤 하는데 말이다.

짐작컨대 일식집에서 사용하는 생선이나 해산물의 재료 중 일본산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일본 스타일의 음식점이지 일본인이 직영하거나 오리지널 일본 음식을 먹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식집도 한식집과 마찬가지로 그냥 자주 가는 음식점 중의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사정에서 일식집이라고 특별히 원산지를 묻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일본 식품을 그대로 판매하는 곳이 있다. 바로 일본 술집이다. 우리가 마시는 사케(청주)나 일본에서 수입한 맥주는 일본에서 가공하여 들여온 것이다. 물론, 술집이 아니라 슈퍼마켓에서도 일본 술이나 식품을 구입할 수 있다. 나 또한 자주는 아니지만 일년에 몇차례 일본식 술집에 가서 사케를 마시고 수퍼에서 아사히 맥주도 구입한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일본산 술을 마시면서 내가 마시는 술이 안전한지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내가 마시는 청주가 방사능에 오염되었을 수도 있다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 다른 식당이나 술집에 갈 때는 정색을 하고 원산지를 확인하고 방사능 오염 위험이 있는 식품을 주문해서는 안된다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식품 중 수산물 이외에는 너무 무신경하게 살아온 듯하다. 방사능은 수산물과 농산물, 그리고 가공식품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고 있는데도 우리의 생각은 참 편협한 곳에 꽂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실상은 어떨까? 일본에서 들여오는 식품 중 수산물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과연 자유로울까? 그간 내가 먹고 마셨던 일본식품들 중 방사능에 쉽게 노출되는 품목들은 없었을까? 갑자기 불안해졌다.

그렇다면 국내로 수입되는 일본 식품중 수산물을 제외하고 어떤게 있을까? 그리고 그 중에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이고 방사능 오염실태는 어떨까?

지난 10월 20일 양승조 국회의원실에서 식약처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수산물 수입이 금지된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현으로부터 가공, 원료 식품 상당량이 수입되어 왔고 최근 들어 수입량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식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기업들은 한국네슬레, 코스트코 코리아, 롯데, 한국관광용품, 해태제과식품 순이다.

경향신문 10월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국네슬레는 최근 3년간 인스턴트 커피, 코코아 가공품 등 식품 1479t을 일본 8개현에서 수입했다. 코스트코 코리아도 3년간 8개현에서 545t의 가공·원료 식품을 수입했다. 롯데는 롯데제과와 롯데삼강, 롯데아사히주류, 롯데햄, 롯데푸드 등 여러 계열사에서 양조간장, 복합조미식품 등의 일본 식품을 수입했다. 최근 3년간 일본 전역에서 4만9314t의 가공·원료 식품을 들여왔고, 이 중 8개현에서는 282t을 수입했다. 이 밖에 호텔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한국관광용품센터는 된장, 식초, 수산물 가공품, 과일·채소 가공품 등 총 185t을 일본 전역에서 수입했고, 그 가운데 8개현에서 53t을 들여왔다. 해태제과식품은 곡류 가공품, 착향료, 코코아매스 등을 8개현에서 41t 수입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원전사고 이후 국내 식품회사들은 일본산 가공·원료 식품을 2011년 4만4253t 수입했으며 지난해 5만5024t을 수입해 24.3% 늘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만 5만1792t을 수입해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수입량과 맞먹었다. 이 추세로라면 41.2% 증가한 7만7000여t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위의 자료는 방사능 위험성이 높은 지역으로부터 수입된 수산물 외 식품현황이고 방사능 검출관련 자료는 없다. 하지만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된 지역에서 가공하거나 생산된 원료에는 방사능 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정부의 자료에서 이 분야 방사능 오염실태와 관련한 정확한 자료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수산물 외 식품에서 방사능 검출과 관련해서 내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수입식품 방사능 검사현황 정도였다. 비록 제한된 자료였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을 수 있었다. 수산물이 아닌 일반 식품중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사례들이 17건이 나왔다.

수산물이 아닌 식품 중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사례 중 눈에 확 띄는 것은 ‘알길산프로피렌글리콜’인데 세슘 검출치가 무려 41.9배크렐에 이르렀다. 물론 정부가 정한 기준치 100배크렐에는 못 미쳤지만 다른 식품들에 비해 오염도가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이 수치는 그동안 일본에서 수입되는 명태에서 검출된 그 어느 방사능 수치보다 높은 것이며, 모든 품목을 통털어도 대구 다음으로 높은 방사능 오염농도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이 품목은 영업자가 자체 반송을 하였기에 국내에 유통되지는 않았지만 무작위로 조사한 품목에서 이만큼 오염도가 높은 식품이 있었다는 것은 국내에 유통되는 일본산 식자재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품목은 청주, 즉 사케였다. 세슘 검출치가 높진 않았지만 방사능이 검출된 총 17건의 식품(수산물 제외) 중 청주가 3건이나 차지하고 있었다. 다행히 맥주에서 세슘이 검출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비록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일본산 주류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내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아마 술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일본산 청주(사케)가 얼마나 많은가! 그 많은 술 가운데 심각하게 세슘에 오염된 것은 과연 하나도 없었을까? 겨울철, 따끈하게 데운 청주 한잔이면 뼛속까지 파고들었던 추위가 사르르 녹는 느낌에 일본 술집을 찾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이들에게 올겨울 ‘기준치 이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사케를 마음껏 마셔도 좋다’고 과연 권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매우 단순한 이치이다. 일본에서 제조되는 술은 일본땅에서 흐르는 물로 만들었으니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일본 국토의 70%에 방사능 낙진이 떨어졌고 방사성 물질은 이시간에도 독성을 내뿜고 있을 것이다. 일본산 수산물과 농산물만 조심하면 될거라는 생각에 뒷통수를 강하게 얻어맞은 느낌이다.

방사능은 아무런 조건을 따지지 않고 일본에서 들여오는 식품과 함께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때로는 커피와 함께, 또 어느 순간엔 빵이나 과자류, 식품첨가물과 함께 우리 몸속을 파고 든다. 심지어 청국장에서도 방사능이 나오고 멜론과 같은 과일을 통해서도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이들은 방사능 오염 수치가 매우 낮다는 이유로 정부의 통제망도 유유히 빠져나간다. 그리고 웃고 즐기면서, 때로는 자못 심각한 토론을 하면서 이들을 먹고 마시는 사이 방사능이란 놈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순간에 차곡차곡 쌓이게 될 것이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방사능 공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내가 먹는 생선은 과연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할까? 일본산 수산물 모두 위험한가? 방사능에 가장 위험한 수산물은 뭘까?’ 모든 생선을 피할 수 없다면 반드시 피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에 대한 정확한 방사능 조사 자료는 아직 없다. 간혹 언론을 통해 나오는 정보가 있지만 이것으로 일반화를 하는 것은 또다른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다만 후쿠시마 제1원전 항구에서 잡힌 쥐노래미에서는 방사성 세슘137이 무려 740,000배크렐이나 검출되었다는 사실에서 후쿠시마 앞바다의 방사능 오염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수치는 일본정부와 한국정부가 관리하는 방사능 기준치의 7,400배에 이른다.

후쿠시마 항구에서 이토록 엄청난 오염도를 나타낸다는 것은 항구 인근의 방사능 수치도 대단히 높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도쿄전력에서 항구의 어류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망을 쳐서 관리하고 있다지만 이는 어류의 이동은 차단할 수 있어도 방사능 오염수가 흘러나가는 것은 결코 차단할 수 없다. 따라서 후쿠시마 항구 인근에 서식하는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고 보아야 한다.

상황이 이토록 심각하기에 정부에서는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서 잡히는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수산물 중에도 방사능에 오염된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그럼 국내에 수입되는 수산물 중 방사능에 가장 위험한 것은 무엇인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산물 중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류를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 또한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제한된 표본을 임의로 추출하여 실시하기 때문에 절대 기준이 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에게 어느정도 판단 근거는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식약처)가 2011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실시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통해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은 총 132건에 이른다. 이 중 방사능 검출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다른 글에서 밝혔듯이 ‘명태’이다. 총 132건 중 52건이나 되니 명태를 일단 위험군에 넣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빈도가 높다는 것과 가장 위험하다고 것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어느 정도인가도 분명 고려하여야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해 볼 때 유의미한 결과나 발견되었다. 전체 방사능이 검출된 132건 중 세슘137이 10배크렐을 초과하는 경우가 총 7건 있었는데 이 7건 모두 ‘대구’였다.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정부 기준치 100배크렐을 육박하는 98배크렐이었고 다음이 40배크렐이었다. 방사능 검출 빈도에서도 대구는 명태, 고등어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14건을 차지했다. 고등어에서 방사능 검출건은 40건이었다. 그 다음 순서로 돔과 방어가 자리하고 있다.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판단한다면, 일본산 수입수산물 중 방사능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생선은 명태와 고등어이며, 방사능 수치가 가장 높은 생선은 대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방사능의 위험성은 인체에 축적되는 것이기에 같은 양의 생선을 먹었을 때 가장 많이 축적될 위험성이 있는 생선은 명태나 고등어가 아니라 ‘대구’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할 것이다. 세슘 5배크렐에 오염된 명태 10마리를 먹는 것과 50배크렐이 검출된 대구 1마리를 먹는 것은 계산상으론 똑같은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서 제시한 수치는 일본산 수입 수산물 중 정부의 방사능검사 대상이 되었던 수산물에 국한된 것이기에 전체 수산물로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일본산 명태와 고등어, 그리고 대구와 같은 생선은 방사능 위험이 매우 높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수입 수산물이 방사능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니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잡히는 수산물과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장에서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믿을 수 있나?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대해 질문을 한다. 정말 방사능이 위험한지, 또 생선은 먹어도 되는지, 일본 여행을 가도 되는지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눈엔 진지함을 넘어 공포가 서려있다.

