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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민운동에서 잔뼈가 굵은 10명의 전현직 시민사회 대표자들이 지난 6월 15일부터 한달간 독일,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미국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각국의 유권자운동과 정당활동을 둘러보고 한국의 새로운 운동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부터 20여차례에 거쳐 ‘좌충우돌 新신사유람단의 한달간의 연수기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新신사유람단을 떠나기까지

 

‘한국에서 20년간 시민운동가로 활동해 왔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지금과 같은 시민운동으로 역사를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정치의 역행을 보면서 정치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더 이상의 사회 진보는 없다는 분명한 생각이 든다. 지난 운동의 경험과 한계를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의 시민운동과 정치운동, 나아가 정당의 활동들을 둘러보면서 한국의 시민운동과 정치의 변화방향에 대한 영감을 얻고자 신신사유람단 활동을 떠난다.’

 

        <슈투트가르트 21 반대현장에서 녹색당 위원과 함께/오른쪽은 독일 일정을 도와준 임성희씨>

이런 거창한 고민을 앉고 신신사유람단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우리의 여행은 애초 10명으로 기획되었다. 유람단의 구성원들은 시민운동 진영에서 15-20년정도 일해온 베테랑 활동가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올해 초나 지난해 시민단체의 사무처장이나 대표 임기를 마쳤고 재충전과 향후 활동방향에 대한 새로운 고민들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고민 속에 올해 초 우연한 기회에 공동으로 해외연수를 갖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신신사유람단이란 형식으로 해외 연수를 기획하게 되었다. 나도 비슷한 고민속에서 신신사유람단에 결합하게 되었지만 사실 나 자신의 여행계획은 이보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1990년부터 시작한 녹색연합 활동을 올 해 2월말로 한단계 마무리하면서 나 자신의 재충전과 새로운 활동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두어달 휴식을 취하면서 유럽연수를 다녀올 계획을 세웠었다. 녹색연합에서도 사무처장 임기를 마친 나에게 3개월간의 교육연수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때문에 나의 연수는 3월말이나 4월초에 시작되어야 했다. 하지만 신신사유람단에 결합함으로써 일정과 연수 코스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했다.

  <독일 베를린의 상징 제국 의회>

유람단의 계획은 애초 3월 하순부터 연수를 시작할 생각이었지만 막상 적지 않은 인원이 한달 이상 해외연수를 떠나자니 준비할 것이 만만치 않았고 그 중에서 비용마련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처음에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재정지원을 받는 것을 고려하였지만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B재단에서 고맙게도 일부 재정지원을 받기로 했지만 전체 규모에 비하면 작은 금액일 수밖에 없었다. 재정마련과 연수 일정을 조정하다보니 결국은 해외연수길에 오른 것은 처음계획보다 약 3개월 늦어진 6월 15일이었다.

 

유람단은 총 10명으로 구성되었다. 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나를 포함하여 환경정의 사무처장 출신 오성규, 생태지평의 박진섭 부소장, 녹색교통의 민만기 전 사무처장, 여성환경연대의 이보은 전사무처장 등 환경진영이 절반을 차지했고 여성단체연합의 남윤인순 전대표, YMCA의 이학영 전사무총장, 참여연대 김민영 전사무처장, KYC의 천준호 전대표, 그리고 늦게 합류한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두수 상임이사로 10명을 채웠다. 그러나 막상 6월 15일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사람은 오성규, 민만기, 김민영, 그리고 최승국 등 4명에 불과했다. 처음 기획보다 엄청나게 늘어난 개별 재정부담에 대한 어려움과 개인 사정(가정에 돌보아야 할 중환자 발생) 등으로 6명은 유럽연수를 포기하였고, 이들은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연수만 참여하기로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커피파티의 창립자 에나벨 박과의 만남>

나 자신도 재정에 대한 부담 때문에 몇 번이고 연수 계획 변경을 망설였으나 결국 다시 갖기 어려운 기회라고 생각하고 예정되었던 연수 계획에 참가했다. 사실 이번 연수를 위해 그간 들어오던 적금을 해약해야 했다. 어쨌든 몇 번이고 좌초위기를 맞았던 신신사유람단은 많은 기대를 앉고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 독일의 앞선 정치와 시민운동을 만나다.

 

이번 유람단의 방문지역 중 핵심지역이 독일과 미국이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연수의 목적에 맞게 시민단체와 정당, 그리고 지방자치를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 일정 15일 중 절반을 독일에 할애하였고 독일에서 녹색당, 사민당, 각종 연구기관, BUND를 포함한 시민단체를 가능한 많이 만날 계획이었다. 때문에 연수를 떠나기 전에 가장 많은 준비를 한 곳도 독일에 대한 것이었다. 사민당 씽크탱크인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 폴만 소장과 진양숙 실장의 도움으로 독일 사민당과 에버트 재단과의 만남이 주선되었고 독일에서 유학중인 환경운동가 염광희씨와 임성희씨를 통해 녹색당과 BUND 등의 만남을 추진하였다. 또한 우리에게 무료로 여행 일정의 기획과 현지 방문지 예약을 도맡아 해 준 사회적 기업 ‘브레인파크’에게도 베를린 시청, 생태연구소, 대안 공동체 등 많은 곳의 섭외를 부탁했다.

                                                                       <작센 스위르로 불리는 드레스덴 국립공원에서>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의 방문 일정과 휴가철이 겹쳐 기획하였던 방문기관 중 출발전에 확답을 받은 곳은 에버트 재단과 사민당, 리히텐베르크 시청, 그리고 슈투트가르트 21반대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BUND뿐이었다. 결국 우리는 불확실성을 앉고 유람을 시작한 셈이다. 그만큼 이번 여정은 많은 우여곡절과 변화를 내포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 설레임도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내가 이번 연수기에 ‘좌충우돌’이란 표현을 삽입하게 되었다.


Posted by 최승국