시민들이 느끼는 일본발 방사능 공포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바로 먹을거리와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파동에서 먹을거리와 관련된 공포가 얼마나 큰 위력을 갖고 있는지 분명하게 확인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공포를 키우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면서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공포를 키우는 것이 무엇일까? 일부에서는 방사능 오염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해 시민들의 공포를 키운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방사능 괴담’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한때 방사능 괴담을 유포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겠다고 경고까지 한 바 있다. 정말일까? 정말 방사능 공포의 실체는 방사능 괴담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방사능 괴담론을 유포하는 정부관계자들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포의 실체는 무엇인가?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공포를 가장 크게 느끼는 때는 언제일까? 필자의 경험을 떠올려 본다면, 칠흙같이 어두운 밤에 알지 못할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잘 모르는 깊은 숲속 같은 곳에 혼자 떨어져 있을 때 비슷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일상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를 때 또 다른 의미의 공포를 경험한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공포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불확실성이다. 어둠 속이든, 일상에서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할 때 정체불명의 공포감이 우리를 엄습해 온다.

같은 이유로 방사능 위험에 관한 공포도 바로 그 ‘불확실성’에서 비롯된다. 방사능이 위험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방사능 자체가 불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럼 무엇이 공포를 유발하는 불확실함일까? 이 경우는 방사능의 위험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어야 하는데 무엇을 먹어야 안전할지 모르기 때문에 오는 두려움이다. 먹을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공포의 심각성히 훨씬 더 크다.

일상에서 피폭되는 방사능의 80% 이상이 먹을 것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고 하니 먹는 과정이 공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가 늘 먹어왔던 생선을 먹어도 되는지, 야채는 또 어떤지, 농산물과 수산물 가공품은 방사능으로부터 자유로운지 잘 모른다. 그런데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을 잘못 먹으면 암에 걸리거나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두려울 수밖에 없다. 세상의 먹을거리의 절반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다고 해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면 우리는 방사능에 안전한 것을 찾아먹을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이 두려움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 실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그 실체를 모르기 때문에 마치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식품이 나를 죽일수도 있는 방사능 물질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국민들이 느끼는 이 두려움을 없애야 할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부에서도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없애기 위해 일본에서 들어오는 수산물을 포함한 식품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등 나름 자기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포는 줄어들지 않는다. 왜일까? 아마 국민들이 보기에 정부의 방사능 검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고 또 문제를 해결할 해법도 들어있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검사하는 방사능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또 믿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 정부의 방사능 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해양수산부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그중 일본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담당하는 기관은 식약처이다. 식약처에서는 매일 일본산 수산물을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서 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식약처 홈페이지 내에 있는 일본원전식의약 정보방에 공개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1년 3월 19일부터 2013년 10월1일까지 방사능이 검출된 경우는 수산물에서 132건이었고 청주와 혼합제제 등 수산물 외 일본산 수입식품에서도 방사능이 17회 검출되었다. 이들 중 다수는 10배크렐 이하였지만 일부 생선에서는 세슘이 98배크렐이 나왔고 식품첨가물에서서 41.9배크렐의 세슘이 검출되었다. 그런데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이들 모두 기준치 이하이다. 식약처의 조사결과만 본다면 일본산 수입식품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과 환경단체에서 정부의 방사능 관리에 대해 불신을 드러내는 가장 큰 이유를 살펴보면 크게 3가지이다. 그 첫째는 방사능 관리 기준이다. 현재 정부에서 측정하고 있는 방사능은 세슘과 요오드인데 세슘은 그동안 기준이 370배크렐이었는데 국민들의 불안이 심해지자 2013년 9월 6일자로 100배크렐로 강화했다. 그리고 요오드는 300배크렐이다. 정부에서는 이 기준보다 낮으면 안전하다고 말하는데 의학 전문가들은 이 기준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100배크렐은 위험하고 수입 수산물에서 검출된 98배크렐은 안전하다는 기준은 도대체 어떤 과학기준에서 설정되었을까? 결국 세슘의 기준치가 370이든, 100이든 이는 안전기준치가 아니라 단순한 관리기준치일 뿐인 것이다. 방사능은 아주 작은 피폭으로도 위험할 수 있으며, 누적될수록 암발생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100배크렐 이하라고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기준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이들은 주장한다.

두 번째는 조사표본과 범위의 문제이다. 식약처에서 검사하는 일본 수산물과 식품에 대한 표본은 전체 수입량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각 품목에 대해 수천킬로그램당 10개 정도의 샘플을 채취하여 조사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원하는 전수조사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더 늘리고 싶어도 인력과 장비가 제한되어 있어 불가능하다. 식약처가 보유하고 있는 검사장비는 18대에 불과하다. 그래도 식약처는 국산수산물을 조사하는 해양수산부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다. 해수부가 보유하는 검사장비는 부산과 인천에 각각 한 대씩 달랑 2대뿐이란다. 또다른 맹점은 정부에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방사능 종류는 세슘과 요오드 2가지 뿐이다. 요오드는 반감기가 8일밖에 안되니 검출 빈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방사능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세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핵발전소 폭발로 나오는 방사능물질이 200여종에 이르는데 가장 위험한 플루토늄이나 스트론튬 같은 방사능 물질은 아예 검사조차 받지 않는 셈이다.

세 번째는 일본산 이외의 식품에 대한 것인데, 이는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한다. 어쨌든 위의 2가지 경우를 보더라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와 규제는 국민들의 염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래서 불안한 국민들은 일본산 수산물 전체에 대한 수입중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국민들의 방사능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본산 수입식품 전체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든, 아니면 일본산 식품 전체에 대한 수입을 중단하든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방사능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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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명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생선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여라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단언컨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은 명태일 것이다.

명태는 내게 있어서도 가장 친숙한 생선이요,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반찬거리였다. 어렸을 때 내가 살던 동네는 동해안에서 10리정도 떨어져 있는 강원도 삼척의 조그만 산간마을이었다. 당시만해도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했고 화폐를 이용해 물건을 사기보다 물물교환이 성했던 시기라 우리 마을엔 늘 명태를 이고 물건을 팔러 오시는 아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싱싱한 명태를 무겁게 이고 와서 쌀이나 고추, 마늘 등 다른 먹을거리로 바꾸어 갔다. 그러다보니 우리집 밥상에는 집에서 직접 기르거나 야생에서 잡은 먹을거리 외엔 명태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맛있는 반찬이었다. 어디 반찬만이던가? 명태를 사서 좋은 놈을 골라 내장을 빼어내고 잘 말려 설날 차례상이나 조상님의 제사상에 명태포를 올리곤 했다. 그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와 형님이 제사를 대구로 모시고 갔음에도 우리집 제사나 차례상엔 늘 명태포가 빠지지 않는다.

명태의 쓰임새는 참 많다. 강원도를 여행하다 보면 겨울풍경 중 장관인 것은 황태덕장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태를 대관령의 강한 추위와 바람에 얼리고 햇볕에 녹이기를 반복해서 만든 황태는 서울을 비롯해 도시사람들의 별미 황태국이 된다. 황태국보단 못하지만 명태를 말렸다 국을 끓여 내놓는 북어국도 전날 술한잔 얼큰하게 마신 이들에겐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어디 그뿐인가? 얼리지 않은 싱싱한 명태로 끓인 생태찌개는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사람받는 메뉴 중 하나일 것이다. 나도 식당에 가면 가장 많이 주문하는 음식이 생태찌개였다. 그리고 냉동명태를 이용한 동태찌개도 생태찌개의 시원한 맛엔 조금 못미치지만 한끼 식사의 주 메뉴로 전혀 손색이 없다. 그리고 명태의 알과 내장을 이용해 끓인 알탕도 정말 맛있는 음식이며, 입맛이 없을 때 명란젓이나 창란젓 한 숫갈을 밥에 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 이처럼 명태는 한마디로 국민생선으로 자리 잡았다.

명태의 쓰임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명태는 고사를 지낼 때 빠짐없이 등장하여 잡귀를 쫒는 역할까지 한다. 우리 풍습에 중요한 일이나 큰 고민거리가 있을때면 고사를 지내곤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새해 초마다 시산제를 지내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풍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가는 사람들은 풍어와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또한 새로 사무실을 내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그리고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잡귀를 물리쳐달라는 고사를 지낸다. 이럴때마다 꼭 등장하는 것이 명태포이다. 온몸에 실타래를 감고 두 눈을 부릅뜬 명태포가 잡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일까!

이러다보니 명태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명태를 주제로 한 노래까지 생기게 되었다. 바로 그 유명한 강산에와 오현명의 ‘명태’이다. 강산에는 명태란 노래를 통해 명태의 쓰임새를 정말 잘 설명해주고 있고 또한 고마움까지 잘 담아내고 있다.

“명태 음하하하하 예∼피가되고 살이되고 노래되고 시가되고 약이되고 안주되고 내가되고 니가되고 그댄 너무 아름다워요∼ 그댄 너무 부드러워요 그댄 너무 맛있어요∼ 감사합니데이∼....,”

이제 명태는 단순한 생선이 아니라 우리 문학의 일부가 되었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에게 사랑받던 명태가 이제 우리 밥상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고 기피대상 1호 생선이 되어가고 있어 정말 가슴 아프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것 같던 명태가 왜 갑자기 이런 신세가 되었을까?

바로 방사능 오염 때문이다. 2011년 3월 11일 거대한 쓰나미가 일본 후쿠시마를 강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던 일본의 핵발전소가 연이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가 일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후쿠시마에서는 끊임없이 방사능에 오염된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들고 이 영향으로 일본은 물론 러시아 근방에서 잡히는 명태까지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는 것이다.

육식을 하지 않는 나는 생선을 매우 좋아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2가지를 꼽으라면 생태찌개와 생선회이다. 생선회는 아무래도 비싸기 때문에 결국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은 생태찌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내가 2013년 초부터 명태로 만든 음식을 일체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명태가 우리가 먹는 식품 중에서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인 2011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 결과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검출된 총 132건의 수산물 중 명태가 52건이다. 방사능이 검출된 전체 수산물 중 무려 40%에 육박하는 단일 품종이 명태인 것이다. 물론 이 통계를 근거로 모든 명태는 위험하다고 판단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결과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전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실태를 확인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일본에서 잡히는 명태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잡은 명태는 과연 안전할까? 안타깝게도 한반도 주변에서는 더 이상 명태가 잡히지 않는다. 일본산을 제외한 명태의 경우 대부분 러시아 수역에서 잡히는데 후쿠시마 주변의 해류 흐름을 고려하면 러시아 수역도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정부의 자료에서는 일본산 수산물 이외의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검사 통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민간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러시아산 냉동명태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사례가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일본산 생태만이 아니라 한동안은 모든 명태를 먹지 않는 것이 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후쿠시마로부터 시작된 재앙은 우리밥상에서 명태만 앗아간 것은 절대 아니다. 모든 바다에서 잡히거나 채취하는 수산물을 의심하게 하고 있고 명태와 함께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성악가 오현명의 가곡 명태도 이젠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쇠주를 마실 때(카아∼∼∼)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짝짝 짖어지고 내 몸도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가 사라지면 우리 문학의 일부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정말 슬픈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꿈을 꾼다.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던 명태가 시를 쓰던 가난한 시인의 안주로, 일상의 삶에 지친 직장인들의 점심 밥상의 생태찌개로 다시 돌아오는 꿈’을 꾼다. 방사능 공포로부터 벗어나 명태가 다시 국민생선으로 되돌아오는 날 나의 밥상도 풍성해 질 것이고, 우리 정서도 그만큼 여유로워질 것이다. 명∼태, 음하하하하!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일본산‘ 수입금지보다 중요한 것


이번 추석 밥상머리 이야깃거리로 국정원 등 정치현안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회자된 주제가 바로 ‘방사능 오염’이었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2년 반이 지났건만 방사능 오염은 줄어들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오염수 누출량이 늘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하수 방사능 오염도가 최근 100배나 증가했고 원전 앞바다의 방사능 오염도 짧은 기간에 수십배나 높아지는 등 완전히 통제불능 상황으로 치닫게 되자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방사능 공포에 벌벌 떨고 있다.

한반도에의 방사능 공포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명태나 고등어 등 수산물에 대한 염려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일본산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수산물을 구입하거나 먹는 것을 꺼리게 되어버렸다. 특히 이러한 방사능 공포는 추석명절 차례상과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과 묘하게 겹치면서 엄청나게 증폭되었다. 그간 차례상에 빠지지 않았던 명태전을 올려야 할지, 추석선물로 사랑받던 굴비세트와 같은 수산물을 선물하는 것이 적절한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제주 근해에서 잡힌 국내산 고등어 선물세트에는 ‘방사능 검사 완료’라는 꼬리표가 별도로 따라붙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결국 일본발 방사능 공포는 대한민국의 추석 풍속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말았다.

방사능 걱정이 지금처럼 확산되기 한참 전에도 이미 방사능이 검출되는 농수산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나는 금년 초부터 명태와 표고버섯에서 방사능이 지속해서 검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리고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에 경고를 하였으나 정부에서는 ‘방사능 괴담’을 유포한다고 이를 처벌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아마 정부는 방사능과 관련된 국민들의 우려가 2008년 겪었던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때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과 관련된 걱정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현실이 되었고 정부에서도 최근 후쿠시마 인근 8개 지역에서 생산된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일본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누출과 이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공포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을 찾아 그것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방사능 오염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니 국민들의 염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쉽지는 않지만 분명 해결 방안이 있다. 먼저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방사능 관련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방사능 오염 위험군에 들어가는 식품들을 구입하지도 먹지도 않는 것이다. 인체의 방사능 피폭량 중 80% 이상이 음식물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먹는 것만 조심하면 방사능 위험의 많은 부분을 줄일 수 있다. 나는 명태와 표고버섯 등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당분간은 일본산 농수산물은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은 분명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역할은 정부에 있다. 정부는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는 모든 지역으로 농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확산하여야 하며,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수입되는 모든 물품, 즉 공산품과 산업에 쓰이는 폐자재까지 엄격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방사능 수치에 대해 숨김없이 공개하고 방사능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 길만이 국민들의 불안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제안한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를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후쿠시마와 같은 최악의 핵발전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한국에도 23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고 후쿠시마와 같은 참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의 핵발전소만 안전할 것이란 생각은 꿈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를 잘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탈핵사회를 실현하는 길만이 방사능 걱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 이 글은 경향신문 <시론>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육식을 하지 않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생태탕이었고 생협주문을 할때 매주 빼놓지 않고 포함시키는 것이 표고버섯이었다. 자연산 송이 다음으로 좋아하는 버섯이 표고버섯이었으니까!(자연산 송이는 너무 비싸서 먹기 어렵다). 그런 내게 또 한번의 선택의 시기가 왔다. 바로 김익중 교수의 ‘탈핵과 에너지전환’ 강의를 듣고 나서이다. 대부분의 명태와 표고버섯이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이 강의를 듣고 나서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이 생협 주문대상에서 명태류와 표고버섯을 삭제한 것이다. 그리고 식당에서 즐겨먹던 생태탕이나 동태찌개도 더 이상 주문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먹던 내가 무엇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은 이번을 제외하면 평생동안 단 한번밖에 없었다. 몇 년 전 구제역 파동이 전국을 휩쓸고 살아있는 소와 돼지 등을 생매장하고 포크레인으로 찍어 죽이는 끔찍한 광경을 텔레비전으로 여과없이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나만이라도 육식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처음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다. 먹는 것을 놓고 세 번째 결심할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사람들은 방사능에 대해 왜곡된 지식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그저 위험한 물질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방사능과 관련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할까 한다. 첫째, 안전한 방사능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방사능 피폭량과 암 발생률은 거의 정비례한다.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말은 의학이나 과학으로 증명되지 않은 허구이다. 기준치는 안전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를 위한 수치일 뿐이다. 소량의 방사능에라도 피폭되면 암을 포함한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오랫동안 지속해서 피폭되면 그만큼 확률은 더 높아진다.

둘째, 여자와 어린이가 더 위험하다. 방사능에 대한 민감도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아이는 성인보다 20배나 민감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2배정도 더 민감하다. 태아의 경우는 훨씬 심각하다. 결국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위험하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귀찮더라도 방사능 오염 물질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셋째, 방사능 피폭의 대부분은 먹을거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방사능 피폭은 외부피폭과 내부피폭으로 나누어진다. 외부피폭은 후쿠시마와 같은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체일부 또는 전부가 방사능에 직접 노출되는 경우이고 내부 피폭은 음식물이나 공기를 통해 체내에 방사능이 흡입되는 경우이다. 외부피폭은 오염현장을 피하면 피폭을 피할 수 있으나 내부피폭의 경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음식물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고 미세한 양으로도 세포나 염색체를 파괴하고 암과 같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내부피폭이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중 특히 위험한 것이 음식물이다. 핵사고가 있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방사능 피폭의 80%이상이 음식물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고 축적되기 때문이다.

넷째, 국내에 들어오는 수산물 안심할 수 없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여파로 일본산 수산물은 거의 대부분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고 러시아산도 위험범위에 들어왔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 중 하나인 명태는 한반도 근해에선 더 이상 잡히지 않는다. 대부분 일본과 러시아산이다. 거의 모두 방사능에 오염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생태든, 동태든, 황태든, 노가리든 구분없이 명태류는 절대 먹지 않는 것이 좋다.(명태를 이용하여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많은 어민들과 황태덕장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다섯째, 일본산이 아닌 국내에서 생산한 경우도 위험한 것이 있다. 김익중 교수의 실험에 의하면 국내산 표고버섯도 대부분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국가 차원에서 정밀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일단은 표고버섯은 위험군으로 분류해야 한다.

따라서 일본산 농수산물과 표고버섯은 식탁에서 추방하여야 한다. 학교 급식이나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물 중 일본산 농수산물과 국내외를 막론하고 표고버섯은 제외시켜야 한다. 일본산 농수산물의 범위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가정이나 학교에서 일일이 방사능 측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전체 농수산물로 규정하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이 있지만, 이 문제만큼은 아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 백배 중요하다. 내가 앞에서 언급한 것은 이미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아이들이 먹는 학교 급식에서 이러한 판단을 반영하여 식자재를 구입하고 식단을 짜서 급식을 하고 있을까? 각 가정의 식탁에서 방사능 위험이 있는 식자재를 추방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대답하기 불편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그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우선 가정에서부터 실천하기를 권한다. 우리 아이들이 하루 한두끼는 집에서 식사를 한다. 그리고 간식도 주로 집에서 먹는다. 가정에서부터 방사능의 위험을 배제시켜야 한다. 명태와 표고버섯 등 이미 확인된 방사능 위험 먹을거리를 제외시키자. 그리고 학부모 네트워크 등을 통해 방사능 관련 정보를 축적하고 교환하여 방사능 위험 식품군을 확인하고 추방하는 활동에 참여하자.

그 다음은 영향력의 범위에 있는 것으로 실천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일부 생협에서는 표고버섯 등을 품목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많은 경우는 변화가 없다. 내가 속해있는 00생협의 경우도 표고버섯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나 또한 큰 문제제기 없이 나만의 실천에 머물고 있다가 최근에야 생협에 표고버섯을 제외시키자고 요청했다. 이제 생협이나 우리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마트 등에 표고버섯이나 명태 공급을 중단하도록 요청할 필요가 있다. 단골음식점에 명태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은 어떨까?

가정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학교이다. 학교에서 제공되는 식자재가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지 사실 우리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학교의 식단을 확인하고 방사능 위험 식단을 추방하는 활동이 내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학교운영위를 적극 활용하면 식단을 조정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급식소위와 학교운영위 활동에 참여하거나 참여하는 분들과 논의하여 방사능 위험 식자재를 배제시키도록 결의하자. 전국단위로 학부모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방사능 위험 먹을거리를 추방하는 활동이 절실하다. 학교급식과 관련해서는 영양사들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일정한 범위에서 영양사들이 식단과 식자재를 조정할 권한이 있을 것이다. 식단을 짤 때 방사능 위험성 여부를 고려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학교 운영위나 학교 당국에 식단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이제 눈을 돌려 정책을 바꾸는데도 관심을 갖자. 방사능 기준치를 강화하고 정확한 데이터 축적하고 공개하도록 정부 등 관련기관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때 유력 대선후보 캠프에서 방사능 기준치를 대폭 강화하자는 논의가 진행된 적이 있다. 그 후보는 시민사회의 요구에 적극 공감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 결과가 달랐다면 방사능 위험이 많이 줄어들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정부에서 기준치를 강화하도록 각자의 영역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또한 정부에서는 방사능 기준치 강화와 더불어 방사능 위험이 있는 먹을거리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하여 그 데이터를 축적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하여야 한다. 부모들과 시민사회에서 그렇게 하도록 적극 나서서 요구하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서도 적극 나서도록 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에너지 전환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모든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방사능의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바로 탈핵과 에너지 전환이다. 또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가 계속 늘어나고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방사능의 위험도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흐름이 지역에서부터 활기를 띄고 있다. 곳곳에 에너지협동조합이 생기고 에너지자립마을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은평지역에도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핵없는 세상,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마을, 에너지 자립을 위한 햇빛발전소와 에너지 절전소를 만드는 일에 함께 참여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이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올여름 대한민국 국민들은 유난히 덥게 보내야 할 듯하다. 기후변화 탓으로 그렇지 않아도 뜨거운 여름이 예상되는데, 원자력발전소 가동중단으로 인한 블랙아웃(전력대란) 우려로 한여름에 냉방장치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원자력발전소 비리와 잦은 사고로 인해 전력생산의 기저를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 23기 중 10기가 가동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전 비품 시험성적서 조작 사건으로 6기의 원전이 부품교체를 위해 가동을 중단해야 했고 소위 핵마피아(원전마피아)의 실태와 그들의 만행이 드러남으로써 국민들을 엄청난 불안과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 관련 비리와 부정은 이번이 절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수만개의 위조부품을 납품하여 원전을 가동하다 적발되어 발전소가 멈추는 일이 발생한 것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때늦게 ‘원전비리와의 전쟁’ 운운하며 지난 10년간 진행된 12만5천건의 시험성적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부산을 떨고 있다. 또한 핵마피아를 뿌리뽑기 위해 한수원과 원전공기업간의 유착관계를 단절하고 원전부품의 수의계약을 취소하며 시험성적 조작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물론 이러한 조치는 꼭 필요하고 매우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에는 알맹이가 빠져있다. 원전 비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어디에 있는지, 원자력을 둘러싼 각종 부정부패의 근본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간과하고 있다.

원전문제의 근본해결은 두가지로 나누어서 접근해야 한다. 첫 번째는 가동중인 원전의 안전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는 이러한 방향이 빠져있다. 정부는 원전의 가동률과 이용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을 높이는데 소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원전의 안전관리를 책임져야할 원자력안전위원회나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인력과 예산의 독립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사고가 발생해도 땜질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고 안전은 늘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번 조치에도 예외는 아니다. 이 부분은 환경운동 진영에서 이미 지적한 부분이니 길게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둘째, 보다 근본의 문제는 에너지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원자력발전이 전력산업의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정부가 원자력위주의 에너지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사양산업으로 치닫고 있는 원자력 산업에 독점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포함하여 각종 특혜를 줌으로써 원자력 산업 진흥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비호를 받는 핵마피아들이 발호를 하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산업은 정부의 과도한 지원과 핵마피아들의 결탁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 있는 기형산업이다. 일찍부터 원자력과 다른 에너지원간의 공정경쟁을 장려하고 세계 흐름에 맞게 원자력 중심이 아니라 재생가능한 에너지로의 정책전환을 정부가 추진했다면 소위 핵마피아는 설 자리를 잃었을 것이고 오늘과 같은 황당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정부에서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원전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나섰으니 정말 당부하고 싶다. 밖으로 드러난 원전비리의 현상만 보지 말고 부정과 비리로밖에 존속할 수 없는 원자력업계의 본질을 살피길 바란다. 그리고 더 이상 정부에서 원자력산업을 비호하지 말고 이 기회에 에너지문제 해결의 근본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핵마피아가 중심이 된 원전비리의 근본대책은 에너지정책의 대전환이다. 후쿠사마 사고로 이미 원전은 존재의미를 잃었다.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원전은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

또한 원전이 전력공급의 안전을 책임져 줄 것이란 망상도 털어버려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로 일본에서 발생한 전력대란에서 이미 확인하지 않았는가? 일본은 지난 여름 50여개의 원전을 모두 중단시키고 일본국민들의 인내와 지혜로 여름을 보내야만 했다. 어디 일본뿐인가? 한국에서도 지난해 잦은 원전사고와 위조부품 납품 비리로 많은 수의 원전이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여름철 전력공급이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졌던 상황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여름을 앞둔 지금 또다시 원자력발전소 때문에 발생한 블랙아웃의 위기에 처해 있다.

전력공급의 안정성은 원자력과 같은 중앙집중식 에너지정책으로 이룰 수 없다. 최대한 지역 분산형 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로 전환하여야 한다. 이제 탈핵과 에너지전환이 대세이다. 정치권에서도 일회성 대응을 하지 말고 이 기회에 에너지정책의 근본 변화를 만드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최승국(내가꿈꾸는나라 교육위원장/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상임이사)

Posted by 최승국

후쿠시마 핵 재앙이 일어난 지 이번 주 토요일이면 1년째 입니다. 어제 한겨레신문에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국정원이 앞장서 한국의 방사능 피폭 가능성을 은폐했다는 기사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아랍에미레이트 원자력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한국의 핵발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종 연구소와 언론의 입을 막았던 것입니다. 국민의 안전이, 아이들의 미래가 위협받는 상황에도 근거없는 확신으로 핵 발전에 집중했던 것입니다.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걸고 협상을 하고 있었던 거지요.


1년 동안, 국제적인 여론은 ‘핵없는 안전한 사회, 탈핵’은 안전한 미래를 위한 전지구적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물론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 독일 등 여러 선진국이 핵발전소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은 지금 어떨까요? 국민들의 알 권리, 귀를 막으면서까지 핵발전소 확충에 혈안입니다. 현재 한국은 국토면적 대비 핵발전ㄴ 설비용용량 세계 1위며, 전력생산량 중 핵발전 비중 세계 4위입니다. 그것도 부족해서 2024년까지 14기의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우리는 핵폐기장 논란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핵문제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누구나 민감해 합니다. 1990년대 초반 인천 옹진군 굴업도 사태로 지역주민들은 풍비박산 났고, 전남 부안군 위도 주민들은 아직도 당시의 반목과 갈등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경주 핵폐기장 입지가 결정되었지만, 여전히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핵발전소 추가 입지로 지정된 강원도 삼척은 주민들의 찬반논란에 갈등과 불신의 골이 깊어만 갑니다.


후쿠시마 핵 재앙, 1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사회도 큰 결단을 해야 합니다. 대형 핵사고를 겪고 난 뒤 외양간을 고치려면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일본 핵피폭 주민들이 당하는 고통과 정부의 외면, 실향과 절망. 그 누가 이들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습니까? 내 아이의, 내 가족의 건강한 삶을 핵발전소와 바꾸려는 이명박 정부가 과연 책임을 질까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핵으로부터 안전한 한국 사회를 선언해야 합니다. 이미 수명을 넘긴 고리 1호기와 사실상 수명연장을 전제로 재가동 추진 중인 월성 1호기를 폐쇄해야 합니다. 부지선정이 예고된 강원도 삼척 문제를 국민 여론을 받아 다시 결정하고,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신고리, 신울진 핵발전소는 건설 포기 결정을 내려야합니다. 부실 지반 위에 건설되는 경주 핵폐기장 건설도 중단해야지요. 노후핵발전소 폐쇄와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는 건강한 삶을 위한 시대의 당위이고 필연입니다.


에너지 확충과 소비 절감을 위한 방안은 다양합니다. 그 첫 번째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하는 방법입니다. 미 오바마 행정부는 ‘그린 뉴딜’을 추진하면서 토목, 건설 노동자들을 전문적인 에너지 전문가인 ‘그린 컬러’로 키웠습니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녹색일자리가 더불어 늘어납니다. 정부는 핵 확산의 무한기대를 접고, 철저한 전력수요 관리를 통해 전력사용량을 감소시키고 투바비용 대비 에너지 소비량 감축 민 CO2 저감 효과가 높은 에너지 효율 부문에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의 대안에너지를 폭넓게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바로 내일입니다. 후쿠시마 핵 재앙 1주년을 맞이해 전 세계 반핵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자리가 서울 시청광장에 마련됩니다. 후쿠시마 어린이와 엄마의 증언, 일본 시가현 도지사의 탈핵 영상 메시지, 한국 45개 탈핵 지자체 선언을 했던 단체장 등이 나서 탈핵사회로의 전환을 약속합니다. 또한 한국, 중국, 일본 작가의 대형 그림과 캐리커쳐와 퍼포먼스, 어린이 참여프로그램도 마련됩니다. 내일 시청광장은 녹색이 그리는 세상, 핵 없는 안전한 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물결로 가득할 것입니다. 


Posted by 최승국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다음달 말로 다가오면서 회의를 앞둔 정부의 안보적·경제적 단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야당과 참여연대 등 40개 정당·시민사회단체는 엊그제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을 발족했다. 대항행동 측은 “지켜야 할 것은 핵이 아니라 우리의 안정”이라며 “현존하는 가장 큰 위협은 (핵테러가 아닌) 수많은 핵무기와 핵발전소의 존재”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09년 프라하 ‘핵 없는 세상’ 연설이 계기가 돼 이듬해 처음 열린 핵안보정상회의는 핵물질이 테러리스트를 비롯한 비국가행위자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안보는 핵군축·핵비확산과 함께 핵위협을 예방하기 위한 세 개의 기둥 가운데 하나다. 국제사회가 공감하는 이러한 이슈를 서울에서 논의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부가 ‘안보 분야 최대 규모의 최고위급 포럼’이라며 거국적으로 홍보하는 이번 회의가 기실 한반도 안보에서는 자기모순적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시작부터 이번 회의를 대북압박 차원에서 활용하려는 의도를 거듭 내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이 회의에 공식 초청하면서 의제와 관련이 없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와 북한의 핵포기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2차 회의 유치를 발표한 2010년 4월 워싱턴 기자회견에서는 북한을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포기 압력을 받을 대상으로 꼽았다. 정부는 ‘대항행동’ 측의 핵군축·핵비확산 우선 논의 주장에 대해 다른 회의에서 다룰 의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먼저 헷갈린 입장을 보인 것은 정부다. 


그렇다고 정부가 회의 유치 이후 2년 동안 한반도 안전을 위협하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한 것도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나오기를 기다렸을 뿐이다. 북한 지도자를 공식 초청해놓고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벌이는 것도 아이러니다. 인류의 핵위협을 살피고 핵물질 유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작 북한 핵위협 해소를 위한 대화 분위기 조성에는 관심을 덜 보이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제사회의 탈원전 흐름에 역류하려는 정부의 원전 비즈니스 사고방식도 문제다. 정부는 부대행사로 열리는 원자력산업계회의를 두고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하는 회의이며 의제는 원전 안전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불과 석 달 전 아예 2016년까지 세계 3대 원자력 수출강국이 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첫 핵안보정상회의 자리에서 원전 세일즈를 벌였다고 밝히고 “앞으로 국익을 위해 조용하게 잘해 나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겉으로는 핵안보를 내세우면서 핵장사를 기대하는 정부의 꼼수 탓에 이번 회의가 되레 남우세나 사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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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장 45명이 한자리에 모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원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는 정부에 원전의 신규건설 중단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촉구하기로 했다.


45개 기초자치단체장은 13일 서울 중구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 선언 및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서울시 노원구가 주관한다. 참석하는 지자체는 서울 15곳, 인천 7곳, 경기 10곳, 충청 4곳, 대전 1곳, 광주 1곳, 전남 2곳, 경북 1곳, 대구 2곳, 울산 2곳으로 45곳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지자체가 정책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 중앙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며 “탈핵은 물론 원전에서 생산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단체장들은 ‘에너지 조례’(가칭) 등을 제정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토대를다지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에너지 협동조합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데 뜻을 모을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가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면 굳이 원전 한 기를 더 짓지 않아도 된다는 에너지정책 변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박진희 동국대 교수(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장)는 세계 각국의 에너지정책 동향과 그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기조발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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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올해 마흔 일곱! 아직 젊다고 자부하지만 세상의 눈으로 보면 솔직히 적은 나이는 결코 아님을 안다. 이미 사회생활을 시작한지도 20년이 훌쩍 넘었고 한 순간도 일손을 놓은 적이 없으니 이만하면 열심히 살았다 싶다. 그런데도 내 이름으로 된 땅 한 평, 집 한 채 없다. 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소리가 누군 얼마짜리 아파트를 샀다거나 부동산이 얼마나 된다는 등의 소리이다. 친구들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친척들을 만나면 나이 먹어 어떻게 하려고 남들이 다하는 집한채 장만도 안하냐고(또는 못하냐고) 야단들이다. 특히 심한 분은 장모님이시다. 가난한 시민운동가에게 아끼던 딸을 시집보내 놓았으니 걱정이 되실만도 하다.


그래도 나는 늘 꿋꿋하게 대꾸한다. 땅은 원래 자연의 것이니 누가 소유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동안 잘 사용하고 떠날 때 돌려주고 가면 그만이다. ‘그럼 집은?’ 내 집이 없어서 이사 때마다 골치가 아프긴 하지만 이사하고 나면 집관리 걱정안하고 살아도 되니 얼마나 편한가! 시민운동가인 내가 하물며 부동산 투기를 할 것도 아니고 그까짓 내 이름으로 된 집이 뭐 필요하다고 난리들인가? 이런 생각으로 세상 물정에 둔한 사람처럼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아오고 있다. 그 덕분에 특별히 욕심내지 않고, 남들에게 당당하게, 또 세상에 큰소리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나도 한때는 내 이름으로 된 땅을 소유한 적이 있었다고 고백하면 모두들 의아해 할 것 같다. 그것도 국가가 진행하는 사업부지 한가운데 노른자위 부위에 소위 말하는 ‘알박기’를 한 셈이니 말이다. 그럼 녹색연합 사무처장을 하던 사람이 정말 부동산 투기라도 했단 말인가? 갑자기 의문이 증폭될지도 모른다. 의문이 더 커지기 전에 ‘우리’ 땅에 얽힌 사연을 살짝 털어놓아 보려 한다.

1999년 5월의 일이니 이미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다. 나는 강원도 태백에 있는 고랭지 채소밭 1,000평을 지역 주민으로부터 사들였다. 그리고 그 땅의 대부분을 다시 2백40여명에게 도로 팔고 나서 공동명의로 등기를 설정하였다. 그러니까 1천평의 땅이 나를 포함해서 2백40여명의 공동 소유가 된 셈이다. 짧은 시간에 땅을 샀다가 도로 팔았으니 돈을 좀 벌었을까?

사실은 이 땅장사는 돈벌이와는 처음부터 관련이 없던 일이다. 그렇게 해서 구입한 땅이 한국 최초의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사례지가 되었으니 말이다. 바로 신태백변전소 건설을 막아내기 위해 녹색연합이 벌인 ‘땅 한평사기 운동’의 결과물이다. 녹색연합은 핵발전소(원전) 추가건설을 막아내기 위한 궁리 끝에 신태백변전소 건설 예정 부지 일부를 매입하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시작했고 토지 소유주인 정범교씨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그 일을 성사시킨 것이다.

그럼 이 땅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녹색연합에서 벌인 내셔널트러스트 운동과 지역 주민들의 송전선로 건설 반대운동 덕분에 울진 원자력발전소에서 태백을 거쳐 서울로 가는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은 2년 가까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송전탑 문제와 함께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커다란 사회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희대의 악법이라고 알려진 전원개발특별법에 의해 우리들의 땅은 한전이 강제로 빼앗아 가버렸다. 결국 그렇게 되어 내 이름으로 된 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후손들에게 영원히 남겨야 할 한국 최초의 내셔널트러스트 지역은 그렇게 해서 사라지고 만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 땅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적셔진다. 10년전 그 땅을 빼앗겼을 때는 이틀 내내 펑펑 울었었다. 나 자신과 주민들은 물론이고 땅을 매입하는데 참여해준 많은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땅은 농부에게 생명의 어머니와 같은 곳이다. 그 소중한 땅을 녹색연합을 믿고 흔쾌하게 맡겼을 때는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범교씨의 결단과 지역주민들의 헌신적인 싸움이 없었다면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아예 시작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린 결국 그 땅을 빼앗기고 말았다. 제도의 한계이든, 우리 힘이 부족했든 가슴 저린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핵발전소와 송전선로 건설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으니 말이다.


최승국(시민운동가/녹색정치포럼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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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일본 원전 사고가 생겼다고 원전 안되겠다고 하는 것은 후퇴하는 것”이라고 밝혀 그의 안중에는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원전정책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그가 원전 사고를 비행기 사고와 비교함으로써 그의 생각이 얼마나 천박한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비행기 사고율이 낮지만 치사율이 높다. 그렇다고 비행기를 타지 말아야겠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비행기 사고와 원전사고를 비교하다니 이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지 묻고 싶다. 물론 비행기 사고는 치사율이 높다. 그렇지만 비행기를 타는 것은 개인이 선택가능한 일이고 만의 하나 사고가 나도 대부분 비행기를 타고 있는 사람에게 국한된다. 다시 말해 비행기의 위험성은 있지만 개인이 그 위험성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행기를 탈 때 보험도 드는 것이다. 또한 비행사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이에 반해 원전사고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스스로 그 위험성을 선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유할 수 없는 치명적 피해를 보게 되며, 피해 규모는 비행기 사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갖는다. 단지 원전 인근에 살았다는 이유로, 더욱이 원전이 들어서기 전부터 오래도록 살아왔던 사람들이 원전 사고가 나면 목숨을 잃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방사능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원전으로부터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죽음의 땅으로 변하는 것을 우리는 후쿠시마를 통해 분명히 확인했고 그 피해는 원전 인근 지역을 넘어 한반도 전역이 될 수밖에 없음도 분명하다. 어디 한반도 뿐이겠는가? 이웃 중국과 일본 등도 피해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게 엄연히 다른데도 억지로 원전사고와 비행기 사고를 비교하는 것은 이 대통령이 얼마나 억지 주장을 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물론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입장이고 보면 원전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필자를 포함한 원전 정책을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그 때문에 단계적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다. 즉 더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를 짓지 말고 현재 가동중인 원전은 애초의 계약수명이 다할 때 까지만 운행하고 수명이 다한 원전을 서서히 폐기해 나가면 2040년까지는 원전없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확대와 에너지 효율개선, 에너지 절약을 해 나간다면 원전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았듯이 원전문제는 국민들의 생명이 달려있는 사안이다. 그리고 어렵지만 대안이 분명히 있는데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한다면 이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더 이상 원전 도박을 중단하고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과 함께 에너지 정책 전환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사고가 심상치 않다. 지난 12일 사고가 발생한지 1주일이 넘었지만 아직 재가동을 못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분명한 진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리 원전 1호기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이미 확인된 것만 10여건에 이르며 이 중 많은 경우 정부와 원전 당국은 사고를 은폐하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더구나 고리 원전은 2005년 수명연장을 검토할 당시 안전에 결정적 하자가 있었음에도 조사 방식을 바꿔서 수명연장을 강행하는 등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원자력 압력용기에 대한 1차 파괴검사에서 ‘수명 연장 부적합’ 판정이 나오자 비파괴검사 등으로 대체해 수명 연장을 허용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는 애초 지난 15일 오후 6시 고리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포기하고 원전 전체 시스템, 즉 원자로와 냉각장치는 물론이고 고장시 운전원들의 대응에 대한 부분까지 정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이번 사고가 단순한 부품 결함 수준을 넘어서는 심각한 경우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고리 원전은 이미 정부당국이 원전의 안전성을 검토할 단계는 한참 지났으며 즉각적인 폐쇄조치에 들어가야 함을 강조한다. 그 이유로 다음의 몇 가지 사고사례를 들어본다.

 

<고리 원전 사고 일지>

•1989. 고리 핵발전소 노동자 방윤동씨 피폭으로 사망

•1994. 과학기술처 안전점검 결과, 1호기 344군데 결함

•1995. 발전소 부지 내 배수로와 폐기물 저장고 부근 자연

방사선량의 최고 1백배 방사선이 누출, 원전 내 15개 지점

세슘과 코발트 등에 오염, 한 달 넘도록 보고하지 않음

•1998. 1호기 핵연료봉 손상(1개 확인)

•1999. 3호s기 제어봉 계통의 심각한 고장으로 발전 중지

•2001. 2호기 핵연료봉 손상(42개 확인)

•3호기, 금속성 파편으로 핵연료봉 손상(1개 확인)

•2010. 신고리 1호기, 원자로 냉각수의 밸브가 자동으로

열리는 사고: 백색비상 발령

 

이 외에도 고리 원전 인근에서 일하던 잠수부가 2차례 기형아를 출산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위 사고일지에서 보여지듯 원전 사고의 일부는 대단히 심각한 상태였음에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오히려 감추기에 급급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노후한 원전을 무리하게 가동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게임을 하지말고 이미 수명이 다한, 그리고 편법으로 수명연장을 강행한 고리 원전 1호기에 대해서 즉각적인 폐기조치에 들어갈 것을 다시금 요청한다.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우려했던 일이 드디어 일어나고야 만 것일까?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한달만에 일본정부는 사고 원전에 대해 국제원전사고 평가등급의 최악의 상황인 7등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피난 구역을 확대하기로 하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자연재해인 쓰나미로 인한 전원공급 중단이 1차 재앙의 원인이지만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서 재앙을 키운 인재인 측면도 크다. 만약 일부 전문가와 환경운동가들의 제안대로 사고 초기에 원자로 자체를 콘크리트로 덮어 밀봉을 했다면 지금과 같이 공기와 바다로 대량의 방사능이 누출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고 등급도 5단계에서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와 원전 관계자들이 이러한 근본적 처방을 피한 것은 원전 폐기에 따른 수십조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에 대한 부담과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과다한 원전 안전신화 때문이었다. 결국 일본 정부와 원전당국은 일본 국민들의 생명을 걸고 위험한 도박을 한 셈이다. 그리고 결국 도박에 패해 막대한 비용손실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방사능 공포로 몰아넣고 말았다. 후쿠시마 일원은 결국 죽음의 땅으로 변해 버렸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원전에 대한 안전불감증은 비단 일본만의 일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만약 한국에서 원전사고가 났다면 어떻게 했을까? 일본보다 현명하게 원전을 폐기하고 사고의 확산을 미리 막을 수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대답은 안타깝게도 천만의 말씀이다. 한국정부와 한수원은 더하면 더했지 결코 일본보다 낳은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 정부와 한수원 관계자들의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안전 불감증은 이미 도를 넘어서 있고, 한국형 원자로에 대한 과도한 안전신화는 이미 하나의 신앙처럼 되어 버렸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원전 사고 이후 한국 원자력이 일본 것보다 100배나 더 안전하다고 한 말에서 잘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과거 한국의 원전에서 길로틴 파단사고와 방사능 누출 사고 등 640여건의 크고 작은 원전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를 즉각 공개하지 않고 은폐해왔던 경험을 통해 본다면 한국에서 만약 원전사고가 난다면 일본보다 더욱 치명적인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문제를 점검하고 감시할 객관적인 기관조차 하나 없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그 책임을 지고 있지만 이곳은 정부와 한수원의 영향하에 있다. 이곳은 원자력의 안전문제를 감시하기보다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이 최근 일본 사고 이후 그들이 보여준 모습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후쿠시마를 통해 우리는 한달동안 안전한 원자력(핵)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았다. 남은 과제는 우리의 판단과 결단의 문제이다. 단 한번의 사고로 자국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핵사회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 물론 한꺼번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한국에 있는 21개의 원전을 모두 중단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능한 것부터 결단하고 샐행에 옮기자. 우선은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신규원전 건설계획부터 백지화해야 한다. 다음은 30년 이상된 노후 원전에 대해서도 가동중단과 폐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현재 가동중인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중립적인 감시 기구를 만드는 등 안전장치를 강화하여 운행하고 일정한 시점이 되었을 때 원자력(핵)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원의 개발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어떤 결정이든 고통과 비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국토를 후손들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처럼 방사능에 오렴된 죽음의 땅을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더 이상 원자력 안전신화를 고집하지 말고 이제 결단을 내리자. 그것이 사고 한달만에 최악의 등급인 레벨7로 격상된 일본 원전사고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어두운 밤인데도 눈에 확 띄었다. “삼척시민 성금모아 원전유치 주모자 후쿠시마 핵 시설 견학 보냅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일본 원전사고를 보면서 핵발전소가 위험하다고 하는데 아직도 한국형 원전은 안전하다며 신규 원전유치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보고 하는 말이다. 그것도 신규원전 후보지 중의 하나인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절규이다.

 

가슴에 확 와 닿았다. 내가 매일 블로그에 기사를 쓰고 삼척 지역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백번 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구호이다. 매일 뉴스를 보고 들으면서도 아직도 원전 안전신화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오죽 답답해 보였으면 동네 사람들이 돈을 거두어 그들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지역으로 견학이라도 보내고 싶을까?

 

원전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핵발전소 폭발로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후쿠시마를 가보고 나서도 여전히 생각이 변하지 않을까? 물론 그들은 후쿠시마로 가지 않을 것이다. 성금이 아니라 웃돈까지 붙여줘도 절대 후쿠시마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을 것이다. 왜? 자기들 목숨 소중한 줄은 다들 아니까!

 

어제 이곳 삼척에서 처음으로 신규원전 유치 철회를 촉구하는 합동미사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날씨가 제법 추웠지만 참석자가 대학로 공원을 가득 메웠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1천개의 초가 모두 동이 났다. 2시간 30분간 진행된 미사와 촛불집회 내내 열기가 뜨거웠다. 참석자들 중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도 제법 있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가 떠올랐다.

 

이날 집회에는 삼척시민들과 함께 멀리 서울과 경주, 울진 등에서도 사람들이 참석했다. 다들 ‘핵없는 사회’를 바라기 때문에 먼 거리와 수고를 따지지 않고 하나의 마음이 되어 주었다. 참석자 중에는 민주당 최고위원인 정동영 국회의원, 민주노동당 대표인 이정희 국회의원, 진보신당 대표인 조승수 국회의원 등도 눈에 띄었다. 보통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와 달리 이날 집회에서는 정당 대표 연설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추운 날씨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촛불을 흔들고 노래도 따라 불렀다. 평소 정치인에 대해 호감이 별로 없는 나였지만 이날만은 이들이 몹시 고맙게 느껴졌다.

 

삼척시민들이 변하고 있다. 아니 국민들이 변하고 있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중학생들이 전시된 사진을 보며 내게 질문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원전요, 그거 절대 안돼요. 꼭 막아주세요.” 이게 2011년 4월 강원도 삼척주민들의 민심이요,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이다.

 

그런데도 몇 몇 정치인들만 원전이 안전하다며, 특히 한국형 원자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또한 모두가 반대하는데도 그들만이 신규 원전을 짓겠다고 야단이다. 이제 그만 정신을 차렸으면 한다. 진실은 결코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추운 날씨에 노인들과 아이들까지 길거리에 나 앉게 만드는 것이 정치가 아니다. 농번기에 농사일을 집어치우고 원전반대 싸움을 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가 아니다. 국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참 정치이다.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말고 이곳 삼척과 울진, 영덕을 포함한 신규 원전 후보지를 당장 해제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을 모색해 보자.


강원 삼척에서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20일이 지났지만 아직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방사능 공포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평소보다 10만배에 이르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고 우유와 채소는 물론 지하수까지 방사능에 오염되어 일본 시민들은 안전한 마실물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방사능 물질은 일본열도는 물론이고 한국을 포함하여 전세계 곳곳에서 검출되고 있다.

 

이제 한국이 방사능의 안전지대라든지, 방사능 검출량이 적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 바람의 방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정부당국의 이야기와는 달리 시베리아 상공을 거쳐 한반도 곳곳에도 이미 방사능이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 원전에서 나오는 공포의 방사능은 점점 농도가 짙어지고 있다. 또한 한국 원전은 일본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주장도 웃음거리에 불과하다.

 

기왕에 발생한 폭발사고도 땅을 치고 통탄할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일이다. 인류는 일본 사고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일본과 가장 가까이 있는 한국은 이번 참사로부터 어떤 점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것인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원전 안전신화의 허구성과 에너지 정책의 대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노후 원전 가동중단, 신규원전 계획 백지화,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 탈피 등 그간 녹색운동 진영에서 숱하게 제기했던 내용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고 말만 요란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또 잊혀질 것이고 우리는 또 다른 대형 사고를 당해야만 그 때 실천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엄청난 대참사로부터 분명한 교훈을 얻고 그 교훈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원전 폭발 참사로부터 제기된 수많은 교훈 중 나는 정부와 시민들이 한가지씩만이라도 우선 실행에 옮기길 제안한다. 한꺼번에 다 하자고 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나씩 해 보다보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그 다음단계로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제일 쉬우면서도 지금 하지 않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것부터 시작하자. 그것이 바로 ‘신규 원전 건설계획 중단’이다. 다른 정책들은 조금 시간을 갖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새로 발전소를 짓기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원전 사고의 위험을 그만큼 증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원전 사고를 보면서도 신규 원전 계획을 밀어붙이는 것은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문제이지만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한다면 남아있는 소들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일본의 참사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어쩌면 하늘이 우리에게 준 소중한 기회, 즉 천재일우의 기회인 셈이다. 이 기회를 결코 헛되이 버리지 말자.

 

정부에서 원전 건설계획을 철회하고 이에 따라 혹 부족할도 모를 에너지는 다른 대안 모색과 더불어 전 국민 모두가 ‘에너지 절약’에 조금씩 더 신경을 쓰는 것이다. 가장 평범하고 어쩌면 진부해 보이지만 에너지 절약과 효율제품 사용이야말로 제 3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효과를 가져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에너지절약 잠재량은 전체 에너지의 30% 수준에 이른다고 한다. 이 정도면 단 한기의 원자력 발전소도 더 짓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지금 강원도 삼척과 경북 울진, 영덕 지역이 신규 원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심각한 지역갈등에 휩싸여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지역 주민들이 불안하긴 해도 정부의 말을 믿고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삼척 등을 방문해서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들어본 결과 대부분 사람들은 정부에서 일방적인 안전성만 홍보한 것에 대해 속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더구나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이어진 원전폭발 사고를 보면서도 쓰나미에 가장 취약한 동해안에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강행하려는 정부당국에 대해 분노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제 더 많은 후회를 하기 전에 신규원전 건설계획부터 중단하고 더 현명한 대안을 논의해 보자.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한국에서 지진이나 쓰나미로 인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보상을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전액 배상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비용은 원전건설비용에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원자력 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지나치게 싸게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지 10여일이 지나고 있다. 전세계인들은 방사능 공포와 더불어 원전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얼마나 되며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이번 사고 피해규모는 최소한 1조엔(한화 14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며 현행법률상 일본 국민들의 호주머니(세금)에서 고스란히 나갈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도쿄전력이 보험을 들어두었긴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지진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는 예외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판단으로는 도쿄전력에서 상당량에 해당하는 부분을 법적 책임이 아닌 도의적 책임으로 부담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경우에도 보험회사의 책임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국에서 사고가 나도 마찬가지이다. 지진이나 쓰나미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그 규모가 얼마나 되든 피해보상은 전력회사나 보험회사가 아닌 국가에서 책임을 지도록 한 면책규정 때문이다. 결국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이익은 전력회사(한국의 경우 한수원)가 챙기고 피해가 발생하면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게 되는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은 이번처럼 자연재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해배상 규모가 현실적인 금액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에서 보듯이 원전사고가 한번 발생하면 그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른다. 그런데 한국정부가 규정하고 있는 원전사고의 보상한도는 원전단지당(분명히 하자. 원전 1기당이 아닌 한 단지당: 우리의 경우 보통 6기가 한단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고작 500억원에 불과하다. 일본 사고에 비추어보면 260분의 1밖에 안되는 액수이다. 결국 원전 자체의 문제로 사고가 나더라도 전력회사 또는 보험회가가 책임지는 부분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피해배상은 납세자들이 낸 세금에서 충당하도록 되어 있다.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의 심각성과 규모가 다른 어떤 사고보다 심각한 핵발전소의 경우 왜 이런 황당한 배상 제도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원자력 발전소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 즉 안전성의 문제에 있다. 원전은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분명히 사고의 가능성이 있고 그 규모가 전력회사나 보험회사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크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회사에 부담하게 되면 아무도 원전 건설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원자력을 장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궁여지책으로 책임의 한도를 정해준 것이다. 그리고 자연재해에 의한 경우는 그마저도 면제해 줌으로써 원전 건설업자의 부담을 대폭 들어준 셈이고 그 결과 국민들의 부담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그럼 다른 나라도 사정이 똑 같을까? 물론 아니다. 자연재해의 경우 배상책임을 예외로 하는 것은 한국과 똑 같지만 원전 운영상의 문제나 인재에 의한 경우는 피해배상 규모가 한국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앞에서 밝혔듯이 한국은 500억원을 상한선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웃 일본의 경우 1,200억엔(약 1조6천억원)을 상한선으로 하고 있고, 영국은 12억유로(약 1조9천억원), 독일은 25억 유로(약 4조원)로 상한선을 두어 그 피해책임을 무겁게 물고 있다.

 

그만큼 한국은 원자력 산업에 대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큰 특혜를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국민들의 부담이 큰 것이다. 만약 사고 대응 비용을 제대로 계상한다면 원자력 발전 단가는 지금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고, 이번 글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수명을 다한 발전소 폐기비용까지 더한다면 그 비용은 지금보다 3배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정부와 원전당국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원전 사고 가능성은 없다고 믿고 싶기 때문에....,

 

하지만 현실은 1백만분의 1이라던 일본 원전의 사고 가능성이 결국 1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한국도 원전 사고에 대응한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야하고 그에 대한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이제 원전의 안전성 뿐만 아니라 숨겨져 있는 원전의 피해배상책임, 핵폐기물 처리 대책과 그 비용까지 꼼꼼하게 따져서 핵에너지가 우리사회에 그래도 이익이 되는지를 따져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최승국(시민운동가/녹색연합 전 사무처장)

 

 

 

 

 


Posted by 최승국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발전소 인근의 방사능 오염은 물론이고 우유와 채소에까지 방사능이 오염되는 등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바로 원전폭발을 막기 위해 엄청나게 퍼부은 물이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바다로 흘러들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동해를 포함한 태평양의 심각한 오염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원전은 일상으로 가동될 경우에도 원자로를 식힌 물인 온배수가 바닷물로 흘러들어가 원전 인근의 바다는 방사능 오염 논란이 있어 왔다. 하지만 이 경우는 방사능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상태라 안전하다는 것이 원전 당국의 일관된 주장이었다.(물론 많은 이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이 원전 주변은 순간적으로 정상치의 6,600배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된 바 있다. 아마 발전소 안은 더 심각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러한 오염물질에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매일 수천톤의 바닷물을 지상과 공중에서 살포해대고 있고 그 물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 것이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바닷물 오염에 대해 아무도 점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태평양은 우리가 먹는 수산물의 많은 부분이 잡히는 곳이다. 때문에 대기중으로 흘러간 방사능만으로도 이미 전세계인들이 즐겨먹는 회를 비롯한 해산물에 대한 걱정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인데 그보다 직접적이고 심각한 방사능량이 바다로 직접 들어가고 있으니 현실은 우려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내가 일하고 있는 녹색연합을 포함한 환경단체들은 핵발전소 문제를 제기하면서 발전소 인근의 해수가 온배수에 의해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그때마다 정부와 원전 당국은 아무 이상없다고 했지만 이번은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끔찍한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기가 막힌 상황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래도 원전은 안전하다고, 한국은 걱정없다고 정부가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정부 당국은 방사능이 바다로 흘러가도 태평양 물이 워낙 방대한 양이니 그깟 오염 물질 정도는 가볍게 정화시켜 줄 것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바닷물 전체의 방사능 농도는 미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질을 물고기나 해조류가 섭취하고 그것을 체내에 축적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먹는다면 인간은 과연 완전히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잘 아시다시피 방사능의 반감기는 세슘이 30년, 플로토늄은 2만4천년에 이른다.

나는 지난해 말부터 구제역 상황을 보면서 육식(고기류)을 먹지 않기로 했다. (육류가 오염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보단 나부터라도 육류섭취를 줄여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니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워낙 해산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물고기까지 끊지를 못했다. 아니 그럴 생각은 지금도 없다. 그런데 이젠 회를 포함해서 해산물을 식단에 올릴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내 의지가 아닌 인간이 만들어 낸 엄청난 재해때문에 말이다.  이 걱정이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일본에서 강진과 쓰나미가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핵발전소 폭발과 방사능 누출에 대한 공포로 일본 열도는 물론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미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었고 체르노빌 핵참사와 같은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 앞에 인간의 기술에 대한 믿음과 원자력의 안전신화는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이번 일본 핵발전소 폭발 사고는 체르노빌 대참사에도 불구하고 핵(원자력) 발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인류사회에 대한 자연의 처참한 응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혹한 상황을 맞고 있다. 결국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담한 상황을 겪고서야 전세계는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독일은 가장 먼저 30년 이상된 핵발전소 전체를 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앞으로 3개월간 모든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이웃 벨기에도 신규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중단하는 것을 선언했으며,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틀째 신규핵발전소 건설 계획에 전혀 변경이 없을 것이라던 중국마저 1주일간의 비싼 학습을 통해 어제(3월 17일) 신규 핵발전소 건설 승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독일이나 벨기에의 경우는 이미 에너지 정책을 원자력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과정에 있고 반핵운동이 활발한 지역이니 신속한 결정이 이해가 가지만 에너지 수요가 가증 빠르게 급증하고 있는 중국이 이렇게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나로서도 뜻밖이다. 과연 중국은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대체할 대안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이번 일본 핵발전소 폭발사고는 상상의 범위를 뛰어넘는 대재앙이며, 인간의 기술로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 믿어왔던 원자력 신화를 산산이 부셔버리는 것이었다. 그 앞에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경제대국이며 곧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마저도 이치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정부는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기 때문에 정책 변화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어 국민들의 의구심과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는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뭐래도 전세계는 1주일 전까지 일본 원전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설계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가장 안전한 내진설계를 바탕으로 숱한 지진에도 버텨왔던 핵발전소가 이번에 한꺼번에 가동이 중단되고 연속해서 폭발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폭발이 있은 후에야 후쿠시마 원전이 낡았기 때문이라는지, 예전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등 변명에 가까운 많은 후문이 나오고 있다.

 

정말 일본에 있는 원전이 허술하게 설계되고 관리가 부실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에서 폭발사고가 나기 전까지 소련당국은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1백만분의 2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절대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 장담했었다. 그러나 그 1백만분의 2가 현실이 되었고 확률은 1백반분의 1백만이 된 것이다.

상황은 일본에서도 똑 같았다. 일본 핵관련자들은 일본에서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1백만분의 1보다 작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그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다시 확률은 1백만분의 1백만이 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의 핵관련자들이 이야기하는 한국 핵(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이 일본보다 높을 수도 있다. 특히 최근에 지어진 것은 상대적으로 더 안전할 것이다. 하지만 그 확률이 1백만분의 0일 수는 없을 것이다. 똑 같이 1백만분의 1의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나라에 있는 핵발전소도 후쿠시마와 같은 참사를 빚을 수 있다고 가정해야 옳다.

 

이제 더 이상 무의미한 안전성 논란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전세계인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 핵발전소 6기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고 발전소에서 4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방사능 낙진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전세계인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더 이상 무슨 증명이 필요할 것인가?

 

나는 지금 당장 우리나라에서 가동중인 모든 핵발전소를 가동 중단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현실성도 없고 연착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 두가지 있다.

 

첫째, 중국이 취한 것과 같이 추가 핵발전소 건설 승인은 반드시 중지되어야 한다. 더욱이 현재 가장 위험성이 큰 삼척, 울진, 영덕 지역을 신규핵발전소 후보지에서 당장 철회하여야 할 것이다. 삼척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은 지질과 해일에 가장 취약한 곳이며, 원전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국내외 연구진의 한결같은 결론이다.

 

둘째, 30년 이상된 노후화된 핵발전소에 대한 수명연장을 중단해야 한다. 독일 정부가 취한 조치를 한국정부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핵발전소는 30년을 수명으로 설계되었다. 그것을 무리하게 40년 또는 60년까지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결국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상황을 예고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미 고리 1호기가 수명 연장된 상황이며, 경주(월성)핵발전소 1호기도 수명연장이 신청되어 있다. 이들의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폐기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이 두가지 조치를 취한 다음 대한민국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여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해 내야 한다.

 

최승국 / 시민운동가

 

 

Posted by 최승국

일본 후쿠시마 핵(원자력)발전소 연쇄 폭발사고로 일본은 물론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그런데 일본과 가장 가까운 한반도는 의외로 차분하다. 초대형 강진과 쓰나미 마저도 일본열도가 막아주었으니, 방사능 피해로부터도 한국은 안전지대가 된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고 또 과거의 경험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만의 하나 방사능이 한반도로 날아올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지 치밀하게 따져보고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정부는 일본에서 진도 9.0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하고 이어지는 쓰나미로 수천명이 목숨을 잃고 수만명이 실종자가 발생하였으며, 핵발전소가 연쇄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지금까지 하고 있는 말은 단 한가지 뿐이다. ‘한반도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강진과 쓰나미는 일본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반도는 무사히 피해갔다. 그러나 그 다행스러움이 언제나 계속 되리라는 보장이 있는 것일까?

 

나는 가뜩이나 어려운데 우리사회의 불안을 조장을 생각은 털끝만금도 없다. 그러나 핵발전소 사고와 방사능 피해는 단 한차례만 있어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늘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일본 핵발전소 사고는 이미 체르노빌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방사능 공포는 전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금까진 바람이 태평양 쪽으로 불어주어 일본 열도 내에서도 그 피해가 많지 않았지만 이틀전부터 바람의 바람이 바뀌어 발전소로부터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도쿄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고 역시 발전소로부터 100킬로미터나 떨어진 이바라키현에서는 방사능 수치가 평소의 100배나 검출되었다.

 

만약 바람의 방향이 한반도쪽으로 분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동해의 10킬로미터 상공에는 늘 강한 제트기류가 형성되어 방사능이 한반도 쪽으로 올 가능성이 적다고 한다. 다행스럽긴 하지만 그 아래는 어떤가? 후쿠시마 핵발전소(나는 한국에서 원자력발전소라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 본다. 다른 모든 나라는 핵발전소를 나타내는 nuclear power plant를 쓰는데 한국만 부정적 이미지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원자력(atomic)이란 용어를 쓰는 것 같다)에서 방사능 누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아니 해를 넘길 수도 있는 문제이다. 원자로가 폭발할 경우는 더 심각하다. 그 긴 세월동안 바람의 방향이 계속 남서풍이 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가? 계절이 바뀌면 바람의 방향도 바뀌게 된다. 따라서 방사능이 한반도로 날아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아니 언젠가 한반도에도 날아온다고 가정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실제 한국 정부는 최악의 핵발전소 사고로 기록된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때도 한반도는 안전하다고 앵무새처럼 말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 지금 정부의 모습과 어쩌면 그리도 똑 같은지 이상할 정도이다. 이에 반해 사고지점으로부터 2천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유럽 전역은 방사능 낙진에 대비해 외출을 자제하고 채소류를 폐기하고 유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유럽 전역은 물론이고 결국 한반도에도 방사능 낙진이 떨어지고 그 때 어린 소녀였던 여성들이 3,40대 접어들어 갑상선 암등이 발생하여 고통받고 있다는 증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금 30대 후반에서 40대 여성들이 갑상선 암 발병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그 일환이라는 믿을만한 증거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애써 이를 부정하고 있다. 체르노빌과 한반도의 거리는 일본과 한반도의 거리보다 더 떨어져 있음에도 말이다.

 

백번 양보해서 한반도에 방사능이 넘어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해도 나는 정부의 태도가 달라야 한다고 본다. 한국에도 수십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고 사고의 위험은 늘 상존해 있다. 이번 기회에 방사능 누출에 대비한 지침을 만들고 대피훈련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어제 동해안에서 민방위 훈련을 실시하면서 쓰나마 대피훈련을 같이 했다고 하는데 주민들이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은 아예 대피훈련을 무시했다고 한다. 이래가지고는 실제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대비를 한 일본도 막상 대재앙 앞에서는 한없이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넋놓고 있다가 당한다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반도는 안전하다고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는 안전하다고 믿지만 만의 하나 있을 경우를 대비해 방사능 누출에 대비한 지침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알리고 대피훈련을 실시’ 하는 것이 정말 국민을 위한 정부의 모습이 아닐까? 정부가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할 필요는 절대 없지만 무지와 안전 불감증으로 전체 국민의 목숨을 거는 경우는 더 더욱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 누군가가 한반도에 방사능 낙진이 떨어질 것이란 인터넷 글을 올려서 혼란이 일었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유언비어를 조장하지 말라고 언론을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급기야 경찰을 동원하여 최초 글을 올린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고 한다. 나 또한 불필요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짚어보면 어떨까? 일본 정부도 정확한 방사능 수치를 내놓지 않고(못하고) 있고 한국 정부도 아무런 문제도 없는 듯이 지나가고 있다. 심지어 이 상황에서 대통령 내외는 일상활동으로 아랍권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정부와 정책 당국이 전혀 긴장감도 없고 대책도 없는 속에서 불안한 국민들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수도 있다.

지금 시기 정부에서 방사능 낙진에 대한 유언비어를 단속하는 것보다 더 급한 것은 제대로된 정보를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 아닐까? 내가 보기엔 '방사능 낙진이 한국에 올 수 있다는 말보다 한국은 아무 문제가 없을테니 안심해도 좋다는 것이 더 큰 유언비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지 엿새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핵발전소 폭발의 위기와 공포는 사라지기는커녕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 정부에서도 차분하게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를 위험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기 바란다. 국민들도 침착성을 잃지 말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정부와 전문가들이 내놓을 위기 대처 방안을 숙지하고 필요하다면 대응 훈련에 임해야 할 것이다.


최승국(시민운동가/에너지운동가)

 

 

 


Posted by 최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